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야생으로 돌아간 비봉이의 온전한 삶을 응원하며
남은 수족관 고래류 복지 위한 정부 노력 이어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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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6일 비봉이가 바다로 방류되었다. 이로써 우리나라의 수족관에는 더 이상 남방큰돌고래는 없다. 가두리가 해체되자 망설임 없이 멀어지는 비봉이의 모습은 감격스럽기 그지없었다. 부디 비봉이가 뒤늦게나마 되찾은 자유를 한껏 만끽하며 성공적으로 야생에 적응하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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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자에 따르면 비봉이는 해상 가두리 훈련장에서 방류 훈련을 받는 동안 건강 상태와 야생 돌고래 무리와의 교감 빈도 등 여러 지표가 긍정적이었다. 해양수산부는 방류 후 비봉이의 성공적인 야생 적응을 위해 GPS를 부착하고 1년가량 비봉이의 이동과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한다고 밝혔다. 그간 훈련과정의 공개에 부족함이 있었던 만큼 방류 모니터링 내용은 시민들에게 상세히 공개되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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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부의 위와 같은 후속 조치는 오랜 시간 수족관에 갇혀 있던 비봉이의 안전한 바다 적응을 위한 당연한 조치다. 그러나 또 한 가지 당연한 것이 빠져있다. 동물권행동 카라를 비롯한 시민사회에서 그간 여러 차례 요구해왔던 ‘방류 이후 비봉이에게 야생 적응 측면에서의 문제가 발생할 시 대처 방안’에 대한 언급은 여전히 전무하다. 비봉이의 방류를 반기면서도 한 편으로는 만약의 사태를 우려하고 있는 시민들은 방류 실패 시 대처 방안이 있는지 없는지조차 알 수 없다. 후속 모니터링이 장기간 제대로 이뤄져야 함은 물론이거니와 본연의 의미와 효과를 거두려면 ‘모니터링 결과 방류 실패의 조짐을 보일 때’ 비봉이의 안전을 최우선시하여 즉각 조치할 수 있는 프로토콜이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 만약 이미 갖춰져 있다면 시민들은 응당 그것에 대해 알 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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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 나가 자유로움을 만끽하고 있을 비봉이의 야생 적응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비봉이 한 개체의 건강 상태나 적응 여부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결국은 비봉이가 헤엄칠 바다 역시 안전해야한다. 이는 앞으로 제주 앞바다에서 살아갈 비봉이뿐만 아니라 이미 바다를 터전으로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야생 남방큰돌고래들에게도 중요한 문제다. 바다에서 평화로이 본연의 삶을 누려야 할 고래들은 이미 안전을 위협받고 있다.
지금도 제주 앞바다에서는 어떻게든 가까이서 고래를 보기 위한 소위 ‘돌고래 선박 관광’이 성행하여 야생 돌고래 무리를 쫓아다니며 배를 운항한다. 이로 인해 돌고래들은 선박의 스크루에 지느러미가 갈려 나가고 소음으로 인해 의사소통을 저해 받으며 멀쩡히 헤엄치던 무리가 혼비백산 와해되기 일쑤다. 이에 대한 방안으로 해양수산부에서는 ‘선박 관광 가이드라인’을 수립했으나 권고에 불과한 가이드라인으로는 끊임없이 고래를 쫓아다니며 괴롭히는 관광 선박들을 막지 못했다. 지금과 같은 정책의 온도로는 돌고래들의 삶의 터전이 안전해지는 것은 요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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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 퍼시픽리솜의 무단 반출로 여전히 거제 씨월드에 갇혀 있는 큰돌고래 ‘태지’, ‘아랑이’를 비롯하여 전국의 수족관에는 아직도 기약 없이 감금되어 있는 21마리의 고래들이 있다. 모두 우리나라의 근해에 방류할 수 없는 ‘벨루가’와 ‘큰돌고래’들이다.
이 중 벨루가들은 해외의 보호시설로 보내져야 함에도 관련된 논의가 추진되는 기색조차 없는 상태다.
큰돌고래의 상황 역시 다르지 않다. 우리 시민사회는 일본 포경의 핵심지역인 일본 다이지현 부근에서 포획된 큰돌고래들이 원서식지로 돌아갈 수 없는 현실에 따라 유리벽을 벗어나 자연 속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바다쉼터’ 조성의 필요성을 주도적으로 제기하였고 해양수산부는 바다쉼터의 당위성에 공감, 내년도 예산에 관련 연구와 적지 조사를 위한 사업비를 편성하였으나 기획재정부에 의해 전액이 삭감된 상황이다. 감금된 큰돌고래들의 정상화와 우리나라 해양생물 보호의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는 ‘바다쉼터’를 위한 첫 단추조차 끼울 생각이 없는 정부와 국회를 강력히 규탄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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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직 비봉이가 행복하게 살아갈 바다를 온전히 돌려주지 못했다. 비봉이의 방류는 끝이 아닌 대한민국 수족관 고래류 잔혹사를 해결하는 과정 중 하나에 불과하다. 대한민국 정부와 수족관 고래 보유 기업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유리벽 속에 갇혀 있는 고래들을 기억하고, 그들의 복지를 위한 모든 노력에 박차를 가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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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18일
동물권행동 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