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햇빛을 보게 된 미니피그 데이지 구조 소식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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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3-22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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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햇빛을 보게 된 미니피그 데이지 지하 주차장 구석에서 3년 넘게 숨죽여 지내야 했던 미니피그 ‘데이지’가 드디어 세상 밖으로 나왔습니다.

데이지는 쇼핑몰, 워터파크, 스노우파크, 스포츠클럽이 함께 있는 복합 시설인 고양시 원마운트(ONEMOUNT)에서 살았습니다. 원마운트는 한때 개들을 동원한 개썰매를 운영해 문제가 되었던 곳인데 이뿐 아니라 고객 유치를 위해 건물 앞 잔디광장에 동물들을 데려다 놓고 사람들의 눈요깃감으로 이용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그곳 잔디광장, 사람들의 눈에 제일 잘 띄는 곳에 데이지는 수컷 미니피그 한 마리 그리고 토끼들과 함께 사람들의 호기심 어린 시선을 받으며 전시되었습니다.

암컷이었던 데이지는 새끼 3마리도 낳았지만 수컷과 새끼들은 이후 어디론가 보내지고 데이지 홀로 남게 되었습니다. 데이지가 1살이 된 2019년 9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국내 발생하며 또 한 번의 큰 위기가 데이지에게 닥쳤습니다. ASF와 역학적으로 아무런 관계가 없었지만 전염병 예방 명목으로 살처분 대상이 되어 죽을 위기에 처했던 겁니다. 다행히도 데이지는 평소 연민하여 친근하게 지냈던 분에 의해서 지하 기계실로 옮기는 조건으로 겨우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습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나고도 데이지는 지상으로 올라오지 못하고 햇빛 한줄기 없이 습한 지하 주차장 기계실에서 연명해야 했습니다. 한때는 손님들의 관심을 받는 귀여운 존재였지만 지금 데이지는 그냥 애물단지 천덕꾸러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데이지를 살처분에서 구해낸 분이 매일 데이지의 먹을 것을 챙기고 하수도 시설도 없는 기계실을 청소하며 정성껏 돌봐왔지만, 상황은 나아질 기미가 없었습니다. 설상가상 원마운트 측의 끈질기고 무책임한 퇴거 요구가 이어졌습니다. 결국 달리 갈 곳이 없는 데이지를 구해내기 위해 보살피던 분이 카라로 간절히 도움을 청해 왔습니다.

현장에서 마주한 데이지의 상황은 처참했습니다. 햇볕도 흙도 없이 열악한 지하에서 홀로 오랜 시간을 버텨온 데이지의 온몸은 각질로 뒤덮여 있었습니다. 그동안 데이지와 보살피던 분이 보내온 어둡고 막막한 시간들이 가슴 아프게 다가왔습니다. 당장이라도 데이지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지만 우리나라에서 돼지를 보호하는 일은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 카라에도 더 이상 돼지를 수용할 공간이 없는 상황에서 참 난감하기만 했습니다.




너무 안타까운 상황에 외면할 수 없었던 데이지, 그리고 데이지를 지키기 위해 오랜 시간 애써 온 분을 위해 카라는 그의 새 삶을 열어 줄 보금자리를 찾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오늘 안전한 장소를 찾아 데이지를 구조할 수 있었습니다!

소박하지만 소중한 곳입니다. 이곳에서 데이지는 도구가 아닌 생명으로서의 새 삶을 시작합니다. 데이지가 지하실을 벗어나게 되어, 보드라운 흙의 감촉과 봄에 돋아나는 파릇한 풀내음을 느끼며 살 수 있게 되어 다행입니다. 그동안 허락되지 않았던 따뜻한 봄 햇살이 데이지의 상한 피부에 닿게 되어 다행입니다. 앞으로는 데이지가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미니피그 데이지는 무분별한 살처분의 피해자이면서 영리를 위해 전시 홍보 목적으로 이용된 동물이기도 합니다. 동물의 삶과 복지에 대한 고려 없이 전시하다 쓸모가 없어지자 방치되었던 데이지. 이렇게 마구잡이로 다루어도 괜찮은 생명은 없습니다. 카라는 이용당하고 고통받는 동물들을 위해 지속적인 활동을 전개하겠습니다. 계속해서 많은 분들의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데이지의 소식은 또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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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지의 새 삶을 응원하며, 공장식축산의 감금틀속에서 신음하는 1000만마리의 돼지들을 생각합니다. 데이지가 구조되었듯, 채식의 일상화를 통해 공장식축산의 농장돼지들도 어서 모진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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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박민우 2024-03-05 10:42

데이지 지하에서 돌봐주신 분도 너무너무 고생하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