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 18일, 오늘은 수족관에 감금되어 있던 남방큰돌고래 ‘제돌이’가 바다로 방류된 지 10년이 되는 날입니다. 바다로 돌아간 제돌이는 어느덧 10년째 제주 앞바다에서 무리와 함께 돌고래로서의 온전한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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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모든 수족관 고래가 제돌이와 같은 권리를 누릴 수는 없었습니다.
아직도 국내에는 21마리의 고래들(큰돌고래 16마리, 흰고래 5마리)이 다섯 곳의 수족관에 감금되어 있습니다. 제 수명을 반도 채우지 못한 채 꾸준히 죽어가는 이 고래들의 숫자는 당장 내일 또 줄어들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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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오늘 환경운동연합, 환경보건시민센터, 동물권행동 카라는 10년째 바다를 자유로이 헤엄치며 살고있는 제돌이처럼, 남아있는 수족관 고래들도 바다로 다시 돌려보낼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성명문을 낭독했습니다. 기자회견은 고래들이 감금된 전국의 수족관 앞에서 각각 진행되었으며 카라는 이 중 서울 잠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앞에서 흰고래 ‘벨라’의 해방을 촉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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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은 ‘벨리’, ‘벨로’, ‘벨라’ 세 마리의 흰고래를 감금 전시해 왔습니다. 그러나 ‘벨리’와 ‘벨로’는 자연 수명의 절반도 채우기 전에 수족관 안에서 폐사했습니다. 자연환경에서는 초장거리를 기운차게 헤엄쳐 다니고 다른 개체들과 복잡하고 고등한 사회적 활동을 하며 무리 생활을 하는 흰고래에게 단조롭고 좁은 수조 속에서 홀로 살아남아 있는 것은 고통과 우울함, 스트레스로 점철된 나날이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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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은 홀로 남은 ‘벨라’를 해외의 생츄어리 시설로 이송할 것을 천명했으나 이 역시도 4년째 전혀 지켜지지 않고 ‘벨라’는 여전히 수조에 감금된 채 전시에 이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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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조 환경은 그 자체로 고래의 복지와 삶에 치명적입니다. 4년째 논의만 하는 동안에도 ‘벨라’는 고래로서의 삶을 박탈당한 채 죽어가고 있습니다. 다른 20마리의 수족관 고래들은 그마저도 기약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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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은 ‘벨라’의 생츄어리로의 이송을 조속히 추진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20마리의 고래들 역시 바다쉼터(생츄어리) 및 방류 등의 방법을 조속히 검토하여 그들에게 빼앗은 바다를 돌려줘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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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성명문 전문입니다.
남방큰돌고래 제돌이 방류 10주년,
제돌이의 친구들도 바다로 돌려보내라!
2023년 7월 18일은 수족관에서 돌고래쇼를 하던 남방큰돌고래 제돌이와 춘삼이가 제주 바다에 방류된 지 10년이 되는 날이다. 제돌이는 오늘도 제주 바다를 자유롭게 누비며 돌고래가 있을 곳은 좁은 수족관이 아니라 넓은 바다라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제돌이뿐만 아니라 지난 10년간 삼팔, 춘삼, 태산, 복순, 금등, 대포, 비봉이까지 모두 8마리의 남방큰돌고래가 수족관을 벗어나 바다로 돌아갔다. 특히 삼팔, 춘삼, 복순이는 바다로 돌아간 뒤 야생에서 새끼까지 낳아 기르고 있다. 세계 최초의 사례다. 이제 대한민국은 세계적인 돌고래 방류 선진국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도 전국 5개 수족관에는 21마리의 고래들이 10년 전 제돌이와 똑같은 상황에 놓여 있다. 시민사회가 치열한 노력으로 정부와 함께 돌고래들을 바다에 방류하는 동안 롯데, 한화, 울산 남구청, 거제씨월드가 거꾸로 일본과 러시아에서 큰돌고래와 벨루가(흰고래)를 수입하며 국내 수족관 고래 숫자를 늘렸기 때문이다. 오늘도 21마리의 고래들은 비좁은 콘크리트 수조 속에서 사람들이 들이미는 카메라에 노출되고, 각종 돌고래쇼와 만지기 체험에 동원되고 있다. 야생에서 최대 50년까지 살아가는 것으로 알려진 돌고래와 벨루가들은 수족관 스트레스로 인해 대부분 수명의 절반도 채 살지 못하고 죽는다.
ESG경영에 앞장서야 할 롯데, 한화 등 대기업이 돌고래를 죽음으로 내모는 돌고래 수족관을 운영하고 있다. 울산 남구청은 시민의 세금으로 직접 돌고래 수족관을 운영하고 있다. 거제시청은 지역경제를 활성화 하겠다며 해외 자본에 땅을 내주고 돌고래 수족관을 유치하는 등 생태적 역주행을 멈추지 않고 있다. 사회 전체를 봤을 때 아무 의미도 없을 몇 푼의 이익을 위해 사회 전체의 생태적 가치를 훼손하는 돌고래 수족관은 반드시 없어져야 할 시설이다.
우리는 제돌이 방류 성공 10주년을 맞아 전국 5개 돌고래 수족관들이 21마리의 고래들을 바다로 돌려보낼 것을 요구한다. 돌고래 수족관은 반생태적일 뿐만 아니라 법적으로도 이미 지속가능하지 않다. 정부는 2018년 「야생생물보호및관리에관한법률」 시행령 개정으로 잔인한 방법으로 포획하는 야생 돌고래 수입을 금지했고, 올해 12월부터는 「동물원및수족관의관리에관한법률」에 의해 고래류를 수족관 보유금지종으로 새롭게 지정할 예정이다.
돌고래 수족관의 끝은 정해졌다. 그러나 그곳에 있는 고래들의 운명은 달라져야 한다. 만약 21마리의 고래를 바다로 돌려보내지 않는다면, 수족관에 남은 고래들을 기다리는 것은 스트레스 가득한 죽음밖에 없다. 롯데, 한화, 울산남구청, 거제씨월드에선 이미 많은 고래들이 죽었다. 전국 5개 수족관은 사죄하는 마음으로 21마리의 제돌이 친구들을 모두 바다로 돌려보내라!
2023년 7월 18일
서울환경운동연합, 여수환경운동연합, 울산환경운동연합, 제주환경운동연합,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환경보건시민센터,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 동물권행동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