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이 괴사 중이었던 '원두'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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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3-09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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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13
지난 설 연휴가 시작되자 마자 구조자분을 찾아온 작은 고양이.
아래층으로 내려가려 엘리베이터를 탄 순간 들려온 고양이 울음소리에 놀라 옆을 돌아보니,
엘리베이터 구석에 가만히 앉아있던 고양이 '원두'였습니다.


 고양이가 왜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 왔을까 시기도 하고,
낯선 사람을 보고도 도망가지 않는 것이 신기하기도 해서 몸을 숙여

머리를 몇 번 쓰다듬었더니 이내 구조자분의 겉옷으로 파고들었던 원두.
겨우내 먹은 것이 없는지 갈비뼈가 만져지고 추위에 떠는 원두를 그대로 두고 올 수 없었습니다. 


(구조 당시, 원두의 모습)


그런데 걷는 모습을 보니 조금 걸음걸이가 이상해서, 다음날 병원에 데려가 엑스레이를 찍었습니다.
단순 염증이어서 주사만으로 치료가 가능하다고 그러셨지만 다리를 계속 절어 다른 병원에 데려가보니,
그곳에서 원두는 후천성LCPD(대퇴골두무혈성괴사증)와 유사병을 앓고 있다고 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자고 있는 원두)

오른쪽 뒷다리 고관절은 골절로 인해 생겨난 염증으로 괴사중이었으며,
이대로 두면 원두는 다리를 잃을 것 같아보였습니다.
학생이라 큰 돈을 들여 수술을 시킬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던 구조자분은
카라의 문을 두드려 원두의 사연을 보내오셨습니다. 


(원두 수술 전 엑스레이 사진)

제대로 된 엑스레이를 찍고 난 후, 괴사된 관절을 수술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을 받았습니다.
1차 수술을 끝낸 원두는, 대퇴골두와 대퇴골이 분리되어
2년 이내 반대쪽도 발현할 수 있으므로, 대퇴골두 제거술을과 뼈조각 제거를 받았습니다.

 
(회복 중인 원두)

이후,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원두는 현재 구조자분 집에서 입양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길에서 구조한 아이지만 털 상태도 양호하고 너무 사람을 좋아하여,
입양자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집에서 원두를 거두시기로 가족들과 논의를 끝내신 구조자님.
아마도 구조자님은, 누군가가 다리의 치료비용을 낼 수 없어
유기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하셨다고 합니다.





지치고 다친 생명을 지나치지 않고 구조해주신 구조자분,
감사드립니다.


거리에는 도움이 필요하거나 생명이 위태로운 많은 동물들이 살고 있습니다.
모든 동물을 거두어 살릴 수는 없지만, 
주변에서 만나는 위험에 처한 동물을 위해 조금씩 서로 관심을 기울이고 손을 내밀어준다면
많은 동물을 살릴 수 있습니다. 
카라도 함께 하겠습니다.
 
작은 사랑과 실천이 생명을 살리는 기적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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