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반복되는 수족관 고래류의 증식과 폐사.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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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8-02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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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반복되는 수족관 고래류의 증식과 폐사.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지난 7월 28일 동물원 및 수족관에서 공익적 목적이 아닌 사유로 고래류를 증식시키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의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됐다.

해양수산부의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2년까지 국내 수족관에서 폐사한 고래류는 모두 21마리로 집계된다. 윤미향 의원이 대표발의한 본 개정안은 본연의 삶을 영위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수명의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죽어 나가면서 여전히 전시와 쇼, 체험프로그램 등에 이용되고 있는 수족관 고래류의 현실을 재차 지적하며 자체적으로 증식시키고 있는 업계의 행태에 대해 경종을 울림과 동시에 통과 시 실질적인 억제책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에서도 심각성을 인지하고 관련 법안을 발의할 만큼 끊임없이 폐사하는 개체가 나오고 있는 현재 국내 수족관 고래류의 삶은 이미 충분히 끔찍한 상황이다. 수족관의 무분별하고 대책 없는 암수 합사로 인해 이 감옥살이를 되풀이할 운명에 놓인 새로운 고래류는 계속 태어나고 있다.

지난 6월 해양수산부와 환경부는 국내 수족관 업체에 대한 합동 점검을 실시했다. 그리고 6월 15일 점검을 통해 거제씨월드에서 보유 중인 큰돌고래 ‘마크’가 임신 중인 것을 확인했고, 이튿날인 16일에 마크는 곧바로 새끼를 출산했다. 거제씨월드의 암수 분리 사육의 미흡으로 언제 폐사할지 모를 또 다른 수족관 고래류가 탄생한 것이다.

이에 대한 문제점과 우려를 숙고할 새도 없이 5일 후인 지난 6월 21일에는 마찬가지로 거제씨월드에서 전시, 쇼, 체험프로그램에 동원되어 왔던 큰돌고래 ‘에이프릴’이 폐사했다. 앞서 해양수산부와 환경부가 점검을 실시했을 때부터 이미 상태가 좋지 않아 전 개체에 대한 정기적 휴식을 권고한 후였다. 점검 후 고작 6일 만에 평균 수명이 30년가량 되는 큰돌고래가 수명의 절반도 채우지 못한 채 또다시 폐사한 것이다.

거제씨월드는 보유한 고래류들의 폐사가 흔한 일이 되었을 정도로 고래들의 지옥이자 무덤이다. 거제씨월드는 개체에 대한 휴식 없이 연중무휴로 고래 쇼와 체험에 쉴새 없이 혹사하는 가장 악질적인 수족관으로, 2015년부터 지금까지 9년간 12마리의 고래류가 모두 거제씨월드 한곳에서 폐사했다,

또한 폐사한 12마리 중 9마리가 패혈증 또는 폐렴 등의 감염 질환이 사망 원인이었다. 캐나다에서 고래류 생츄어리 프로젝트(Whale Sacntuary Project)를 추진 중인 동물행동학자이자 뇌과학자인 로리 마리노 박사는 “사육 돌고래가 주로 감염으로 인해 폐사하는 것은 수년간 감금된 상태가 야기하는 만성 스트레스가 그들의 면역 시스템을 약화시켰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올해 12월부터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시행되면 앞으로 전시로 인해 스트레스로 폐사할 위험이 있거나 질병에 걸릴 우려가 있는 동물종은 보유할 수 없게 된다. 입법부와 시민사회의 공감과 검증 하에 통과된 이 법률은 ‘고래류야말로 수족관 환경에서 사육할 수 없는 종’이라는 증거이자 경고다.

그러나 거제씨월드는 너무나도 명백한 이 명제와 기조를 비웃기라도 하듯 또 한 마리의 고래류를 극한까지 몰아넣어 폐사시키고, 지옥같은 삶을 살아갈 운명을 떠안은 가엾은 또 하나의 생명을 탄생시켰다.

카라는 거제씨월드의 후안무치한 행태를 강력하게 규탄하고, 이와 같은 폭주를 막을 법적 근거가 담긴 이번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하며 최선을 다해 활동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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