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리시와 탈수 증세를 겪고 있었던 '피터'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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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8-06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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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는 구조자분께서 2014년 7월부터 밥을 주고 있던 길냥이였습니다. 
처음에는 다른 고양이를 따라 밥을 먹으러 오던 아이였고, 약간 융통성 없고 우직한 성격이었습니다.
다른 고양이들과 달리 구조자분께서 주는 밥은 깨끗하게 잘 비우고,
먹성도 좋아보여서 제일 건강한 길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2014년 11월, 대장고양이가 나타나 다른 고양이들을 모두 내쫓았지만,
'피터'는 몰래 와서 지금까지 밥을 먹고 가곤 했습니다.

하지만 2015년 1월, '피터'는 갑자기 누런 콧물을 흘리고, 피터의 한쪽 눈이 붓기 시작했습니다.
콧물이 심할 때는 뒷다리를 심하게 절룩거리고, 밥을 먹을 때는 입에서 '서걱서걱' 소리가 났습니다.



(한쪽 눈이 부어 제대로 뜨지 못했던 피터의 모습)

걱정이 되어 스티로폼으로 집을 만들어 매일 아침, 저녁으로 핫팩을 넣어 주었는데,
약 3개월 동안 밥 먹을 때를 제외하곤 집에만 들어가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3월 중순이 넘어 따듯한 봄이 오니 회복이 좀 되고 난 후, 피터를 위한 TNR사업도 알아보고
피터를 입양하는 방법을 알아보기도 했습니다.
피터는 외모가 예쁘지도 않고 애교도 별로 없어서, 혼자 음식을 찾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아
피터의 히스토리를 아는 사람이 맡는 것이 나을 것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이사를 갑자기 하게 되어 더이상 피터에게 규칙적으로 음식을 주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고,
마침 발정기가 온 피터는 스티로폼을 나와 돌아다니곤 했지만, 상태는 여전했습니다.
피터를 더이상 이대로 놔두면 안 되겠다 싶어, 포획틀을 대여하여 피터를 포획하기까지 3주.....
드디어 피터를 포획했고, 구조자분은 정신없이 피터를 병원으로 옮겼습니다.


(중성화 수술 직후의 피터 모습)


(병원에서 각종 검사를 받으려고 대기 중인 피터의 모습)


병원에서 필요한 검사들과 함께 중성화 수술을 우선적으로 진행했습니다.
칼리시 증세도 있었고, 심한 탈수 증세도 있었기 때문에 검사 시간도 오래 걸리고, 치료도 오래 걸릴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유난히 심한 탈수 증세 때문에 꽤 오랜 시간 동안 입원을 할 것이라고 판단했으나,
다행스럽게도 피터는 원체 밥도 잘 먹고 건강했던지라 회복이 매우 빨랐습니다. 

이후 피터가 호전되는 모습을 보면서, 구조자분은 여러 가지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주변에 동물을 키우는 분들도 거의 없고, 동물은 처음 맡게 되는 거라 앞으로의 일이 막막했지만,
11개월 가까이 고양이들에게 밥을 주면서 힘든 겨울과 질병을 극복하는 것을 보고 더이상 입양을 고민하지 않게 되었다고 하셨어요.
그동안의 고충과 구조과정 또한, 구조자분으로 하여금 피터에 대한 생각을 확고하게 해 준 계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구조자분께서는 피터를,
'기적처럼 다가온 인연'이라고 표현하셨습니다.

피터와 구조자분께서 쌓았던 시간만큼, 앞으로도 좋은 인연으로 더욱 돈독한 삶을 이어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좋은 분을 만난 피터 또한, 분명히 행운이라 생각하겠지요? :)


거리에는 도움이 필요하거나 생명이 위태로운 많은 동물들이 살고 있습니다.
모든 동물을 거두어 살릴 수는 없지만, 
주변에서 만나는 위험에 처한 동물을 위해 조금씩 서로 관심을 기울이고 손을 내밀어준다면
많은 동물을 살릴 수 있습니다. 
카라도 함께 하겠습니다.
 
작은 사랑과 실천이 생명을 살리는 기적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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