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사육곰이 또 탈출하고 사살되었습니다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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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2-19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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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에 사육곰이 또 탈출하고 사살되었습니다

지난 12월 17일, 충남 당진시의 곰 사육 농가에서 사육곰이 탈출했습니다. 탈출한 곰은 농장 밖으로 나가지 않고 구석에 웅크리고 있다가 포획을 위해 출동한 엽사에 의해 탈출한 지 약 두 시간 만에 사살되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년 전이었던 12월 8일 울산시 울주군의 농장에서 곰 세 마리가 탈출했다가 사살됐었습니다. 당장 이번 탈출 사고가 발생한 농장만 해도 이미 2013년, 2017년에 탈출 사고가 일어났던 곳입니다.

곰 탈출 사고가 일어날 때마다 항상 그 원인은 사람이 문단속을 제대로 안 했거나 노후된 시설이 파손되는 것이었습니다. 이번 탈출 사고도 노후된 시설이 파손되면서 벌어졌다고 합니다.

1980년대에 국책으로 장려된 후로 그 잔인성으로 인해 국내·외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높아짐에 따라 사육곰 산업은 줄곧 내리막길을 걸어왔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2022년 1월, 정부와 사육곰 농가, 시민단체는 ‘곰 사육 종식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으로 사육곰 산업을 끝내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렇듯 산업의 시작으로부터 본격적인 종식 수순을 밟기까지 40년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간 철장 안에서 영겁과도 같았을 시간을 보낸 사육곰들의 고통만큼이나 농장들의 사육 시설 또한 대부분 심하게 노후되었습니다. 지금과 같은 사육 시설이 남아있는 동안 이런 식의 탈출 사고는 언제 또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관리당국과 농가 모두 재발방지를 위한 노력에 만전을 기해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결국 곰 사육을 종식하여 이 굴레를 완전히 끊어내는 것입니다. ‘곰 사육 종식을 위한 협약’ 체결 이후 그 첫걸음으로 지난 5월 국회에서 쓸개 채취를 위한 ‘곰 사육을 금지’하고 ‘남은 사육곰을 보호’할 수 있는 근거가 담긴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되었습니다. 이 법안이 통과되어야 비로소 쓸개 채취를 위한 곰 사육은 법으로 금지되고, 사육곰들이 옮겨져 여생을 살아갈 보호시설을 설치·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됩니다.

현재 환경부에서는 전남 구례군과 충남 서천군에 사육곰들이 보호받을 보호시설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가장 첫 단추가 되어야 할 법안은 여전히 국회에서 계류 중입니다. 지난 9월 국회 내 소관 상임위원회인 ‘환경노동위원회’의 의결을 거친 곰 사육 종식 법안은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심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인 12월 19일 오후 2시부터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이 곰 사육 종식 법안이 심의됩니다.

국회는 반드시 곰 사육 종식의 내용을 담은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연내 통과시켜 곰들의 피와 눈물로 얼룩진 우리의 부끄러운 역사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도록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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