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과는 다르게 유달리 매서운 한파가 잦은, 그래서 길에서 사는 동물들의 안위가 걱정되는 겨울이 아직 진행 중입니다. 2018년 새로 시민구조치료지원 사업을 시작하면서, 정말 많은 분들에게 길거리의 동물들이 올 겨울을 나기 너무 어려울 것 같다, 걱정된다 등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추위에 꽁꽁 몸을 숨기고 아픔을 감추고 있을 동물들이 지금도 많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들 중, 추위와 질병을 견디다 못해 사람에게 손을 내밀어 발견된 여섯 마리 동물들의 치료지원 이야기를 공유합니다.
(병원에서 회복 중인 철수)
‘철수’의 구조자분은 평소 길고양이들을 돌보는 일을 주기적으로 하고 계셨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구조자분에게 밥을 먹으러 오던 길고양이 중 한 마리가 갑자기 코피를 흘리는 것을 발견한 구조자분은, 놀라서 이 고양이를 유심히 살피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뒷다리를 절뚝거리기도 하고 바닥에 다리만 닿아도 소리를 지르며 우는 모습에 맘이 아픈 구조자분은, 이 고양이 ‘철수’를 병원으로 이송했고, 다발성골절이라는 진단을 받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교통사고를 당한 것으로 의심되는 철수는, 약한 몸으로도 수술과 치료를 잘 견뎌내며 지금은 구조자분의 집에서 재활치료를 하며 입양처를 찾고 있다고 합니다.
(회복 중인 냥이의 사진)
활발하게 밥을 잘 먹고 다니던 길고양이 ‘냥이’가 어느 날 갑자기 눈에 눈곱이 끼이고 눈물이 나는 것을 발견한 구조자분. ‘냥이’의 안위가 걱정된 구조자분은 냥이를 포획하여 병원으로 바로 데려갔다고 합니다. 양쪽 눈에 눈병이 걸린 상태라 장기적인 치료 관찰이 필요하다는 말에 구조자분은 냥이에게 집 한 구석을 선뜻 내어주시기로 결정하셨답니다. 냥이는 지금 따듯한 집에서 보호와 치료를 받으며 생활하고 있고, 다시 다른 고양이들과 뛰어놀 수 있을 정도의 건강을 되찾으면 살던 곳으로 방사를 하실 예정이라고 합니다.
(회복 중인 징어의 모습)
지역 재개발 공사가 한창인 탓에 담배와 쓰레기가 가득한 길에서 만난 한 고양이, ‘징어’. 징어는 멀리서도 털이 굳고 오물이 엉겨붙은 것이 보일 정도로 아파보이는 고양이였다고 합니다. 징어를 처음 만난 구조자분은 사료를 몇 번 주어봤지만 이내 뱉어버리기 일쑤인 모습을 보며 징어를 안아들었고, 곧바로 병원으로 가셨습니다. 징어는 만성구내염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수준이었고, 교통사고 등으로 추측되는 염증으로 보이는 증상도 있었습니다. 징어가 너무 약해 수술 중에 사망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구조자분이나 징어도 포기하지 않고 수술을 마치고 현재는 회복 중입니다. 징어가 기력을 찾을 때까지 구조자분은 장기 임보를 하실 계획을 세우셨으며, 현재 징어는 이런 구조자분의 따듯한 집 안에서 지내며 입양자를 기다리고 있다고 합니다.
(보호 중인 메롱이의 모습)
구조자분은 ‘메롱이’를 작년 가을 즈음에 처음 만났다고 합니다. 밥을 잘 먹으러 오던 메롱이는 언젠가부터 잘 보이지 않기 시작하더니 급격히 상태가 나빠지는 것이 눈에 보였고, 구조자분은 구내염 치료 약을 타서 먹여도 차도가 없자 메롱이를 병원에 데려가기로 결심하셨다고 합니다. 구내염을 앓고 있던 메롱이는 전발치와 중성화 수술을 함께 진행했으며, 현재는 병원에서 보호 중입니다. 병원 치료가 끝나면 곧바로 임시보호자분의 집으로 옮겨, 회복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임보처에서 회복 중인 거부기)
길고양이를 돌보던 구조자분은, 사람을 피하지도 않고 잘 따르던 성격의 ‘거부기’가 갑자기 돌연 성격이 바뀌고 아파 보인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뒤로 거부기를 유심히 지켜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밥 먹는 것을 고통스러워하는 거부기를 보며, 거부기가 구내염을 앓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 구조자분은, 거부기를 구조하여 병원으로 이송했다고 합니다. 다행스럽게도 거부기는 수술 등을 버텨낼 체력이 남아있는 것으로 보여 바로 전발치 수술을 진행하였고, 며칠 동안 병원에 입원 후 퇴원하였습니다. 거부기는 구내염이 전부 나아질 때까지 구조자분의 집에서 머물 예정이며, 이후 적절한 입양처를 찾을 예정입니다.
(수술 대기 중인 구름이)
'구름이'는 교통사고로 인해 구조자님께 구조된 유기견이었습니다. 갑자기 집 근처에서 강아지의 비명소리가 들려 놀란 마음에 소리가 나는 곳으로 달려가 본 구조자님은, 차에 치여서 엎드려있는 구름이를 발견하고 급하게 병원으로 옮겼다고 합니다. 엑스레이를 찍어본 결과 골반뼈가 부러져있었고, 세 살로 추정되는 구름이는 유기된지 좀 되어보이는 듯 털과 몸 상태가 많이 좋지 않았습니다. 작은 몸이었지만 무사히 수술을 끝낸 구름이는, 보호자분의 집에서 통원치료를 받으며 보호 중입니다.
많이 힘들고 아픈 모습으로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한 동물들을, 선뜻 거둬주시고 마음을 내주신 분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시민구조치료지원의 2018년 총 예산은 100,000,000원으로, 2월 1일 기준 총 2,324,655원이 지원되었습니다.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기획운영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