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 감옥 수족관의 현실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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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6-03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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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년 사이에 벨루가들이 두 마리나 연이어 사망한 #여수아쿠아플라넷 에는 이제 '루비' 한 마리만이 남았습니다. '루비' 는 좁은 수족관에 홀로 갇혀 한 방향으로만 빙글빙글 돌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습니다.


카라에서 찾아갔던 날은 비가 쏟아지는 평일 오후였지만 여수 아쿠아 플라넷에는 수족관 동물들을 구경하러 온 관람객들로 가득했습니다. 관람객들은 벨루가를 보며 기념사진을 찍고 벨루가가 유리 벽 가까이에 오면 환호했습니다.

벨루가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기 바쁜 관람객들은, 벨루가가 갇혀 있는 수족관이 얼마나 좁고 열악한지에는 관심이 없어 보였습니다. 벨루가는 🌊 바다에서라면 하루에 "수백~수천 킬로미터"에 이르는 장거리 수영을 즐겨하고 "수심 700m" 이상 깊은 심해로 잠수를 하며 살아가는 동물입니다. 아쿠아플라넷 수족관의 수심은 7m 정도에 불과합니다.


벨루가는 인간 이상으로 집단생활을 즐겨하는 매우 사회적인 동물입니다. 수족관에 함께 갇혀 있던 동료들이 모두 폐사하고 홀로 남은 '루비'의 스트레스와 외로움은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일 것입니다. 더욱이 사람들의 환호와 카메라 플래시도 수족관에 갇힌 동물에게는 큰 스트레스입니다.

벨루가는 주로 러시아 해역에 사는 동물로 대한민국 여수, 거제, 제주 등 수족관으로 장거리를 이동하며 팔려오는 동안 그 과정에서만 이미 많은 개체들이 다치거나 사망합니다. 다행히 살아남아 수족관에 전시 되더라도 최장 수명 50년, 평균 수명 30년인 벨루가들은 수족관에서는 10살 내외로 사망하고 있습니다. 좁은 공간, 얕은 수심, 소음, 고독감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 우울증, 면역력 저하 때문입니다. 그렇게 죽어간 개체들이 바로 2020년 사망한 '루이' , 2021년 사망한 '루오' 였습니다. 여수 아쿠아플라넷에는 이제 '루비' 만이 남았습니다.

단순히 관람객들에게 잠깐의 감탄을 선사하고 인증사진 몇 장을 찍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물건처럼 전시된 벨루가 루이, 루오가 죽었고, 루비 역시 얼마나 버텨줄 지 알 수 없습니다.

자연에서 가족들과 자유롭게 살던 벨루가를 강제로 포획해서 감옥과도 같은 독방에 가둬두고 우리가 구경하고자 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사람들이 수족관 앞에서 신기해하며 가족들과 기념사진을 찍는 동안, 정작 관람객들 사진의 배경이 되는 벨루가는 바다에서 함께하던 가족들과 생이별을 하고 좁은 수족관에 갇혀 평균 수명도 살지 못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자라나는 세대에게 전해줘야 하는 것은 살아있는 존재를 강제로 가둬두고 스트레스로 죽어가는 모습을 구경하며 찍는 기념사진 몇 장이 아니라, 생명의 소중함과 공존의 중요성입니다.

고래의 생태 관찰은 대형 스크린이나 3D 입체 영상 등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구현이 가능합니다. 어린이들에게 바다 생태계와 전혀 다른 인위적 공간에서 고통스러워하는 동물을 보여주는 것보다는, 영상을 통해 바다 생태계를 생생하게 구현하여 드넓은 바다를 가로지르는 고래의 모습을 간접 체험해보도록 하는 것이 교육적으로도 훨씬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여수 한화 아쿠아플라넷은 여수 바다 가까이에 지어져 있습니다. 지척에 바다를 두고도 가족들이 있는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는 동물들이 수족관에 있습니다. 마지막 남은 벨루가 '루비' 가 한 방향으로 돌고만 있는 것은 이미 루비의 스트레스도 한계치에 이르렀음을 짐작케 합니다. 여수 아쿠아 플라넷에 남은 마지막 벨루가 '루비' 의 삶도 언제 폐사로 끝날지 모릅니다. 그 전에 빠른 방류 결정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 해양 동물이 살아야 하는 곳은 자연 상태 그대로의 바다입니다. 현재 수족관 고래 방류를 위한 국민청원이 진행 중입니다. 많은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청원 참여 >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598249

🚫 더불어 동물의 고통을 수반하는 동물 전시·체험프로그램에도 불매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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