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육곰 QnA
사육곰 이야기는 여전히 더 널리 알려져야 합니다. 우리의 손길을 기다리는 곰들이 그대로 철창 안에 갇혀서 죽음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늘 하는 이야기지만, 꼭 알아야 하는 이야기를 간추렸습니다. ‘웅담’이 아닌 ‘곰’으로 대우하는 날까지 계속하겠습니다. 많이 공유해주세요!
* 더 궁금한 이야기가 있으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함께 고민하며 이야기를 완성하고 싶습니다.
1. 사육곰이 무엇이고, 어떤 문제가 있나요?
사육곰은 웅담(곰의 쓸개) 채취를 목적으로 기르는 곰을 말합니다. 곰이라는 야생동물이 10년이 넘는 시간을 좁고 단조로운 환경에서 고통스럽게 살아야 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2.개인이 곰을 사육하고 웅담을 채취하는 게 합법인가요?
네. 곰의 나이가 열 살이 넘으면 도살해서 웅담을 채취하는 것이 여전히 합법입니다. 반달가슴곰은 국제적멸종위기종이지만,한국의 야생생물법은 사육곰의 사육, 도살과 웅담채취를 합법이라고 명시합니다. 개정이 시급한 법입니다.
3.반달가슴곰은 천연기념물 아닌가요?
문화재보호법은 반달가슴곰 중에서 한국 아종만 천연기념물로 지정하고 있습니다. 사육곰 대다수도 반달가슴곰이지만 70-80년대 일본과 중국 등에서 수입된 반달가슴곰이라
천연기념물로 인정받지 못합니다.
4. 한국에는 현재 몇 마리의 사육곰이 있나요?
2022년 6월 기준으로 전국 20개 농장에 322마리의 사육곰이 남아있습니다.
5. 곰들을 그냥 야생에 풀어주면 안되나요?
사육곰들은 야생에서 살아남는 법을 배운 적 없이 사람이 주는 먹이만 먹고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야생에 풀면 스스로 생존하지 못하고, 먹이를 얻기 위해 사람에게 다가와 서로를 위험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사육곰은 동물원 동물처럼 이미 온전한 야생동물이 아닙니다.
6. 야생동물 생츄어리는 어떤 곳인가요?
인간의 영향으로 다시 야생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된 야생동물에게 평생 안전과 복지를 제공하는 공간입니다. 인간이 야생동물을 대하는 새로운 방식입니다.
7. 동물원과 생츄어리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동물원은 동물을 이용해서 오락, 보전, 교육, 연구를 하는 곳입니다. 모두 인간의 필요로 만든 목적입니다. 그러나 생츄어리는 동물의 복지가 목적이 되어 돌봄이 이루어집니다.
8.곰 생츄어리 건립 계획이 있나요?
네. 곰보금자리프로젝트와 동물권행동 카라는 지금 화천에서 사육곰 열세 마리를 구조해서 돌보고 있습니다. 1년 넘게 농장 시설에서 돌보고 있지만, 시설을 개선하고 곰들이 나가 놀 수 있는 임시 방사장도 만들었습니다. 내년에는 반드시 제대로 된 곰 생츄어리를 지을 계획입니다.
9.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생츄어리를 짓고 운영하는 데에는 동물원을 만드는 것만큼 큰 돈이 듭니다. 생츄어리를 만들기 위해 애쓰는 비영리시민단체 곰보금자리프로젝트와 동물권행동 카라에 후원을 해주시면, 한국에서도 사육곰이 구조되어 갈 곳이 생깁니다.
사육곰 미자르가 하늘에 별이 되었습니다.
2022년 11월 8일 새벽 한시 이십분 미자르는 마지막 숨을 몰아 쉬고 떠났습니다. 미자르가 떠나는 까만 밤하늘길에 첫 눈이 내렸습니다.
에너지를 쥐어짠 돌봄에도 미자르는 더 의존하지 않고 이번 생을 훌훌 털었습니다. 그래도 왼쪽 귀가 없는 미자르의 태연한 얼굴 표정은 한참을 우리 눈에 묻어 떠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미자르는 옆칸 알코르에게 하도 화를 내는 바람에 제일 넓은 유일이방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해먹에는 관심이 없었지만 볏짚과 나뭇가지를 잔뜩 쌓은 침대를 즐겼고요. 양배추를 절대 안먹겠다 했지만 샐러리는 곧잘 먹었습니다. 이파리는 남기고 줄기만 아작아작 씹어먹었습니다.
아직 공개하지 않았지만 미자르는 새로 만든 방사장에도 연습 삼아 나가봤습니다. 네 번이나 낙엽을 밟으며 곰 숲을 거닐었습니다. 생각이 많은 편이라 훈련에 진지하게 응하는 편이었거든요. 숲에서 일상을 보낼 일만 남았었네요. 활동가들을 신나게 해준 미자르에게 고맙습니다.
한동안 깊이 슬퍼해야겠네요. 미자르라는 곰이 떠난 구멍이 커서 활동가들이 걱정입니다. 마지막까지 사느라 애쓴 미자르와 돌보느라 애쓴 활동가들에게 잘했다 수고했다 괜찮다 마음을 전해주세요.
