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복날이면 반복되는 잔혹한 누렁이 대학살을 막고자 초복인 2020년 7월 16일 시민과 단체가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동료 단체들과 청와대 앞에 모여 ‘개식용 금지’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고, 희생되어온 누렁이를 추모하며 개식용 금지의 필요성을 거리의 시민들에게 알리는 드라이브스루 집회를 주최했습니다.
장기화된 코로나19 사태의 원인이 중국 우한시 야생동물 고기 밀거래 시장으로 지목된 데에 따라 중국 정부는 지난 5월 야생동물의 거래뿐 아니라 목축법상 가축·가금의 목록에서 개를 제외하는 개식용 금지 계획안을 발표하였습니다.
국내 또한 불법 개 도살을 막기 위한 사회적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습니다. 2019년 서울시의 ‘개 도살 제로 도시’ 선언을 비롯하여 전국 주요 개시장이 폐업하였습니다. 청와대 역시 2018년 개식용 금지를 위한 국민청원에 대한 답변으로 “이제는 반려동물로 자리매김한 개를 축산법에서 제외할 때가 되었다”며 개를 가축에서 제외하는 축산법의 정비를 약속하였고, 지난 21대 국회에서는 소위 개식용 종식을 위한 트로이카 법안을 마련되기도 했습니다. 대법원도 지난 4월 개 전기도살이 사회 보편적 가치에 반하는 잔혹한 방법이자 동물 학대라는 사실을 만천하에 공표하였습니다.
그러나 개를 가축에서 제외하겠다는 청와대는 감감무소식이고 개식용 종식의 국민적 열망이 담긴 트로이카 법안은 휴짓조각이 되어버렸습니다. 매번 반복되는 정부와 국회의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변명에도 불구하고 주요 개시장의 연이은 몰락, 개식용 금지를 촉구하는 국민청원, 지치지 않는 개식용 종식 법안과 사법부의 판단에 이르기까지 개식용 금지를 향한 사회적 합의는 이미 끝났습니다.
이어 오후에는 동물권행동 카라와 동물자유연대가 주최하고 시민들이 함께한 ‘누렁이 대학살 항의’ 드라이브스루 집회가 마포 평화의공원 주차장에서 준비됐습니다. 평화의공원에서 시작된 차량 행렬은 홍대입구역과 서강대교, 여의도 등 서울 시내를 돌며 누렁이 대학살의 끔찍한 현실을 알렸고 수없이 희생되어야 했던 누렁이들을 추모하였습니다.
누렁이 영정사진 피켓과 ‘개식용 금지’ 깃발을 단 시민 참여자 20여 대의 차량이 오가는 인파로 붐비는 거리 곳곳을 누볐습니다. 주요 이동 지점에선 ‘동물학대 불법시설 개농장 폐쇄하라!’와 같은 피켓을 들고 길거리 일인 시위도 진행해 행인들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초복인 7월 16일은 21대 국회가 개원한 날이기도 했습니다. 지난 20대 국회에서 개식용 종식을 위해 개를 가축에서 제외하는 축산법 개정안, 동물의 임의도살을 금지하는 동물보호법 개정안, 동물에게 음식물 쓰레기 급여를 금지하는 폐기물 관리법 개정안이 발의되었으나 안타깝게도 20대 국회 임기 종료와 함께 자동 폐기되었습니다. 드라이브스루 집회 참가자들은 여의도를 차량으로 행진하면서 동물복지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개식용 근절을 위한 대책이 21대 국회에서는 반드시 마련되도록 목소리를 높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