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이 울릉도 공수의사인 안씨의 면허를 박탈하고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당연히 그렇게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 사안은 수의사 한 개인의 비도덕적인 문제가 아닙니다. 유기견은 수술실습용으로 써도 된다는 인식, 존엄한 죽음은 아니더라도 마지막 안락사조차 허락되지 않은, 어차피 10일 뒤면 죽을 개인데 어떻게 쓰던 무슨 상관이냐는 인식의 밑에는 ‘유기견을 폐견으로’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참담한 시선이 있습니다. 여기에 정부의 구멍난 동물보호관리시스템이 방조하여 일어난 사건입니다. 유기견에 대한 낮은 사회인식과 그것을 뒷받침한 제도의 존재! 이것이 울릉도 사태의 본질입니다. 유기견은 폐견이 아닙니다. 입양을 기다리는 ‘입양견’입니다. 부모잃은 어린이를 사회가 따뜻하게 품어야 하듯이, 오로지 ‘더 큰 사랑’으로 보살펴야 할 생명입니다. 정부는 반려동물산업육성을 외치기 전에 동물보호시스템을 점검∙보강하고, 동물보호법을 강화해야 합니다. |
속속 드러나는 공수의의 거짓말
유기견을 수술 실습용으로 이용해 온 울릉도 유기견보호소 전 소장의 행태를 지적하는 게시글이 올라간 뒤로 그의 만행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카라 1차 게시글 유기견을 수술실습용으로 이용해온 울릉도 유기견보호소 전 소장을 고발합니다!
MBC 보도 1 울릉도 유기견은 마루타? 수의사 무단 수술 의혹 수사
MBC 보도 2 [현장M출동] 울릉도 유기견은 마루타? 수의사 '연습 목적' 반복수술 의혹
“안락사하기 불쌍해서 내가 입양했다” → 수술실습용으로 사용
“필요한 수술이었다” → 진료기록 없고, 2~3개월 내에 4차례 수술
“시끄럽다는 민원 때문에 성대수술 했다” → 40m 떨어진 병원장이 운영하는 식당 외에 주택은 없음
임상실습을 위해 입양된 아이들, 그리고 사라진 아이들
- 2014. 9. 이후 공수의(안00), 공방의(이00) 이름으로 입양된 9마리
- 미입양, 미공고 상태에서 수술당한 아이들
- 보도 후 갑자기 안락사로 기록이 둔갑된 아이들
- 안락사 시켰다고 자백했지만 어디에도 기록이 없는 아이 '땡칠이'
주민제보에 따르면 땡칠이는 “임신한 초코를 수술시키려하자 막았고, 대신 끌려들어가 수술당하다 죽었다.”고 하였습니다. APMS 상 공고도 없는 아이들이 수술 당하다 압수된 개 두마리(덩치, 콕), 7월 5일 최초 보도 이전에는 ‘보호중’이었다 보도 후 급작스럽게 안락사된 아이들(공고번호 2016-00001~2).
울릉도는 숨겨진 임상실습 장소였을까
▲ 울릉군 시보호소 유기견들이 지내던 야외 보관소 (출처: MBC [현장M출동], 링크)
▲ 유기견들의 수술을 위해 털을 밀어낸 흔적 (출처: MBC [현장M출동], 링크)
공수의의 대학 후배인 공방의(공중방역수의사)는 유기 공고에 오르지 않은 개들을 공수의사에게 넘기거나 여러 차례 단독으로 수술을 시행하기도 했습니다(MBC 2차보도).
카라도 비슷한 제보를 여러 차례 받았습니다. “젊은 수의사(공방의)가 혼자 할 때도 있었고, 대학생들이 할 때도 있었다.”(카라 현장조사 시 주민제보), “자신이 병원에 없을 때는 군대 대신 온 의학생이 고양이 수술을 대신 했다.”(7월12일 카라에 전화제보), “(tnr을 위해) 잡은 길고양이의 임신유무도 확인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수술했다. 새끼가 있어도 그냥 드러내버리면서 수술했다.”(7월12일 카라에 전화제보)
경찰이 압수 보호중인 유기견과 카라병원으로 이동된 두 아이가 받은 수술의 종류는 주로 슬개골탈구, 성대, 중성화, 항문낭 등입니다. 슬개골탈구와 중성화는 종종 받는 수술이고 성대수술 같은 경우 대부분의 개들이 잘 받지 않은 수술입니다. 항문낭수술은 항문이 터졌을 때 주로 진행이 되는 수술로 모두 외과적 수술경력을 요하는 수술입니다. 결국 모든 수술은 대형수술로 실습으로 할 수 없는 고도의 전문의가 집도해야 할 수술들입니다. 주로 대동물 ‘소’를 진료해왔던 공수의는 소동물 수술 전문성이 없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수술을 하지 않았어야 합니다. 익명의 한 수의사는 “수술부위가 매우 거칠고, 한마디로 솜씨가 없는 사람이 한 수술이다.”고 하였습니다.
