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7일, 전북 완주군의 한 개농장에서 치료가 시급한 3마리의 개들을 구조한 것을 기억하시나요? 피부질환과 부어있는 생식기로 불편해 보였던 완식이, 다리를 다친 모양인지 뜬 장 안을 제대로 다니지 못했던 완염, 그리고 온몸의 반이 피부염으로 털이 빠진 완소. 이 3마리 모두 카라병원으로 이동되어 치료를 받은 후 위탁처로 이동되어 보호받고 있습니다. 현재 3마리의 근황을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먼저 완식과 완염의 구조 당일의 모습입니다.
뜬장 내 구석에서 웅크리고 있던 완식. 부어있는 생식기가 눈에 띄었다.
제대로 다니지 못하고 있었던 완염
구조되고 있는 완염
기본적으로 피부염이 있었고, 그간 사람에 의한 잔인한 행위를 봐 왔던 모양인지 매우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켄넬로 이동하기 위해 개들을 빼내는 일도 쉽지 않았지만, 켄넬로 들어간 후부터는 조용히 누워 차분히 있었습니다.
현재 완식과 완염의 모습입니다. 어떤 모습으로 지내고 있을까요?
왼쪽부터 완식과 완염
완식과 완염 모두 걱정과 다르게 심한 질병도 없었고 불편한 몸 없이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사람이 무서워서 다가가면 움츠리고 겁부터 먹습니다. 하지만 좋은 가정을 만나 마음을 열면 반려인을 누구 못지않게 사랑해 줄 것입니다.
그리고 가장 상태가 좋지 못했던 완소이의 당시 모습입니다. 심각한 피부염으로 1차 치료를 우선 받다가 저희가 온다는 소식을 듣고 돌봐주시던 시민께서 데려온 상황이었습니다. 완소는 당시 얼굴, 목, 배와 다리 부분이 피부염으로 털이 빠져 피부가 그대로 드러난 상태였고, 피부가 아파서인지 움직이지도 못하고 구석에 고개를 계속 파묻고 있었습니다.
구조 당일 완소의 모습
현재 완소는 어떤 모습으로 지내고 있을까요?
완소는 현재 내부 견사에 머물며 건강해진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활동가가 다가가자 아직은 사람이 두려워 구석으로 자리 잡았지만 그 전보다 훨씬 더 편안한 눈빛을 보내주고 있었습니다. 피부염으로 빠진 털들은 다시 자랐고, 괴로운 표정도 가신 완소의 모습에 기쁨을 느끼고 돌아왔습니다.
봄기운 완연했던 4월에 구조된 완식, 완염, 완소. 곧 죽을지도 모를 운명 속에서 하루하루 두려움에 떨며 살았을 이 개들은 이제 봄이 오면 그 따뜻함을 느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고통스럽게 만든 질병도 완쾌되었고, 친구들이 끌려 나가는 고통스러운 모습을 보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3,000여 개의 개농장이 존재하고 있고, 그 안에서 여전히 수많은 생명들은 썩은 음식물쓰레기를 먹으며 발바닥이 갈라지는 뜬장 속에 살고 있습니다. 어느 날 누군가가 와서 철장 밖으로 끌어내 고통스럽게 죽일 수도 있는 공포 속에서 방치된 채 살아갑니다.
모든 개들을 구조할 수 없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지만, 그렇다고 손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지금보다 더 많은 개들이 참혹한 상황을 벗어날 수 있도록 정책 개선을 강구하고, 우리사회의 개식용 철폐를 끌어내도록 고민하고 행동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