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라
  • 2017-07-20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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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남방큰돌고래 금등·대포가 고향 바다로 돌아갔습니다

    지난 7월 18일 많은 사람들의 이목이 제주의 작은 항구인 함덕 정주항으로 집중되었습니다. 서울대공원의 마지막 남방큰돌고래인 금등과 대포가 자연으로 돌아가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우연의 일치일까요? 7월 18일은 4년 전 제돌이가 김녕 앞바다에서 고향으로 돌아간 날이기도 합니다.


    제주 앞바다를 가족, 친구들과 자유롭게 헤엄치고 다녔을 금등과 대포는 각각 1997년과 1998년에 불법포획되어 제주의 한 사설공연장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그 후 1999년에 금등이 서울대공원으로 반입되어 잠시 헤어졌다가, 2002 대포도 서울대공원으로 반입되면서 재회하게 됩니다. 그렇게 두 남방큰돌고래는 20년 동안  좁디좁은 수족관에서 공연을 해왔습니다.


    (지난 5월 18일 고별 생태설명회에서의 금등, 대포 그리고 태지)


    20년이라는 긴 세월을 바다가 아닌 염소 소독약 냄새가 나는 낯선 환경에서 쇼돌고래로 지내며 냉동생선만 받아먹던 금등과 대포.

    제돌, 태산, 복순이 바다로 돌아가는 것을 지켜보면서 두 돌고래도 바다로 돌아가는 꿈을 꿨을까요? 

    그러던 지난 4월 21일 그 꿈이 현실로 다가오게 됩니다. 드디어 금등과 대포의 자연방류가 결정되고 5월 22일 제주 함덕 야생적응 훈련가두리로 이송됩니다.


    함덕 해변에 도착하자 멀지 않은 바다 한가운데에 가두리가 보입니다. 금등과 대포는 저 가두리 안에서 58일 동안 바다에 적응하고 활어 사냥연습을 하며 열심히 바다로 돌아갈 준비를 했습니다.

    적응기간 중 대포의 눈에 염증이 생겨 많은 사람들이 걱정도 했지만 방류에 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야생적응훈련 중 아주 감동적인 일도 있었습니다. 방류 며칠 전 야생 남방큰돌고래 80여 마리가 가두리로 찾아와 머물다 갔다고 하는데요, 그 중 제돌이도 있었을까요?? 곧 바다로 나올 수 있다고 알려주고 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방류행사가 시작하기 전 거센 비와 강한 바람이 함덕 해변을 뒤덮었습니다. 잔잔하던 바다도 조금씩 일렁이기 시작했습니다. 두 마리의 돌고래가 자연으로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을지 걱정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정부관계자, 시민단체, 함덕 주민 등 수십 명이 모여 돌고래들의 귀향을 축하해주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지지가 돌고래를 바다로 돌려보낼 수 있었음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감동적인 금등과 대포 방류 현장 영상으로 준비했습니다^^


    2달 간 지내온 가두리의 그물이 열리자 돌고래들은 나가지 않고 잠시 머뭇거리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물이 열리는 상황이 어리둥절했던 것일까요?

    가두리 밖으로 먼저 나간 돌고래는 대포였습니다. 하지만 금등은 갑작스러운 변화에 당황했는지 가두리 안에서만 빙글빙글 돌기만 했습니다.

    아주 오랜만에 개방된 환경을 마주하는데 적응이 필요했던 것인지 시간이 지나자 금등은 조금씩 가두리를 벗어나기 시작했습니다. 1시간 정도 가두리 안에 머물던 금등은 밖으로 나가 대포와 합류해 넓은 바다로 나아갔습니다.


    이번 금등과 대포의 자연방류는 20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냉동생선을 받아먹으며 사육되어진 쇼돌고래가 야생 적응훈련을 거치면 충분히 바다로 돌아갈 수 있음을 보여주는 매우 의미있는 일입니다.

    그동안 방류되었던 남방큰돌래는 제돌, 춘삼, 삼팔, 태산, 복순 등 총 다섯 마리입니다. 이들은 불법으로 포획되어 자연으로 돌아가기까지 3~6년이라는 비교적 짧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에 비해 사육기간이 훨씬 길었던 금등과 대포의 방류에 대해 우려도 있었지만 두 돌고래는 자연 적응훈련을 잘 소화하고 바다로 돌아가기 충분하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었습니다.

    앞으로 야생의 남방큰돌고래 무리와 합류하게 된다면 앞선 두차례 방류와 마찬가지로 성공적인 방류로 평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7마리의 남방큰돌고래가 자유를 되찾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돌고래의 자유를 원하는 목소리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에는 39마리의 돌고래가 수족관에 갇혀있습니다. 그중에는 2005년에 포획되어 현재까지 돌고래쇼에 이용되고 있는 마지막 남방큰돌고래 '비봉'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이들을 원서식처로,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최대한 바다와 비슷한 환경으로 돌려보낼 책임이 있습니다.

    카라는 앞으로도 새로운 돌고래가 수족관으로 들어오지 않도록 감시할 것이며, 현재 수족관에 남아있는 돌고래들이 자유를 찾는 그날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금등과 대포가 남은 삶을 자유의 바다에서 잘 살기를 바랍니다.



    돌고래를 바다로!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정책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