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카라 동물영화제] 남긴 장면들, 이야기들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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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0-18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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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카라 동물영화제가 지난 9월 27일부터 29일까지 3일간 열렸습니다. 애니멀호딩, 들개가 되어버린 유기견, 육식주의, 멸종동물 등 동물권의 이슈와 쟁점을 다룬 작품들과 고양이 구조자, 기린 동물학자, 생태적 가치를 집중하는 농부와 같이 동물을 위한 삶을 택한 사람들을 조명하는 작품들이 상영되었습니다. 9회차 상영으로 총 14편의 영화를 관객 여러분께 소개했습니다. 전 세계, 아시아 혹은 국내에 처음 공개된 작품 4편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또한 5회의 관객과의 대화에서는 전문가와 관객이 함께 영화 너머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카라 영화제와 함께해주신 분들께 그때의 기억을 떠올릴 수 있도록, 그리고 아쉽게 참여하시지 못한 분들께는 현장의 이야기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둘 수 있도록 제2회 카라 동물영화제가 남긴 장면들과 이야기를 공유합니다.


9/27 제2회 카라 동물영화제는 개막작 <최후의 동물>을 상영하기 전에 개막 프로그램도 진행되었습니다. 국내에서 동물을 위한 활동을 하시는 분들이 제2회 카라 동물영화제를 위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서로의 안부와 활동을 나누는 모습이 반갑고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9/27 제2회 카라 동물영화제 개막프로그램

개막 프로그램에서 <작정하고, 산천어축제>의 김도형 감독님이 이번 상영작 감독들을 대표하여 관객들에게 인사의 말을 전했습니다. 김도형 감독은 영화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힘과 동물 영화제의 의미에 공감하며, 앞으로 카라 동물영화제가 지속되기를 바라는 응원의 말씀을 전해주셨습니다.

카라 영화제를 위해 내한한 국제 야생동물 보호 활동가 아이리스 호는 그동안 많은 영화제에 다녀봤지만, 카라 영화제의 프로그램과 분위기가 가장 인상적이라는 소감과 함께 개막식 현장에 모인 관객들이 동물과 환경을 생각하는 그 마음에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한국의 지금 동물들의 상황은 매우 끔찍합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수만 마리의 돼지들이 살처분되었거나 살처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또 얼마 전 애니멀 호더가 운영한 보호소에서 수많은 개를 구조한 소식도 있습니다. ‘지금 여기서 안온하게 영화를 볼 때인가?’라는 의견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동물에 관한 여러 가지 문제들을 단순히 감정적으로만 느끼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기반으로 냉철하게 사유하고 성찰하면서 대안을 찾고, 결국엔 근본적인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도록 실천하는 것까지 다다르고자 합니다. 카라 영화제가 여러분을 실천으로 이끄는 지름길이 되길 바랍니다.”

임순례 동물권행동 카라 대표는 그 어느 때보다도 동물이 고통받는 이 시기에 영화제가 사람들에게 질문하고 답을 찾을 수 있는 장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하며 제2회 카라 동물영화제 개막을 선언했습니다.


9/27 개막작 <최후의 동물들> 관객과의 대화 (아이리스 호, 임순례)

개막작인 케이트 브룩스 감독의 <최후의 동물들>이 상영된 후에는 ‘아이리스 호’ 야생동물보호 활동가와 ‘임순례’ 대표의 관객과의 대화가 이어졌습니다.

“코뿔소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는 동물원에 전시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코뿔소를 다시 야생으로 보내기 위해, 하나의 종도 멸종하지 않기 위함입니다. 야생동물에 관심이 있다고 해도 행동하지 않으면 관심 없는 사람들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말보다도 행동이 중요합니다.”

아이리스 호는 미국 최대 동물보호단체인 'HSI'의 수석 야생동물 캠페이너이자 정책 전문가입니다. 아프리카의 코끼리 밀렵, 코끼리 상아와 상어지느러미 등 불법 거래, 트로피 사냥을 규제하기 위해 전방위로 활동합니다. 아프리카에서 코끼리 밀렵과 불법 야생동물 거래 비밀조사를 진행하여 멸종위기 종 거래를 적발하는 것에 참여하고 지역 파트너, 국제기구 및 정부와 긴밀하게 협력하며 국제적인 입법 활동을 펼친 경험을 바탕으로 현장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었습니다.


개막작 상영 후에는 관객들과 함께 카라 동물영화제의 슬로건인 ‘살아있는 모든 것, 다 행복하라’가 담긴 피켓을 들고, 동물에 관한 관심을 실천으로 이어나가겠다고 약속하는 피켓 이벤트도 진행되었습니다. 


