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성명] 2차. 고양이가 아니라 생매장 방역 실패로 인한 이종간 감염에 주목하라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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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2-31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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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989

고양이는 조류독감(AI) 사태의 피해자이다. 비정상적 축산 환경서 비롯된 위험이 생매장 방역의 무효함을 증명하면서 이종간 감염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조류독감(AI)은 결국 모든 야생동물, 반려동물, 그리고 최종적으로 인간에게 피해를 주게 되며 그 피해는 100% 인간이 초래한 것이다.


포천 고양이 조류독감(AI) 소식의 오보를 바로잡는다.

경기도 포천에서 조류독감(AI)에 감염돼 폐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고양이가 발견됐다. 1231일 오후 12시 현재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의 확인에 따르면, 수컷(10살령) 고양이 1마리와 그의 자손으로 추정되는 고양이 2마리(2살령)가 사체로 발견되어 검사가 의뢰됐으며 지난 1230H5N6 바이러스 감염이 확인됐다. 이후 포획된 3마리의 2살령 고양이들과 이들의 어미 고양이(1230일 포획, 10살령)의 검사물도 현재 검역본부로 보내져 검사중에 있다. 포획된 4마리의 살아있는 고양이들은 경기도 가축위생사업소에서 격리보호중이며, 현재로선 이 고양이들에 대한 살처분 방침이 없음을 카라는 경기도청의 공식 입장으로 확인했다 (1231일 오전 11시 기준 경기도청 확인 사항). 경기도뿐만 아니라 방역을 총괄하는 농림축산식품부 역시 고양이의 살처분은 없음을 분명히 했으며 일부 언론의 고양이 살처분 당부보도는 명백한 오보다.

 

집중 생매장 지역서 이종간 감염으로 돌아온 조류독감(AI)... 살처분이 능사 아니다.

조류독감(AI)에 감염되어 사망한 고양이들이 발견된 포천은 산란계 밀집 사육지역으로서, 이미 2555천 마리의 산란계가 생매장 되어 묻힌 지역이다. 싹쓸이식 생매장으로 현재 단 한 마리의 가금류도 남아있지 않은 지역에서 고양이에게 이종간 감염이 일어났다는 사실은, 2555천 마리가 생매장 살처분 되었어도 질병 방역의 효과를 전혀 거두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당국은 여전히 야생 철새를 탓하며 야생 철새로부터 고양이가 조류독감(AI) 바이러스에 직접 감염되었을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으나 이에 대한 가능성은 매우 낮다.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스위스, 스웨덴 등에서도 우리나라와 거의 같은 시기에 조류독감(AI)이 발생했다. 이들 국가에서 나타난 조류독감(AI) 바이러스는 모두 H5N8 유형으로 방역상 철새에 의한 바이러스 유입을 의심해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이후 각국에서 전개된 상황은 우리나라와 판이하게 다르다.

독일에서는 98회의 조류독감(AI) 발생으로 14만여 마리를 살처분 했고, 프랑스에서는 52회의 발생에 18만여 마리를 살처분 했으며, 스위스와 스웨덴에서는 살처분이 없었고, 네덜란드에서는 총 40회 조류독감(AI) 발생중 농장 발생은 단 1회에 그쳤고 살처분은 21만 마리에 불과했다. 반면 한국에서는 28백만60만 마리를 생매장 했으며 지금도 생매장은 계속되고 있다. 바이러스 유입 추정 원인은 같았으나 이후 방역을 명분으로 한 살처분 마릿수는 우리나라처럼 많지 않았던 것이다.

비슷한 시기 한국과 동일한 H5N6 바이러스가 창궐한 일본의 경우에도 7번의 조류독감(AI) 발생에 살처분은 100만 마리 미만(978천여마리)이었다. 유럽의 경우 네덜란드의 21만 마리 사육 농가 1건을 제외하면 농가 사육 규모 자체가 모두 1만여 마리 미만으로, 농가당 살처분 마릿수가 20~30만 마리 또는 그 이상에 이르는 경우는 일본과 한국이 유일하다 (자료 출처: OIE, Update on highly pathogenic avian influenza in animals (type H5 and H7)).

집중적으로 생매장이 이뤄졌던 지역에서 이종간 감염이 발생했다는 사실은 2555천 마리를 죽이고서도 방역에 실패하여 바이러스를 제거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총체적인 방역 실패가 농장동물들 뿐만 아니라 바이러스 감수성이 있는 모든 야생동물과 반려동물들, 그리고 국민들까지 위험한 상황에 빠뜨릴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때마다 정부는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모든 생명을 생매장 살처분 하는 방식으로 일관할 것인가?


