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삶'이 아닌 치열한 '생존'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위기의 동물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신 분들의 구조 사연을 공유합니다.
[구조사연]
다롱이는 5년 전부터 저희 아파트 마당에서 밥 주던 길냥이입니다. 밥 먹으러 오는 시간도 잘 맞추고 혹여나 저를 못 만나면 2시간이고 3시간이고 무작정 기다리는 애라서 혹시라도 못 보면 기다릴까 봐 항상 신경이 쓰이는 아이였습니다. 밥도 잘 먹어서 자기 배가 차야만 자리를 뜰 정도였습니다.그렇게 잘 먹던 애가 4월 초 정도부터 숨을 쉴 때 소리가 나고 하더니 어느 날부터인가, 온갖 맛있는 걸 다 줘도 입도 안 대고 힘없이 앉아만 있다가 가는 것이 일주일 넘게 계속되고, 얼굴 뼈가 다 드러나고 등에 뼈가 드러날 정도로 말라가고 숨 쉴 때 소리가 더 거칠고 커지면서 너무 걱정되어 아이 상태를 동영상으로 찍어서 의사 선생님께 보여드리니 만성 호흡기질환이 심한 거 같다고 하시면서 약을 지어주셔서 츄르에 섞어서 먹이기 시작했습니다.
약을 며칠 먹으니 다시 밥을 조금씩 먹기 시작했는데, 숨소리는 여전히 거칠고, 밥도 잘 안 먹을 때가 많고, 날씨도 아침저녁으로는 여전히 쌀쌀해서 그냥 두면 아이의 생사를 가늠할 수 없을 거 같아서 구조하기로 마음먹고 노랑 통 덫을 아파트 주변에 급식소로 고정하고 아이를 유도하기 시작했습니다.첨엔 통 덫 근처에도 안가더니 하루 이틀 지나고 통 덫 입구 쪽부터 사람 참치캔 조금씩 주니 먹기 시작하여 조금씩 안으로 먹을 것을 넣어서, 결국 일주일 만에 구조를 하게 되었습니다. 안정을 위하여 하룻저녁을 우리 집 방 한 칸에서 보내고, 담날 내과를 잘 본다고 들은 병원으로 갔습니다.
[치료 및 진료과정]
호흡기가 심할 거라고만 생각하고 잘 치료하면 낫겠지 했는데, 병원 검사 시 아이 간 상태가 너무 심각하고 안 좋아서 검사 도중 사망할 수 있다는 연락을 받고 아이가 불쌍 하여 하염없이 울면서, 제발 마취가 잘 깨고 살아나기를 간절히 기도하였습니다. 다행히 아이는 검사를 무사히 마치고 마취에서 깨어났습니다. 검사 결과를 들으러 담당 의사 선생님을 뵈었을 때 선생님께서는 아이가 이 상태에서 살아있는 게 기적이라면서, 호흡기는 둘째 치고 간과 담당이 다 망가져서 제 기능을 상실하고, 간수치를 측정하는 기계에서 측정할 수 있는 측정치가 넘어서 아예 수치가 안 나온다고 하셨습니다. 이대로는 며칠 내에 사망할 수도 있다고 하였습니다.
신장도 초음파상으로 뿌옇게 되어있어서 신장도 안 좋고, 이빨도 부러진 이빨에, 빠진 것도 많다고 했습니다. 치료 도중 빈혈이 오면 수혈을 할 수도 있다고도 했습니다. 너무 참혹한 검사 결과에 너무 마음이 아팠지만... 한 번도 따뜻하고 안정적인 곳에 있어 본 적이 없는 아이이니, 일주일도 좋고 한 달도 좋으니, 아이가 잠시라도 따뜻한 데서 사람들 피해 다니지 않고 편안하게 있을 수 있게 제발 살려만 달라고 의사 선생님께 울면서 간절히 부탁드렸습니다. 아이는 콧줄을 달고 중환자실에 입원하였고, 첫날 검사비와 첫날 입원비로 80만 원 넘게 결재하고, 3일에 한 번씩 결재해달라는 병원 측 부탁에 그리하겠다고 하였습니다. 아이는 입원 다음 날부터 다행히도 간 수치가 조금씩 좋아졌고, 입원 3일째에는 스스로 조금씩 먹는다고 했습니다. 병원비가 너무너무 부담되지만(3일째 입원 치료비 50만 원 넘게 결재), 아이가 살려고 스스로 먹고 병원 치료가 잘 되고 있어서 너무 감사하고, 지금 안심할 수 있는 상태는 아니지만, 잘 치료하고 잘 회복되어 퇴원할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진료 및 치료 후 보호 계획]
만약 치료가 잘 되어서 퇴원하게 되면 임시 보호해줄 곳이 정해져 있어서 다롱이가 더는 길에서 고생하지 않고 안전하고 따뜻하고 편하게 생활할 수 있게 할 것입니다.
[최근 소식]
* 다롱이는 병원을 옮겨 검사하던 중에 별나라로 떠났다고 합니다. 위급한 상태를 넘기고 조금씩이나마 먹기도 하던 다롱이가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갔지만 구조자님의 따뜻한 손길을 기억할겁니다. 다롱이가 고양이 별에서는 아프지 않기를 소망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