동물에 집중하는 카라 동물영화제! 
둘째 날, 셋째 날에는 또 어떤 이야기와 장면들이 남았을까요?

상영관 밖 카라 동물영화제 메인 부스에는 많은 분이 다녀가셨습니다. 제2회 카라 동물영화제의 스페셜 굿즈에서부터 동물을 착취하지 않고, 일회용 플라스틱도 사용하지 않고 윤리적 소비가 가능한 제품들을 소개했습니다. 


9/28 <개와 고양이를 위한 시간> 관객과의 대화 (임진평, 김성호, 손소영)


손소영 프로그래머는 유기동물을 다루는 기존의 다큐멘터리와는 다르게 <개와 고양이를 위한 시간> 밝은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어서 새롭고, ‘들개’라는 풀기 어려운 문제를 영화로 다룬 작품이 국내 작품이어서 더 의미가 깊다고 전했습니다.

임진평 감독은 동물을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를 보면서 동물의 문제를 집중해서 들여다보기 시작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다른 인권 문제가 조금씩 개선되듯이 동물권 문제도 분명 지금보다 더 나아질 것이라고 말합니다.

김성호 교수는 들개나 유기동물이 개인 활동가의 구조로는 해결될 수 없으며 정부에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9/28 '아이리스 호' 간담회


오후 2시 합정역 앤드스페이스에서는 ‘아이리스 호 간담회’가 진행되었습니다. 야생동물 문제에 관심이 많은 시민들과 활동가들이 그녀의 다양한 활동을 듣기 위해 가득 자리를 메웠습니다.

"불타는 상아를 볼 때마다 코끼리 장례식에 온 기분이었다“

“사람 인식을 바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정부의 정책을 바꾸는 것”이라고 강조한 아이리스 호는 외교적 협력을 구축하는 것도 효과적이라고 말합니다.

▷ 간담회 후기 보러가기: https://ekara.org/activity/wild/read/12122


9/28 <동물을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 관객과의 대화 (황주영, 안백린, 김현지)

황주영 연구자는 영화가 기존의 공장식 축산업을 다루는 방식을 답습하면서도 과학자, 내부고발자, 옛날의 방식을 이어가려는 농부 등 다양한 접근을 시도한 것이 인상적이라고 말합니다.



지금 과도한 육식주의, 그리고 공장식 축산업이 시장의 99%를 차지하는 현실에서 우리는 어떤 고민을 이어가야 할까요?

김현지 카라 정책팀장은 대기업과 축산농가와의 연결고리를 지적했으며, 영화에 등장하는 표현과 같이 농부들이 ‘농노’로 전락한 현실이 참담하다고 말합니다.

안백린 비건활동가/비건 셰프는 비건을 지향하며 살고 있지만, 나의 삶과 나와 연결된 주변의 삶의 모순은 있을 수밖에 없음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관객과 공유했습니다. 이 모순을 회피하지 않고, 직면함으로써 윤리적 고민이 옳고 그름의 문제를 넘어 더 확장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제2회 카라 동물영화제의 공식 이미지는 관객들의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영화제 3일 동안 현장 곳곳에서는 이벤트가 진행되었습니다.

카라 부스에서는 카라의 활동을 소개하며 동물을 위한 하나의 실천으로 카라 후원 약속과 카라의 유튜브 페이지 구독 이벤트가 진행되었습니다. 



카라 동물영화제를 주변에 더 알릴 수 있는 해시태그이벤트에 참여해주시는 분들께는 꽃사미로 비건 쿠키를 선물로 드렸습니다.


9/29 <새를 위하여> 스페셜 토크 (김성호, 전진경, 손소영)


전진경 동물권행동 카라 상임이사는 영화를 통해 애니멀호더를 좀 더 넓게 바라보는 계기를 갖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영화 속 애니멀 호딩을 해결할 수 있는 해외 시스템은 동물 복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성호 한국성서대학교 사회복지학 교수는 <새를 위하여>가 인생 영화였다고 밝혔습니다. 호더에 관한 선입관을 깨는 작품으로 호더, 동물권 활동가, 그리고 호더의 가족들까지 다양한 시각을 다 포함해서 더 울림이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손소영 프로그래머는 미디어의 자극적인 소재로만 사용되던 호더를 인간으로 대하는 관점에 굉장히 좋았으며, 이 사건에 연루된 동물과 인간 모두 동등하게 다룬 점도 인상적이라고 평했습니다.


