경쟁에서 밀려나 영역싸움으로 교상을 입은 '복길'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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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5-16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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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삶'이 아닌 치열한 '생존'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위기의 동물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신 분들의 구조 사연을 공유합니다.



[구조사연]

손 안 타는 길 친구를 돌본지 5년 정도 된 것 같습니다. 매일 같은 시간에 밥을 먹으러 오는데, 아이가 약한지 밥자리에서 점점 밀리는 것을 느꼈습니다. 숫컷한테 쫓기는 것도 몇 번 보았구요. 밥을 먹으러 왔는데 아이 등이 이상해 보였습니다. 가끔 등에 털이 없이 오길래 그런 줄만 알았는데, 그날은 꼬리 쪽으로 연결된 등 부분에 교상이 보였습니다. 첫날은 깊어 보이지 않아서 항생제 처방만 받아 치료해볼까 하다가 길 친구들 아플 때마다 도움을 요청했었던 병원에 문의하였습니다. 병원에서는 선뜻 통 덫을 대여 가능하니 포획 시도를 제안하셔서 덫을 빌려왔습니다. 밥 주는 시간에 나가 상처를 보니, 전날과 다르게 상처가 너무 커져서 포획을 바로 진행하였습니다. 중성화수술 때 트라우마가 있어서인지 냄새만 한참 맡고 가까이 오지도 않기를 30분쯤 경계심이 강해 안 잡힐 줄 알고 마음을 졸였는데, 배가 너무 고팠던지 습식사료 먹으러 덫 안에 들어가 주어 병원으로 바로 이동하였습니다.



[치료 및 진료과정]

항생제 치료만 하려고 했는데, 상처가 너무 커 포획이 불가피했고, 병원에서도 포획 후 상처를 보시고 생각보다 커서 놀랐다고 하셨습니다.

처음엔 꼬리 쪽의 등의 교상만 보고 입원하였는데, 혹시 몰라 엑스레이도 촬영하였고 염증 검사 등도 진행하였습니다. 개천에서 발견되어서 혹시나 모를 야생동물이나 산책하는 대형견에 물려 뼈나 내상이 있을 것을 염려해서였습니다. 검사 결과 다행히 내상은 없었습니다. 등 쪽에 털이 없는 부분도 보니 그곳도 고름이 약간 차 있을 뿐 이곳은 딱히 상처 처지를 진행하지 않아도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그냥 고름이 흘러나올 수 있게 두셨다고 합니다. 

교상이 심한 꼬리 쪽 등은 빠른 회복을 위해 털을 밀고, 빠른 회복을 위해 습윤밴드를 붙여서 살이 재생될 수 있도록 하였고, 항생제 주사 2주짜리 놓아주셨고, 약 투약도 매일 하신다고 하셨습니다. 봉합 진행을 물어보았는데, 염증 때문에 주변 살이 녹아 봉합은 어렵다고 하셨고, 습윤밴드도 일단 아이가 물어뜯어 낼 수도 있어서 하루만 진행하고 아이가 괜찮다면 2일 정도 진행해보자 하셨습니다.



[앞으로의 진료 및 치료 후 보호 계획]

병원에서는 길게 입원이 불가능하다 하여 5일 입원 치료 진행하였고, 상처가 다 아물 때까지 보호가 필요하다는 병원의 이야기에 퇴원하여 우리 집으로 데리고 와서 2주 동안 임시 보호를 하였습니다. 2주째 임시 보호 날인데 상처 부위가 조금 염려스러워 하루 이틀 더 임시보호 후에 구조장소에 방사할 예정입니다. 

복길이는 낮에는 보이지 않지만 밥을 먹으러 매일 밤 아파트단지에 나타납니다. 중성화수술 후에도 삼 주간 보이지 않다 나타나 꼬박꼬박 밥을 챙겨주었습니다. 이번에는 병원에서 1주, 답답한 집안에서 2주간 임시 보호를 하고 방사가 되는 터라 몇 주간 모습을 안 보일지 몰라 방사가 망설여지긴 합니다. 그러나, 지금 손을 태워 집고양이로 만들기엔 너무 성묘이고 손을 안 타는 데다 스트레스가 심한지 케이지 안을 매일 밤 엉망으로 만들고 있어서, 병원에서도 상처 치료 후 일단 방사를 추천하고 계십니다. 낮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고 방석 아래서 나오지 않습니다. 상처 부위가 털이 밀려있고, 걱정되어서 하루 이틀 정도 더 상태를 본 후 밤늦은 시간, 사람이 없을 때 방사할 예정입니다. 방사 후엔 매일 밥 주는 곳에 나가 (저희 아파트 뒤  산책로 인근) 복길이 상처 부위를 보고 챙겨줄 예정입니다. 혹시나 아이가 밥자리에서 계속 밀리거나 또다시 이런 교상을 입으면 입양을 진행할 생각입니다. 이번에 그래서 2단 케이지도 중고로 구매하였습니다. 누구보다도 복길이를 생각하는 캣맘으로서 방사 후에도 밥자리와 복길이를 책임감 있게 모니터링하겠습니다.



[최근 소식]

-첫번째-

복길이는 집에서 요양한지 3주차(5월10일 밤)가 되어서 방사가 되었습니다! 꽃내음이 그리웠던 것인지 늘 밥 먹으러 오던 밤늦은 시간에  밥자리에서 방사하니 뒤도 안보고 원래 있던 곳으로 뛰어갔습니다.  아직 야생성이 강한 성묘이다보니 아마도 며칠은 밥자리에 오지 않을 걸로 예상되서 걱정이 되지만, 매일 제가 밥자리에 나가 밥을챙겨주기 때문에 언젠간 꼭 나타날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상처 부위는 다 아물었지만 아직 털이 다 자라지 않았기 때문에 좀 더 유심히 복길이의 모습을 관찰할 예정입니다.  복길이가 꽃구경을 조금만 하고 매일 오던 밥시간에 다시 나타나 반갑게 얼굴을 볼수 있는 날이 오늘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카라의 지원으로 밥친구 복길이를 구하는 것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게 도와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너무 감사하고 앞으로 저도 돌봐오던 길친구들 더 잘 돌보도록 하겠습니다. 


-두번째-

어제 복길이가 밥을 먹으러 나타났어요! 복길이가 정말 예상보다 일찍 나타나준 걸 보니 제가 케어해 준 시간이 나쁘지 않았나봐요. 고양이는 나쁜 기억을 오래 한다 그래서 걱정했는데 괜한 걱정이었네요 ㅎㅎ

구조한 보람을 많이 느끼네요. 카라와 동물병원 덕분이에요 ㅠㅠ 너무 감사합니다.  잘 케어하고, 지금은 집에서 키울 상황이 아니지만 복길이를 데려올 수 있도록 노력해보려 합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복길이가 금세 다시 나타나주었네요. 도망가듯 튀어나가던 때와 달리 다소곳하게 앉아 있는 복길이가 참 귀엽습니다. 복길이가 구조자님에 대한 믿음, 고마운 마음이 컸던 것 같아요. 앞으로도 복길이 잘 챙겨주시면서 오랫동안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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