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을 유희 도구로 학대하는
‘2023 얼음나라 화천 산천어축제’ 반대한다!
- 화천군, 구시대적 지역경제 활성화 전략 고수
- 화천 산천어 축제, 살생행위 아닌 생명존중 기반된 장(場) 되어야
화천군은 1월 7일부터 29일까지 23일간 화천천 일대에서 산천어축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산천어축제는 2000년대 초반 시작돼 거의 매년 겨울마다 진행됐고 코로나19로 인해 취소되었다가 3년 만에 다시 열리게 됐다.
산천어축제의 메인 슬로건은 ‘얼지않은 인정, 녹지않는 추억’이다. 그러나 23일간의 행사를 위해 전국 양식장에서 동원돼 사람들의 쾌락을 위해 맨손에 잡히고 사람 입에 물리기까지 하는, 무려 100만 마리 산천어를 희생시키는 산천어축제의 실상은 비정한 동물 대량 학살이자 시대를 거스르는 생명 경시의 장일 따름이다. 앞서 세계적 동물학자인 제인 구달도 산천어축제에 대해 “오늘 같은 시대에 여전히 인간의 쾌락을 위해 동물을 착취하고 고문하는 일이 누군가에겐 당연시된다는 것은 놀랍고 소름 끼치는 일”이라고 전한 바 있다.
산천어축제는 명명백백한 동물학대 축제이다. 어류가 통증을 감지하는 신경기관을 가지고 고통 회피 반응을 보이는 등 어류의 고통을 입증하는 연구 결과는 지속해 발표되고 있다. 국내 동물보호법도 어류를 신경체계가 발달한 척추동물로서 보호대상으로 인정하며 오락과 유흥을 목적으로 상해를 입히는 동물학대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도 화천군은 지역에 자생하지도 않는 산천어를 타지에서 동원해 돈벌이 수단으로 학대하며 이용하고 있다. 본래 산천어는 담수에서 서식하는 연어과 어류로 국내 제한적으로 분포하며 바다와 멀리 떨어진 화천에서 찾아볼 수 없다. 화천군은 올해도 예외 없이 경북 울진, 양양, 강릉 등 전국 18개 지역 양식장에서 수십만 마리 외래종 및 교잡종을 들여왔다. 행사장에 조성된 대형 빙판 아래로 쏟아진 산천어는 생태계를 교란해 화천의 고유한 수중 생태계마저 위협하고 있다.
행사에 동원되는 산천어는 굶은 채 이동되며 그 과정에서 스트레스로 죽고 행사장에 도착해서도 낚싯바늘로 온몸에 상해를 입고 죽게 된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산천어를 수조에 가두고 맨손, 맨발로 참여한 사람들에 의해 물 위로 들어 올려져 질식사당하게 하는 ‘산천어 맨손잡기’에 있다.
수년간 계속된 ‘산천어 맨손잡기’에서는 참여자들이 죽어가는 산천어를 들고 기쁨의 환호성을 표현하며 기념사진을 찍거나 심지어 산천어를 입에 물고 나오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났다. 동물의 극심한 고통과 죽음의 순간이 재미로 소비되는 일은 생명 존중 교육이 중요한 아이들에게 비교육적이며 생명 경시를 가르친다. 더구나 어류를 맨손으로 잡는 일은 인수공통전염병 감염의 우려가 커 사람에게도 지극히 위험하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2019년부터 산천어축제의 문제점을 알리고 수차례 비판하며 중단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코로나19라는 희대의 인수공통전염병을 경험하고도 화천군은 자성 없이 산천어축제를 부활해 강행하고 있다. 화천군과 최문순 화천군수는 언제까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축제라는 미명으로 생명 경시 풍조에 일조하는 동물학대 행사를 이어갈 것인가. 시대적・사회적 흐름을 거스르는 부끄러운 ‘산천어 살상축제’를 당장 멈추고 청정한 고장 화천을 지키는 생명 존중의 행보를 보여주길 바란다.
2023년 1월 6일
동물권행동 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