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 없는 무기징역, 철장 속 사육곰 해방 프로젝트“
2021년 7월
동물권행동 카라 X 곰보금자리프로젝트
2021년 선진국 대한민국과 철장 속 사육곰 398마리의 비극
한국은 전세계에서 중국과 함께 곰 쓸개 채취가 합법인 유일한 국가로서 2021년 3월 기준으로 27개 곰 사육장에서 398마리의 곰이 철장 속에서 신음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오판에 의해 1981년부터 1985년까지 곰 수입과 사육을 장려한 오류를 범한 이후 지금까지 문제를 방치해 왔습니다. 한때 정부에 의해 권장되었던 곰 사육은 한국의 부끄러운 보신문화를 부추겼고 그 추태가 세계적으로 빈축을 사기에 이르렀으며 밀렵과 생태계 파괴로 국내 토종 반달곰은 멸종위기로 내몰렸습니다. 2002년 환경부는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에 나서면서도 사육곰 문제는 덮어두었습니다.
대한뉴스 1557호 야생동물 사육(1985년 9월 6일) "곰 비롯한 야생동물 사육 증가, 곰은 잡식성 동물로 안전관리만 유의하면 병 없이 쉽게 사육 가능-피와 웅담 등은 수입대체효과 얻을 수 있음“
2010년대 들어 웅담 수요가 줄어들고 사육곰 학대문제로 곰 사육 폐지론이 대두되었지만 특단의 대책 없이 곰들은 방치되기 시작했습니다. 시민들과 단체의 대책 마련 요구가 거세지자 환경부는 2014년부터 3년간 55억을 들여 사육곰 중성화 사업을 시행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전시시설이 없는 농장의 사육곰을 ‘재수출용’에서 ‘전시관람용’으로 용도전환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었고, 중성화 의무가 없는 ‘전시관람용’ 사육곰들은 여전히 농장에서 불법 증식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결정적으로 한국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은 10살이 된 웅담채취용 사육곰을 도축해 합법적으로 웅담을 이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농가의 모든 사육곰들이 10살이 넘고 도살되어 소멸되기를 기다립니다. 그 어디에도 엄연히 살아 있는 398마리 곰의 생명과 고통은 고려되지 않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책임져야 할 동물학대의 역사
2020년 여주에서 아기 곰 한 마리가 탈출했습니다. 농수로에 빠져있던 아기 곰은 소방관들에 의해 구조되었지만 갈 곳이 없어 결국 농장으로 돌아가 폐사되고 말았습니다. 2021년 7월 6일에는 안성에서 사육곰 2마리가 탈출해 이중 한 마리는 불과 2시간여 만에 사살되었습니다. 해당 농장은 고질적으로 불법 증식을 자행했으나 처벌은 미미했습니다. 사실상 농장주의 전횡에 정부가 끌려 다니고 있는 실정입니다. 2000년대 들어서 발생한 탈출 사고는 보도된 것만 20여 건. 대부분의 곰들은 잠깐의 자유의 대가로 사살되거나 농장으로 돌아가 결국 도살되어 ‘쓸개’로 거래되었습니다.
현재 살아있지만 철장 속에서 도살만을 기다리는 곰들의 상황은 처참합니다. 좁은 철장 속에서 음식쓰레기로 연명하며 10년 혹은 쓸개의 임자가 나올 때까지 20년 넘는 세월, 죽기까지 평생을 극단적으로 단조로운 환경에서 살아가야 합니다. 정부의 잘못된 정책의 책임, 인간들의 어리석고 수치스러운 보신문화가 야기한 지옥과 같은 고통을 동물들이 겪고 있습니다.
"쓸개즙 100CC에 500만원에 판매, 3개월 후 다시 쓸개즙 채취 불법 행위“
2010년 주사 꽂아 산 채로 반달가슴곰 쓸개즙 채취 '충격'(SBS)
2010년 베트남 하롱베이 곰쓸개 보신관광 추태(연합)
2014년 베트남 보신관광 한국인 126명 검거(연합),
쓸개가 아닌 곰으로서의 존엄한 삶을 지지하기 위해
한국 정부의 사육곰 정책은 게으르고 비겁합니다. 그 시작은 어리석었고 그 끝은 희미합니다. 자신의 오판에 의해 참혹한 동물학대로 이어진 실패의 책임을 통감하고 책임져야 함에도 미온적인 최소한의 조치만을 시행하며 시간이 해결해주기를 기다립니다. 그동안 곰들은 철장 속 한 많은 삶을 마감하고 쓸개로 팔려가거나 탈출을 감행하다 사살되기도 하고 또 다시 불법 증식의 도구로 사용되며 고통이 연장되고 있습니다.
한 평이 안되는 뜬장에서 물과 음식물 쓰레기를 섞어 급여하는 사육곰 농장. 뜬장 아래 쌓여 부패하는 배설물은 뜨거운 여름을 더 견디기 어렵게 합니다.