언론의 고양이 마녀사냥은 즉각 중지되어야 한다.

방역 실패로 인한 이종간 감염은 우리나라의 축산 환경에서 이미 예고되어 있었다. 농가당 수십만 마리나 되는 가금류를 공장식으로 밀집사육하기 때문에 전염성 질병이 한번 발생하면 대응 자체가 불가능한 시스템이다. 이처럼 기본 골격이 잘못되어 있는 상태에서는 방역 담당 부처가 효과적인 조류독감(AI) 예방 대책과 실행방안을 마련하고 질병을 조기 차단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더 큰 문제는 여전히 우리나라가, 그것도 소위 전문가 집단에서조차 마치 생매장 살처분을 하면 바이러스를 원천봉쇄 할 수 있는 것처럼 ‘only 살처분만을 외치고 있다는 데 있다. 무효한 생매장 방역의 끝은 대체 어디까지란 말인가? 방역을 위한 살처분이 아니라 생매장을 위한 방역이 되어버린 현장의 상황을 당국은 제대로 직시하기 바란다.

조류독감(AI) 고양이 감염 사례를 두고 고양이도 살처분 운운하는 발언은 방향을 잃은 생매장 방역 맥락에서 나온다. 현재까지 고양이에게서 사람으로 조류독감(AI)이 전염된 사례는 가능성 수준에서 전세계적으로 단 1건에 불과하다. 생매장 살처분이 능사가 아니고 궁극적으로 축산 환경의 근본적인 변화를 도모해야 할 시기에, 일부 언론이 고양이의 살처분을 당부했다는 식의 오보를 내놓고 있는 것은 사람들에게 과학적 근거 없이 공포심을 유발하는 한편 가금류 2860만 마리의 죽음 외에 추가적으로 애먼 동물들의 피해를 촉발할 수 있는 매우 무책임한 행태다.

이번 조류독감(AI) 고양이 감염과 관련하여 농식품부와 경기도에서 공식적으로 고양이 살처분은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밝힌 것은 당연하고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정부는 가금류 아닌 동물의 경우에도 살처분 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놓고 2015년에는 발생 농장 주변의 개 3마리를 살처분 한 전력이 있는 만큼, 치료가 필요한 조류독감(AI) 감염 고양이들을 어떻게 다루는지 잘 지켜볼 일이다.

동물이 건강해야 인간이 건강... 공장식 축산의 근본적 변화를 촉구한다. 

이번 조류독감(AI) 고양이 감염 사례는 동물을 무차별적으로 폐기처분하며 오직 사람만 보호하기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조류독감(AI) 대응에 기계적인 생매장으로 일관해 온 정부는 이종간 감염으로 확대된 방역 실패를 인정하고 공장식 축산이라는 비정상적 축산 환경의 위험부터 짚어보아야 한다. 인간과 동물의 건강은 상호의존적이며 생태계를 통해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살처분 대상 동물을 무한정 늘리기만 하는 무효한 방역 정책의 방향을 전환하고, ‘동물이 건강해야 인간도 건강하다는 대 전제 하에 공장식 축산을 폐기하고 동물복지 축산으로의 근본적 변화를 도모해야 한다. 또한 우리 모두는 목전의 이익과 자본의 논리에만 매달려 탐식을 위해 동물착취를 일상화 해온 행태를 겸허히 반성해야 할 것이다.

한편 지금도 전국에 산재한 불법 식용 개농장들은 도계장의 축산폐기물과 가금류 농장의 폐사체를 개들에게 먹이고 있다. 가금류 수천만 마리를 생매장 살처분하고 이종간 감염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면서도 정착 불법 개농장의 이러한 행태는 전혀 관리하지 않는 이율배반적 행정도 당국의 크나큰 업무 태만으로 지적되어야 할 것이다.

무수히 많은 생명들을 죽이다죽이다 못해 이제는 음식물쓰레기 수거함까지 이용하여 가금류를 생매장하고 있는 모습마저봐야 하는 국민들은 몹시 괴롭다. 전세계의 어떤 나라도 생명을 이런 식으로 많이 죽이고 있지 않다. 제발 더 이상 죽이지 마라. 인간과 동물의 건강은 상호의존적이며 우리는 생태계를 건강하게 유지해야 한다. 동물을 이익 추구의 도구로 삼고 무한 착취하는 것은 결국 인간의 건강과 생태계를 해치게 된다는 엄연한 사실을 직시하고 2017년을 축산 환경의 근본적인 변화가 시작되는 원년으로 삼자.

20161231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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