큰곰자리 미자르는 개기월식과 천왕성엄폐가 있던 장엄한 날 평생 평생 옭아매던 철창을 벗어나 자연으로 돌아갔습니다. 미자르가 쓸개가 적출되지 않은 온전한 몸으로 떠나 다행입니다. 20년을 시멘트와 철창안에서만 살다 곰 숲을 나와 본 이후 떠난 게 큰 위안이 됩니다.
장례를 마친 카라와 곰보금자리는 슬퍼할 겨를도 없이 남은 12마리의 곰 돌봄을 힘차게 계속합니다.
미자르의 죽음을 앞에 두고, 카라와 곰보금자리는 은폐된 철장속에서 신음하는 320마리의 사육곰들을 어떻게 구조할지 고민합니다. 남은 곰들도 미자르처럼 생의 마지막이라도 곰답게 살다가 가기를 바랍니다. 국가 생츄어리의 신속한 건립을 촉구하며, 생츄어리 운영 표준을 만들어내기 위한 카라와 곰 보금자리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곰 발바닥이 낙엽 밟는 소리, 곰 발바닥은 무슨 말을 하고 싶을까요?
평균 나이 스무 살에 가까운 곰들이 그 스무 해 동안 단 한 번이라도 상상했을까요? 철창 밖 저 숲을 걷는 느낌을 말이죠. 곰도 꿈을 꾸는 동물이라 그들의 꿈에서 숲을 거닐었을 가능성은 꽤 높아 보입니다. 그 숲에 곰들이 하나씩 걸어 나가고 있습니다. 응당 걸어야 할 곳이지만 여전히 숲이 낯선 곰들의 발걸음에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화천의 곰들은 지난 여름부터 시작한 임시방사장 공사가 아주 지긋지긋했을 것입니다. 이십 평생 한 번도 그렇게 소란스러웠던 적이 없었겠지요. 소음과 낯선 사람, 먼지가 일으키는 스트레스 때문에 밥을 덜 먹기도 했습니다.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곰들에게 설명해줄 수 없어서 미안하고 답답했습니다.
그러면서 곰들은 몇 달 동안 꾸준히 훈련을 받았습니다. 앞서 포스팅했던 리콜 훈련과 합사 훈련입니다. 방사장에 나갔다가 다시 곰집으로 불러들이는 훈련이 되어있어야 우리는 방사장에 곰을 내보낼 수 있고, 곰들끼리 서로를 기꺼이 인정하고 곁을 내주어야 여럿이 방사장을 즐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역시 곰들은 왜 그런 훈련을 하는지 몰랐습니다. 다만, 훈련은 맛있는 걸 얻어먹는 기회였고 단조로운 일상에 긍정적인 자극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완성된 방사장에 곰들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곰을 방사장에 내보내는 저희의 감정은 느낌표 몇 개로 표현될 리 없습니다만, 느낌표라도 과하게 붙여야 이 복잡한 감정이 전달되지 않을까 하는 심정입니다. 아직 제대로 된 생츄어리를 만들기 전 단계에서 급한 마음에 만든 “임시” 방사장에 불과하지만, 백여 평 밖에 되지 않아 열두 마리가 사용하기에도 턱없이 작지만, 여러분의 도움으로 곰이 거니는 숲을 만들었고 곰이 그 숲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합사 훈련이 충분하지 않은 곰들은 개별적으로 한두 마리씩 숲길을 배우는 중입니다. 숲길에 뿌려진 땅콩과 사과로 방사장에 좋은 기억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머리 위로 철창 없이 트인 하늘도 두려운 것이 아니라 쾌적한 것이라는 것을 이제야 배웁니다. 미소는 거침없이 낙엽을 밟지만 십수 년 한 공간에 살던 미남이에게는 아직 철창이 익숙합니다. 성격이 제각각인 곰들이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세계를 다시 만나고 있습니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 태연히 숲을 걷는 곰을 보며, 곰에게 이토록 아무것도 아닌, 당연한 일상을 주는 일이 이토록 어렵다는 현실에 아연합니다.
이 방사장은 열두 마리 곰들에게 큰 변화인 동시에, 한국에 남은 300여마리 곰들에게 필요한 생츄어리로 가는 계단 하나에 불과합니다. 작은 계단을 오를 수 있게 도와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리고, 앞으로 남은 더 길고 험한 여정에 손 내밀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곰숲을 만든 사람들의 이야기
☑후원하기 ⠀
🔹 목표 모금액: 1억 5천만 원
- 임시방사장(약 100평) 조성 비용: 1억 1천만원(전기철책, 방사장 유도로, 사육장 개조 등)
- 방사장 풍부화 시설 비용: 2천 5백만원(물웅덩이, 입체 놀이터, 나무 등 식재, 조경 등)
- 돌봄활동가 컨테이너 사무실 설치 비용: 1천 5백만원(컨테이너 구입, 사무집기 구입 등)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 후원하기
https://bit.ly/3G07UlW
기업은행 203-147531-04-021 곰보금자리프로젝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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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it.ly/3mdCgdw
우리은행 1005-503-325849 동물권행동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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