관객들의 질문들에서 새로운 접근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애니멀 호딩과 공장식 축산이 큰 차이는 없는데 사회는 호딩문제를 더 심각하게 고민하는 것 같다는 관객의 이야기에 전진경 이사는 공감하며, ‘두 가지 모두 동물에게 고통을 주는 것이 맞다. 하지만 공장식 축산의 문제는 더 심각하다. 시스템이 정교하고 거대하다. 그런데도 정부는 공장식 축산은 허용하고 애니멀호딩은 해결해야 할 문제로 인식한다. 모순적이다.’라고 밝히며 공장식 축산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했습니다.

김성호 교수는 국내 상황이 해결하기 막막한 점은 있지만 그래도 지자체, 특히 현장을 다니는 공무원들이 애니멀 호딩을 문제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희망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합니다. 또한, 카라에서 애니멀 호더의 중성화를 지원하고 사례와 대안을 모색하는 활동이 중요하며, 이러한 결과물을 정리해서 사회에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습니다. 전진경 이사는 애니멀 호딩에 대한 법적 조치가 어려운 현재로서는 예방할 수 있는 방안을 널리 알려야 한다고 말합니다. 유기동물이 많은 현실에 지자체의 적절한 조치가 없기에 시민을 애니멀 호더로 몰아넣는 상황도 있기 때문에 유기동물에 관한 정책과 반려동물 중성화 수술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카라의 애니멀 호딩/재개발지역 중성화 사업은 현재도 진행 중에 있으며, 시민에게 이 이슈를 알릴 프로그램을 지속해나갈 예정입니다.)


영화제 3일 차 17:00 상영된 단편 섹션 ‘Short! Strong! animalS!’은 제2회 카라 동물영화제의 예매 인기작이었습니다. 동물권 이슈를 담을 6개 작품이 상영되었으며, 특히 김도형 감독의 <작정하고, 산천어축제>는 카라 영화제를 통해 처음 공개되며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9/29 폐막작 <고양이 구조자들> 관객과의 대화 (유주연, 포도씨, 손소영)

제2회 카라 동물영화제의 폐막작 <고양이 구조자들> 상영 후에도 관객과의 대화가 있었습니다.

손소영 프로그래머의 사회로 진행되고, 포도씨 둔촌냥이 동네고양이 활동가와 유주연 나비야사랑해 대표가 참여하여 국내의 길고양이 돌봄 활동의 현실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영화 <고양이 구조자들>은 뉴욕의 길고양이 문제를 다룬 작품인데 지자체가 아니라 시민이 길고양이를 돌봐야 하는 현실은 우리나라와 뉴욕이 다르지 않아서 더 놀라운 작품입니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길고양이를 돌보는 사람에게 향하는 폭력이 더 많지는 않은지 고민하게 되기도 합니다.

포도씨 활동가는 사람이 없는 재개발지역에서 사람이 있는 지역으로 길고양이들을 조금씩 이동시켜야 하는 상황에서 여러 어려움을 마주했습니다. 공사가 진행되어 위험한 곳이 되었음에도 ‘길고양이 그냥 살던 데서 죽으면 되지 않느냐’라고 말하는 사람을 마주했을 때는 앞이 깜깜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상대를 설득하는 노하우가 생겼다고 합니다. 생명에 포커스를 두고 얘기하며, 되도록 상대와 공감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습니다.

유주연 대표 역시 길고양이 돌봄 활동을 하면서 정말 많은 욕을 들었고, 그럴 때마다 회의감도 들었지만, 길고양이를 왜 돌봐야 하는지, TNR 등으로 관리를 해야 개체 수가 조절되고 더 늘어나지 않는 점을 말하며 합리적인 대화를 가능하도록 노력한다고 전했습니다.


이로써 제2회 카라 동물영화제의 모든 프로그램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영화제가 무사히 치러질 수 있도록 3일 동안 영화제를 든든하게 지켜준 자원활동가를 관객에게 소개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관객은 자원활동가에게, 자원활동가들은 영화제를 찾아주신 관객에게! 서로의 감사함을 나누었던 시간이었는데요. 카라 동물영화제가 내년에도 진행된다면, 이는 마음을 나눠주시던 모든 분들 덕분입니다!


제2회 카라 동물영화제 프로그램 후기를 길게 공유했습니다. 후기 공유는 한 번 더 남았는데요. 다음 후기에서는 카라 동물영화제의 NO 플라스틱 행사를 위한 노력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제2회 카라 동물영화제 스케치 영상도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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