한국의 천연기념물 329호이며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반달가슴곰과 이 사육곰들은 같은 종의 동물입니다. 한국 반달가슴곰의 종 복원, 국가 생태계복원 사업은 이 땅에서 발생했던 동종의 사육곰에 대한 학대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그 의의를 찾기 어렵습니다. 생태계 복원과 공생은 생태계 파괴와 동물생명 경시에 의한 학대를 반성하지 않고는 실현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쓸개 보관 창고가 아닌 살아 숨 쉬고 저마다의 개성과 욕구가 있는 곰. 이런 곰들이건만 탈출한 곰도 몰수한 곰도 당장 갈 곳이 없어 불법 농장에 맡겨두는 게 2021년 선진국을 자처하는 대한민국의 현실입니다. 최근 구례에 국내에서는 최초로 반달가슴곰 보호소 건립이 결정되었습니다. 2024년 이후에는 몰수 개체 중 일부나마 이곳에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평생 철장 속에서 고문당하며 해방을 갈망하는 나머지 절대 다수 사육곰에 대해서는 아직 아무런 보호 방안이 없습니다. 그저 어서 죽어 주길 기다리는 것일까요?
화천 15마리 곰 구조로 곰보금자리프로젝트와 동물권행동 카라가 시작합니다
강원도 화천, 이곳 한 농장에 곰 15마리가 살고 있습니다. 다른 농장보다는 나은 환경이긴 하지만 이 곰들도 20년 세월을 철장 안에 갇혀 단조롭게 살았습니다. 선친에게 물려받은 농장을 운영중이던 농장주가 최근 곰 사육을 포기하면서 15마리 전부가 죽음의 위기에 처했습니다. 농장주는 예전처럼 쓸개를 찾는 이가 많지 않은 상태에서 헐값에 곰을 도살하기보다 누군가 곰들을 살려주기를 바랐습니다.
20년 세월을 견뎌 낸 곰들, 곰의 자연 수명 약 30년 중 가장 빛나고 건강하던 시절을 철장 속에 갇혀 보내야 했던 녀석들, 누군가는 어서 죽어 사라지기를 원할지도 모를 가련한 존재들.
곰보금자리프로젝트와 동물권행동 카라는 이 곰들을 구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들을 만난 순간 연민하게 되었고, 그들과 눈이 마주친 이상 우리들은 그들이 도살되도록 내버려 두고 돌아설 수 없었습니다. 우리들의 결심은 그 곰들 하나하나와 만나며 더욱 확고해졌습니다. 거기에 있는 건 쓸개가 아닌 존귀한 생명, 나름의 고유한 삶의 권리를 가진 ‘곰’들이었습니다.
카라와 곰보금자리는 먹을 것을 들고 화천의 사육곰 농장을 드나들기 시작했습니다.
2019년 4월, 사육곰 농장 조사에서 처음 만난 화천곰 L6-1. 지금보다 두 살 젊었던 곰이 지금보다 다섯 마리 더 살아있었습니다.
2021년 5월에 만난 화천곰 L6-1. 아무도 정확한 나이를 모르지만, 늙고 쇠약해진 모습은 기분 탓이 아닌 것 같습니다.
기존의 콘크리트 물통이 다 깨져서 스텐레스로 물통을 새로 만들어 달아줍니다. 모든 동물에게 항상 물을 마실 수 있는 것은 생존과 건강에 직결됩니다.
활동가들이 상한 과일을 골라내고 있습니다. 개사료만 먹던 곰들에게 구할 수 있는 대로 과일을 구해줍니다.
과일을 먹이기 위해 과일을 보관할 대형 냉장고와 냉장고를 넣을 컨테이너가 필요했습니다.
밥을 주기 전, 곰을 잠시 내실에 들어가게 하고, 곰이 사는 공간에 들어가 청소를 합니다. 내실 문을 열 줄 아는 곰들이 있어 한 명은 반드시 내실 문 앞에서 곰이 나오지 못하게 지켜야 합니다.
곰을 잠시 내실에 들어가게 하고, 곰이 사는 공간에 들어가 개사료와 과일을 줍니다.
곰이 한 칸에 두 마리 씩 살고 있는 경우 맛있는 과일 때문에 곰이 싸우지 않도록 세심하게 행동을 관찰합니다. 동물행동전문가의 계획과 관찰이 매주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매주 사과, 토마토, 배, 멜론, 오이 등 곰에게 위험하지 않은 무농약 과일을 구해다 주는 일은 만만치 않습니다. 그러나 과일을 앞발로 꼭 쥐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못할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과일과 채소는 영양적으로도 중요하지만 곰들에게 생각하고 움직일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더 중요합니다.
생츄어리 건립만이 해답, 우리나라도 할 수 있습니다.
곰 15마리의 목숨 값으로 카라와 곰보금자리프로젝트는 2500만원을 농장주에게 지불하고 급히 소유권을 확보했습니다. 이로써 이 곰들은 도살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이제 평생 철장에 갇혀 산 곰들에게 그들이 곰으로서 살아갈 수 있도록 완전히 해방시키는 일이 남았습니다.
