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길고 힘든 줄다리기였습니다. 구포 개시장 폐쇄 소식이 발표되고 나서 6월 4일 저희는 7월 1일 본협약을 앞둔 구포 개시장의 협약일 이전 조기 폐업과 개들의 구조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 드렸습니다. 이후 매일같이 상인들을 설득하고 한 마리의 동물이라도 도살로부터 구해 내고자 노력하는 시간들이 이어졌습니다. 개시장에 갈때마다 마주친 동물들 하나하나의 눈빛이 가슴에 비수처럼 꽂히는 나날들이었지만 저희들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피말리는 협상의 결과, 구포 전체 개시장 업소 17곳 중 7곳, 즉 40%가 넘는 업소가 지난 6월 21일부로 일체의 도살시설 및 장비를 봉인하고 조기폐업에 합의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에 따라 21일 당일부로 7개 업소에 계류중인 모든 개들의 소유권이 저희 단체들에 완전히 이전되었으며, 개들의 추가 반입도 바로 중지되었습니다. 지육의 판매도 협약일인 6월 21일 이후 만 3일간만 허용되는 조건이었습니다.
초복 이전 구포 개시장 폐쇄를 앞두고 있던 상황에서 이번 조기폐업의 성사는 이후 개식용 산업의 거점으로서 수많은 도살이 이뤄지던 재래 개시장은 물론 개농장 폐쇄에도 중요한 단서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 자부합니다. 생명인 동물들을 돈으로 매입하는 대신 어렵고 힘들지만 업소의 조기폐업을 유도함으로써 몇번이고 반복되었을 추가적인 개들의 도살을 선제적으로 막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젖이 늘어진 어미개, 사람이 좋아 쩔쩔매는 진돗개, 도살 업소 앞에 버려진 아기 동물들까지 구조된 동물들의 사연은 그 자체로 개식용 산업이 얼마나 비정하며 잔인한 것인지, 왜 한시라도 빨리 개식용이 철폐되어야만 하는지 생생히 보여줍니다. 구조된 개들의 소식과 7월 1일 부산시 북구청과 상인회간 구포 개시장 본협약이 성사되는 날까지 개시장 완전 폐쇄를 위한 저희 단체들의 활동 소식에 계속 귀 기울여 주세요.
끝으로 조기폐업이 성사되지 못하여 아스러져 가고 있는 나머지 업소의 개들을 애도하며 이 슬픔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대한민국에서 개식용 산업이 완전히 종식되는 그날까지 이 아픔을 기억하겠습니다.
2019년 6월 27일
동물권행동 카라, 동물자유연대,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HSI-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