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육곰 해방 프로젝트] 7월 돌봄 소식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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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8-02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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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x곰보금자리] 구조하고 돌보는 사육곰 열다섯 마리를 공개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반달가슴곰보다 덩치가 훨씬 작은 이 곰들은 외모로 보아 아마도 80년대에 일본이나 대만에서 수입된 곰들의 후손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곰들 한 마리 한 마리 스스로에게는 자신이 어떤 아종인지, 천연기념물인지 멸종위기종인지 하는 인간의 기준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 열다섯 곰들은 스스로 존재하고 끊임없이 느끼며 자신과 타자를 구분하는 주체들입니다. 다른 곰을 좋아하기도 하고 싫어하기도 하며, 매일 보는 사람과 처음보는 사람들 하나하나를 알아봅니다.

어떤 곰은 하루 한 번 밥 시간이 되면 내실로 들어가서 기다려야 밥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내실에 들어가서 기다리는 일이 너무 지루하고 어렵다는 생각에, 들어가지 않고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티기도 합니다. 어떤 곰은 토마토부터 먹고, 어떤 곰은 개사료부터 먹으며, 어떤 곰은 오이 냄새에 시무룩해집니다.

활동가들은 매주 사육곰들을 찾아가 그 누구도 하지 않았던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바로 이 곰들의 개체성을 발견하고 ‘알아보는’ 일입니다. 반달가슴곰으로 묶이고, 사육곰으로 퉁쳐지고, 웅담으로 거래될 뻔한 이 곰들은 이제 몇 명의 활동가라는 사람들과 ‘아는 사이’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아는 곰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잘 지내고 싶습니다. 여러분께도 들려드릴 수많은 이야기를 위해 사육곰 구출 프로젝트에 힘을 더해 주세요.







크고 아름다운 반달곰, '편안이'가 영원히 잠들었습니다.




크고 아름다운 반달곰, '편안이'가 영원히 잠들었습니다.

사육곰 구출 프로젝트를 시민 여러분께 알리기 전인 지난 6월, 곰보금자리와 카라의 활동가들은 첫 돌봄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농장에 방문해 곰사를 깨끗히 청소하고, 곰들에게 사료와 과일을 주었습니다. 곰들의 구분을 위해 우리 순서대로 번호를 매겨 개체번호도 정했습니다.

아랫줄 두번째 곰, L2는 우리 안에 놓인 과일을 소중히 끌어안고 맛있게 먹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우리는 곰들이 생츄어리에서 신선하고 맛있는 먹이를 실컷 먹고 편히 쉬는 행복한 미래를 꿈꾸었습니다.

하지만 L2는 그 날을 기다리기 힘겨웠던 것 같습니다.

함께 곰을 돌보고 있는 농장주에 따르면, 활동가들이 다녀간지 4일째 되던 날부터 L2는 내실에서 나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수의사 활동가들이 약을 지어 농장주에게 먹일 것을 부탁드렸습니다. 단 것에 약을 섞어 내실로 던져 주었지만 L2는 약도 먹지 않고, 내실에서 나오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 다음 주말 활동가들이 다시 농장을 찾았을 때, L2는 여전히 안쪽을 볼 수 없는 내실에서 나오지 않았고 활동가들의 불안감이 커졌습니다. 곰이 있는 내실로 들어가는 것은 매우 위험했습니다. 장대에 카메라를 달아 내실 안을 관찰했지만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고, 결국 안전장구를 갖추고 내실에 들어간 활동가는 L2의 죽음을 확인했습니다.

곰보금자리와 카라의 활동가들은 농장 주변의 빈 땅에 L2를 묻었습니다. 그리고 L2의 삶과 죽음을 애도하며, 부디 이제라도 편안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편안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이제 막 아는 사이가 되려는 순간이라 슬픔은 더 컸습니다.

편안이의 죽음을 마주하며 우리는 비록 편안이는 우리 안에서 생을 마쳤지만 나머지 곰들에게는 꼭 자유를 선물하리라 약속했습니다.

곰보금자리와 카라는 한국 사육곰의 복지를 개선하고, 함께 구조한 사육곰 14마리를 위한 생츄어리 건립을 위한 활동을 이어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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