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의 시설 속 '사자 분양', 진위파악 결과

  • 카라
  • |
  • 2019-11-29 16:57
  • |
  • 4239






지난 13일, 동물권행동 카라는 사자를 분양받으러 왔다는 어느 개인의 sns 사진과 글을 제보 받았습니다. 제보된 사진과 영상 속의 사자는 좁은 사육시설에 갇혀 있습니다. 사자를 구매하는 이는 '단 몇명 외에는 아무도 모르는 비밀장소' 라며 해당 장소를 설명했습니다.






진위여부 파악이 필요하여 추가 제보를 받던 중, 최초 sns 글과 사진을 올린 당사자 및 해당 사자 중개인과 연락이 이루어짐에 따라 사실관계를 확인하였습니다.



1. 사자들이 있던 곳은 어디인가?

- 해당 사자들이 있던 곳은 경북 봉화군에 위치한 사육곰 농장이고, 인근 동물원이 폐업하면서 그곳에 있던 사자들이 곰 농장으로 와 머물게 되었습니다. 폐업한 동물원에 대한 정보와 사자들이 곰 농장에서 머물게 된 기간 등은 추가적으로 파악할 계획입니다.


2. '분양'되었다고 하는데 어디로 '분양'된 것인가?

- 사진에 모두 보이지 않지만 총 4마리의 사자가 있었고, 부산에 위치한 동물원이 4마리를 모두 양수하여 2마리는 해당 동물원에, 남은 2마리는 대구에 위치한 수족관에 양도했습니다. 이 사자들은 지난 13일 이동되었다고 하며, 이동 과정에서 문제의 당사자가 마치 개인이 사자를 '분양'받은 것처럼 sns 사진을 올린 것입니다.













3. 왜 '분양'되었는가?

- 곰 농장에서 재정적인 이유로 사자에게 먹이를 제대로 급여하기 어려워지자 해당 곰 농장주가 동물원으로 보내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여 동물원으로 양도한 것이라고 합니다. (곰 농장주가 사자를 양도받는 과정의 경위 및 합법성을 추가적으로 파악할 계획입니다.) 대전에 있는 수족관이 2마리를 부산의 동물원으로부터 양수한 신고증을 사진으로 첨부합니다.


4. 사자의 건강상태는?

- 해당 사자들을 이동하기 위해 수의사가 대동했고, 사자들에 대한 기본적인 검진을 진행했으며 건강상의 심각한 문제는 없다고 합니다. 그러나 곰 농장에서 일정기간 제대로 된 관리 없이 갇혀 있었기 때문에 양수한 동물원과 수족관은 사자들을 심층적으로 검진해야할 것입니다.


5. 법률위반 요소는 없는가?

- CITES 2급과 3급은 환경부 허가를 득하면 상업 목적의 거래가 가능하지만, 포유류와 조류(앵무새 제외)는 개인이 사육해서는 안 됩니다. 따라서 해당 사자는 CITES 부속서 2급에 속하는 동물로 개인 사육이 절대 불가합니다. 결론적으로 이 사자들을 개인분양이 아닌 동물원・ 수족관으로 양도양수신고를 거쳐 이동한 것은 현행법 위반은 아닙니다.




⠀⠀⠀⠀







그러나 간과할 수 없는 사실-

파악한 내용대로 이 사자들은 기존에 있던 동물원이 폐쇄되어 곰 농장으로 넘어 왔습니다. 어떤 이유로 폐쇄된 것인지 확인이 필요하나 무모하게 동물원을 열고 운영하다 경영난 등 여러 이유로 문을 닫는다면, 운영자는 손을 털면 그만이지만 그 안에 전시된 동물들은 어떻게 될지 모르며, 법의 감시가 없는 한 떠돌다 누군가에게 넘겨질 지도 모릅니다. 봉화군 사자들처럼 제대로 된 관리를 받지 못하고 방치될 수도 있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합법/불법 여부를 떠나 전시동물에 대한 인도적인 고려는 아직도 요연한 것일까요? 인간의 이기심으로 인한 전시동물들의 고통. 이제는 근절해야 하지 않을까요?




이제 우리사회는 동물들을 어디선가 들여와 가둬놓는 것에 불편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열악한 환경과 엉망으로 동물을 관리하는 자격 미달 동물원, 그리고 체험중심 동물원이 더 이상 난립하지 않도록 제도 개선이 더욱 필요하며, 사회 구성원 모두가 동물을 오락거리, 돈벌이 수단이 아닌 존엄한 생명으로 받아들이길 희망합니다. 동물권행동 카라 역시 이를 위해 계속 행동하겠습니다.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