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곰들도 음악을 좋아할까요?
음악을 사람 의료에서 치료 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지 50년이 넘었습니다. 그 영향으로 음악이 동물의 복지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거라는 가설 아래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예컨대, 동물보호소에서 보호동물의 심리를 안정시키는 등의 효과가 증명되는 중입니다. 그래서 인간의 “음악”이 동물복지에 좋을 것이라고 의견이 모아지고 있기도 합니다. ⠀ ⠀ 그러나 그것이 동물에게 정말로 좋은 영향을 미치는지는 여전히 동물의 종이나 환경, 맥락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곰에서는 아직 연구가 없는데요. 음악전공자인 후원자 한 분께서 영화 <코끼리를 위한 연주>를 보시고 곰에게도 음악을 들려주자는 고마운 제안을 주셨습니다. 사육곰들은 난생처음 들어보는 비올라와 바이올린 연주에 귀를 쫑긋 기울였습니다. 여러분이 보시기에 곰들이 어떤 기분을 느끼는 것으로 보이시나요? 우리 귀에 아름다운 선율은 곰에게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켰을까요? ⠀ ⠀ ⠀ ⠀ ⠀ ⠀
2. 방사장 모금 보고
“곰숲”을 만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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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권행동 카라와 곰보금자리프로젝트가 돌보는 사육곰들은 웅담채취농장에서 태어나 평생을 콘크리트 바닥이 깔린 사각 철창 안에서만 살았습니다. 가장 어린 곰도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흙과 나무를 발바닥으로 느껴보지 못한 채, 할 일이 없어서 한없이 늘어지는 일상을 견뎌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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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돌보기 시작한 후에도 곰의 일상이 완전히 달라질 수는 없었습니다. 번듯한 생츄어리를 짓고 싶지만 아직도 적당한 땅을 임대할 돈조차 모으지 못하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지을 수 있지 않을까’ 되뇌이다가 또 해가 바뀌었습니다. 언제까지 곰들에게만 ‘견뎌야 하는 일상’을 떠넘길 수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2022년 6월, 곰의 일상을 조금이라도 바꿔보자고 결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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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두 단체는 1억5천만원을 절반씩 분담해서 임시방사장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임시로 농장주와 협의해서 쓰고 있는 땅이라 언제 떠날지 모르는 자리에 큰 돈을 쓰는 것이 무척 부담스러웠습니다. 그러나 생츄어리를 언제 만들 수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나중이 아니라 당장 곰들에게 필요한 일을 해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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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금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습니다. 곰이라는 동물은 귀여운 캐릭터로만 소비될 뿐, 반려동물과 달리 공감의 대상이 되기까지 장벽이 있습니다. 필요한 비용을 다 모으지 못하더라도 모금을 시작했고, 방사장 공사는 일단 저질렀습니다. 비용절감을 위해 뺄 수 있는 것은 다 빼고 활동가들의 노동력으로 빈 곳을 채웠습니다. 곰과 사람이 안전한 방사장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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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금목표액 1억5천만원 중, 81,044,024원을 7개월에 걸쳐 모았습니다. 모자란 돈은 용도가 지정되지 않은 모금액에서 충당했습니다. 모금액 중 78,873,500원은 방사장 울타리와 방사장으로 나가는 통로를 만드는 데에 쓰였고, 수영장과 기존의 사육장 바닥을 새로 까는 데에 4,565,000원이 들었습니다. 곰이 울타리를 넘지 않도록 전책을 치는 데에 19,520,000원이 들었고, 컨테이너 사무실이 13,046,000원, CCTV 11대 설치에 5,742,000원이 들었습니다. 그 외 공사현장감독을 위한 숙소비와 자재비 등의 비용을 포함해서 총 124,613,650원이 사용되었고, 아직 방사장에 곰들이 놀 수 있는 나무 놀이터는 아직 설치하지 못했습니다. 모금액이 부족한 만큼 어떻게든 비용을 덜 들이고 설치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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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금의 실패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제 곰들이 방사장에 나가서 나무를 타고 수영을 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곰들의 삶이 전보다 훨씬 나아지고 있다는 사실에 마음 놓습니다. 그리고 사육곰 산업 종식의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발판을 놓았다는 사실에 뿌듯함을 느낍니다. 작지만 소중한 ‘곰숲’을 선물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야위고 병든 채 방치된 사육곰의 구조와 치료를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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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동물권행동 카라와 곰보금자리 프로젝트는 화천의 쇠락한 곰농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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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두 마리의 곰을 만났습니다. 이 곰들은 30년간 곰쓸개 채취를 위해 운영되던 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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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의 좁은 철창 속에 갇힌 채 소사료로 연명하며 정형행동을 반복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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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살기를 무려 15년이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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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 마리 곰을 잊을 수 없었습니다. 녀석들을 만난 이후 네 평으로 한정된 그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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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조금이라도 넓혀주고자 해먹을 달아주고 한 번씩 방문하여 평생 맛본 적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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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과일과 채소도 주었습니다. 그러나 당시에는 그 이상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어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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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운 발걸음을 돌려야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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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제는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한정적이나마 자유롭게 흙을 밟고 돌아다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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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있는 방사장 ‘곰숲’을 비롯해서 우리가 곰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들이 조금씩 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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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가고 있습니다. 