동물실습에 대해 엄격한 제한을 두고 있는 외국의 현실이 또다시 부러울 뿐입니다.
“뮌헨대는 6년의 학습기간 중 임상실습을 2번 하고, 모두 기증받은 사체로 합니다. 동물병원에 4주간 현장실습을 나가는데, 그 때 수술을 참관할 수 있습니다. 의무는 아니지만 본인이 임상수의사로 선택할 경우 인턴과 레지던트를 거쳐 수술 실력을 쌓는 분이 많습니다. 독일의 경우 인터기간이 지나면 인턴시험을 통과해서 레지던트로 올라갑니다. 레지던트도 시험이 있습니다.” (이혜원, 독일 뮌헨대 수의학 박사)
* 윤리적으로 기증된 동물의 사체(자연사, 사고사, 의학적인 이유로 안락사된 동물)
“호주에서는 undergraduate internship(학부 인턴쉽)은 1년이고 5학년 때 나갑니다. 대학병원과 다른 개인병원에서 한 달씩 일하면서 배워요. 이때 실제 동물의 시술 과정을 직접 관찰하고 엄격한 지도와 감독 하에 수술을 보조하거나, 직접 집도를 할 수도 있습니다. 시술되는 동물은 건강한 동물을 실험 대상으로 들여와 죽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실제 임상 증세를 가지고 있는 아픈 동물로, 학생들은 한층 신중한 태도로 수술에 임하게 되며, 대상 동물도 결국 치료의 혜택을 입게 되어 상호 도움을 얻게 됩니다.” (김태연, 호주 시드니수의과 대학 졸업, 호주∙한국∙영국 수의사자격증 소지)
2002년 1월까지 북미 31개 수의과 대학 중 24개의 수의과 대학에서는 학생들의 요청에 따라 16개의 교과과정에 인도적인 대체 실습을 사용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2002년 2월까지 미국의 126개 의과 대학 중 92개(73%)의 의과대학에서는 살아있는 동물을 사용하는 생체실험을 폐지했습니다. 최근에 한국의 서울대에서도 카데바(부패방지 처리한 동물사체)와 ‘더미’라고 부르는 대체실험용품을 많이 사용한다고 합니다.
대한수의사회와 수의학계에서 앞장서서 살아있는 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수의학 임상실습을 폐지하고,
동물복지 관점에서 실험실습에 대한 윤리조항을 강화해주시길 강력히 희망합니다.
아울러 울릉군청과 경찰은 ‘괴담’까지 이른 추가제보의 실체를 정확히 조사하여, ‘아름다운 신비의 섬 울릉도’가 ‘유기견 생체실험의 섬’으로 남지 않도록 강력한 조처를 요청하는 바입니다.
솜방망이 동물보호법만 믿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많은 분들이 “동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왜 수의사가 됐냐?”고 하십니다. 특히 지역의 공수의는 수의사법 제21조에 따라 시·군의 공적인 동물진료 업무를 위촉받은 수의사입니다.