동물권행동 카라와 곰보금자리프로젝트는 함께 단단히 연대하며 이 곰들을 구출하고, 생츄어리가 건립되어 그곳으로 입주하게 되는 날까지 함께 보살필 것입니다. 비록 생츄어리가 건립될 때까지 현재의 사육 시설에서 1년여를 더 살아야 하지만, 시설 보수와 개선, 먹이 개선과 풍부화를 시행하며 생츄어리에서의 삶을 하나하나 준비하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곰들은 스스로 철장에서 나와 이동장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긍정강화방식에 의한 훈련을 받게 됩니다. 또한 필요한 의료지원도 가능한 선에서 최선을 다해 제공할 예정입니다.
베트남의 Animals Asia 곰 생츄어리. 농장에서 구조된 사육곰들이 최대한 야생에서의 행동을 재현할 수 있도록 보호받으며 남은 삶을 즐기고 있습니다.
베트남 Free the Bears의 곰 생츄어리. 구조된 곰들은 함께 지내는 요령을 배우고 마음이 맞는 친구와 짝을 맺어 자유로운 삶을 즐깁니다.
우리에게는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15마리 사육곰을 구출한지 얼마 되지 않아, 오랫동안 아프던 곰 한 마리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내실에 홀로 들어가 마지막 숨이 거두기까지 녀석의 한 평생은 어떤 것이었을까. 활동가들은 이제 겨우 새 삶의 기회를 얻은 곰의 죽음 앞에 눈물 흘려야 했습니다. 뒷다리 하나를 질질 끌며 고통스러워하는 곰도 어서 검사와 치료를 해야 합니다. 나이가 노령기에 접어든 곰들이기에 다른 곰들도 더 이상 기다려주지 않을지 몰라 마음이 급하기만 합니다.
이 곰들의 생이 차가운 철장 속에서 마감되는 일이 없도록 해주고 싶습니다. 이 곰들에게서 강제로 부당하게 박탈했던 삶의 일부라도 돌려주고 여생은 ‘곰’으로서 자유롭게 햇볕과 바람과 비와 눈을 느끼며 살아가게 해 주며 장기가 적출된 폐기물이 아닌 온전한 곰으로서 존엄하게 세상을 떠나게 해 주고 싶습니다. 그래서 카라와 곰보금자리프로젝트는 생츄어리 건립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려합니다.
죽어가는 곰들에게 여기서 더 기다리라 말하기 미안하고 부끄럽습니다. 민간에서 먼저 해결책을 제시함으로써 한국 정부가 사육곰 해방에 책임을 가지고 과단성 있게 임하게 하고자 합니다.
철장과 시멘트 바닥이 삶의 전부였던 화천곰 14마리에게 보드라운 흙과 향긋한 풀냄새를 선물하고 올라가 자연환경과 유사한 넓은 방사장과 다채로운 환경을 제공하는 꿈. 이후로 더 많은 곰들이 구출되어 이곳으로 오는 꿈. 이후로 사육곰들이 모두 세상을 떠나고 나면 도움이 필요한 야생동물들을 품어 안아 보호해 줄 공간을 조성하는 꿈. 우리가 포기하지 않는다면, 동물을 사랑하는 시민 여러분들이 굳건히 연대해 주신다면 반드시 이뤄질 수 있는 꿈입니다.
화천 15마리 곰들의 철장 밖에서의 자유로운 여생을 꿈꿉니다.
곰들을 지금 당장 생츄어리로 보낼 수는 없지만 세심한 돌봄 활동으로 지금보다 훨씬 나은 삶을 선물하고 건강하게 생츄어리 입주를 준비할 수 있습니다.
5월말 첫 방문에서 뒷다리를 쓸 수 없었던 보금이. 노령으로 인한 추간판 탈출증이나 관절염이 원인으로 보이지만, 정밀 검사를 하기 전에는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습니다.
2주 동안의 진통제 투약으로 양 뒷다리를 짚을 수 있게 된 보금이. 약이 끊기면 다시 걸을 수 없게 될 수 있어서 지속적인 투약과 정밀 검사가 필요합니다.
여러분과 함께 지켜낼 곰들을 위한 지속적인 활동과 더 많은 구조가 가능하도록 회원 가입으로 연대해 주세요. 또한 이 아이들의 구출 경비, 사육 환경 개선을 위한 각종 설비와 집기, 생츄어리로의 이동 경비를 후원 요청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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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 보금자리 프로젝트 후원하기
▪ 기업은행 333-058259-01-019 곰보금자리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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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은행 1005-503-325849 동물권행동 카라
✅목표 모금액: 1억 5천만 원
▪ 구조된 곰들에 대한 돌봄 활동 (시설 보수 및 다양한 먹이구입 등)
▪ 행동 풍부화 시설물 설치 및 활동
▪ 진료 및 치료비 등에 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