아직 생츄어리를 짓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이 두 마리 곰이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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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돌보고 있는 12마리의 곰들처럼 방사장에서 흙도 밟아보고 매일 맛있는 과일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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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를 맛보며 살 수 있도록 해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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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육곰 산업 종식 법안 추진이 지지부진한 상태여서 우리나라에서 곰 사육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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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 합법인 상태입니다. 하여 2마리 곰들을 이제 그만 고통에서 해방시켜 좀 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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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삶을 선물하기 위해 동물권행동 카라와 곰보금자리 프로젝트는 줄곧 농장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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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해왔습니다. 그리고 며칠 전 드디어 카라와 곰보금자리의 설득이 통해 농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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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두 마리 곰의 구조에 동의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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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들이 구조된 이후 카라와 곰보금자리 프로젝트는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학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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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으로 얼룩져왔을 철창도 완전히 철거할 예정이며 이제 곰들의 비명으로 얼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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졌을 그 공간에서 곰뿐 아니라 그 어떤 동물도 가둬지고 고통받는 일이 더는 없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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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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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여전히 음지의 수요가 있기에 이 두 마리 곰이 도살되어 ‘쓸개’로 거래될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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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성을 100% 배제할 수 없습니다. 곰들의 지긋지긋한 일상도 더 두고 볼 수는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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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니다. 그래서 우리 두 단체는 서둘러 구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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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이 넘는 세월 동안 허락되었던 풍경은 눈앞의 철창 뿐이었을 곰들, 정부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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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의 증거이자 학대 피해자 곰들의 마지막이 도살과 쓸개 채취가 되도록 둘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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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습니다. 곰 두 마리 중 한 마리는 뒷다리에 심각한 장애가 있어 더욱 조속한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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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치료의 손길이 절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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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께 부탁드립니다. 부디 이 곰들이 하루라도 빨리 건강한 삶을 되찾고 그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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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껏 마련한 ‘곰숲’의 흙바닥을 밟으며 수영장에서 헤엄치고, 해먹 속에 숨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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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을 찾아 먹는 나날을 보낼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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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기약 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 곰들의 구조와 치료를 위해 함께해주세요!
곰 생츄어리 보러 베트남 갑니다!
동물권행동 카라와 곰보금자리프로젝트는 2월21일~3월1일 일정으로 베트남의 곰 생츄어리 세 곳을 방문합니다.
애니멀스아시아(Animals Asia), 프리 더 베어스(Free the Bears), 포 포즈(Four Paws) 세 단체는 베트남의 곰 생츄어리 중 가장 잘 조직된 시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활동가들이 몇 차례 왕래한 적이 있지만, 이번에는 직접 곰을 돌보는 돌봄활동가들이 다양한 스타일의 돌봄을 경험한다는 점에서 기대가 큽니다.
화천에서 2년이 다 되어가는 시간 동안 곰을 돌보면서 늘 최선을 다하려 하지만, 우리는 아직 곰이라는 동물에 대해 모르는 게 너무 많다고 느꼈습니다. '생츄어리에서의 돌봄'이 기존의 농장이나 동물원과 어떻게 달라야 하는지도 늘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직접 가서 보고 듣기로 했습니다.
몇 년 동안 민간 곰 생츄어리 건립을 벼르기만 하고 시작을 못하고 있는 입장에서, 베트남의 생츄어리 운영 단체들은 어떻게 정부에게 부지 임대와 웅담채취금지를 이끌어 내었는지도 이야기를 나누려고 합니다.
그 동안 곰은 비상근활동가들이 농장주와 함께 돌볼 예정이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베트남의 생츄어리 소식은 곧 전하겠습니다.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