공적 지위를 이용해 질병의 예방이나 치료 목적이 아닌 수술로 동물의 신체에 손상을 입히거나 유기견을 대상으로 실험수술을 한 점, 수술행위에 대한 어떠한 진료기록을 남기지 않은 점, 성대수술 등 과잉진료를 한 점 등은 명백한 동물학대로 동물보호법, 수의사법 등에 따라 처벌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와 같은 죄가 밝혀진다 해도 금고이상의 실형이 선고되지 않는다면 면허취소를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동물보호법 위반 |
수의사법 위반 |
유기견을 수술 실습용으로 이용 |
진료기록의 작성, 보관 하지 않음 필요없는 수술 등의 과잉진료 |
동물보호법 제8조(동물학대의 금지) 제2항 제1호 및 제4호 위반 질병의 예방이나 치료를 목적으로 하지 않은 수술을 하여 동물로 하여금 신체 손상을 입게 한 경우 |
수의사법 제13조(진료부 및 검안부) 위반 진료부나 검안부를 갖추어 두고 진료하거나 검안한 사항을 기록하고 서명해야 한다. → 수의사법 제41조 제2항 제2호에 따라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 |
동물보호법 제24조(동물실험등의 금지) 제1항 위반 유실∙유기 동물(보호조치 중인 동물을 포함한다) 대상으로 하는 실험 → 동물보호법 제46조에 따라 제5항에 따라 50만원 이하의 벌금 |
수의사법 제32조(면허의 취소 및 면허효력의 정지) 제 2항 제6호 위반 → 농림부장관은 1년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면허의 효력을 정지시킬 수 있음 → 동물관련 법의 위반으로 금고이상의 실형을 받은 경우 수의사 면허 취소 |
공수의와 공방의의 면허를 취소할 수 있도록 강력한 처벌을 요청하는 서명에 동참해 주십시오.
울릉군은 동물보호센터에 입소하는 모든 동물에 대해 안전하고 위생적이며 불편함이 없도록 관리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습니다(동물보호법 제19조). 하지만 공수의가 운영하던 보호소는 보호소라 하기도 민망한 수준이었으며, 행정지도도 전혀 없었습니다. 심지어 입양서류도 없이 입양을 보내거나, APMS 등록절차도 밟지 않는 등 유기동물의 위탁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2015년도 유기견보호소 기능의 명목으로 집행된 금액이 84만원이고, 공수의 명목으로 월 140만원 가량의 급료를 받고 있었습니다. 관리 감독의 책임을 맡고 있는 울릉군의 방임이 지적되는 항목입니다.
유기견 보호 울릉군 농업기술센터의 공모 또는 방조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는 의문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울릉군은 업무상 배임의 혐의로 공수의를 형사고발하고, 담당 공무원에 대해서도 유착관계를 철저히 조사해주십시오.
농림축산식품부도 수의사 면허를 관리하고 있는 기관으로서 자체 조사에 착수했다고 하니 한 점 의혹 없는 조사결과를 기대하겠습니다.
지옥에서 나와 입양을 기다리는 아이들
남아 있는 울릉도 유기견들의 안위를 걱정하는 분이 많으신 줄 압니다. 카라가 데리고 온 개들(‘찌리1’, ‘찌리2’)의 안부를 묻는 울릉도 주민 분들도 계셨습니다. 그동안 아이들의 밥을 챙겨주셨다는 한 주민은 “당시 건강이 안 좋아보여서 걱정이었는데 구조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울먹이며 전화를 주셨습니다.
많은 분들의 격려와 응원을 받아, 이미 카라병원으로 이동시킨 두 아이 외에 남아있는 8마리 모두 경찰조사가 끝나면 카라가 구조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1) 철저한 수사와 강력한 처벌, 2) 이제는 꽃길만 걷게 하기(입양). 이 두 가지가 남은 아이들에게 해주어야 할 최소한의 보상입니다. 울릉도 주민, 경찰도 입양에 적극 동참해 주시고 계십니다. 이글을 보시는 모든 분이 한 마음 한뜻으로 움직인다면 우리가 원하는 결과는 꼭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동안 모진 학대를 당해온 개들을 따스한 손길로 품어줄 가족분들을 기다립니다. 여러분의 사랑으로, 입양 또는 임시보호를 통해 이 아이들을 품어주세요.
울릉도 게시글 3편 예고.
울릉도 사태를 들어가면 갈수록 우리 사회에서 유기견의 삶과 유기동물보호시스템이 큰 문제라는 생각이 커졌습니다. 현재 지자체 단위로 운영되는 유기견 보호소의 실태는 어떨까요?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유기견들은 지자체 보호소에서 최후의 열흘을 보낸 뒤 안락사를 당합니다. 대부분의 지자체 보호소는 직영이 아닌 위탁 형태의 운영으로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울릉도 사건의 게시글 3편은 ‘보호소 아닌 보호소, 유기동물보호소와 유기동물의 현주소’로 잡았습니다. 3편 글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강경희 2016-08-08 17:19
고발합니다. 절대로 이런일이 없기를 간절히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