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포 개시장 폐업 1년, 구조된 개들이 출국길에 올랐습니다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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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0-22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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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여 전 구포 개시장에서 구조된 개들이 출국길에 올랐습니다. 구포 개시장 폐업을 위한 협약식이 있던 2019년 7월 1일, 동물권행동 카라와 동료 단체들은 보신탕집 앞 뜬장 안에 갇혀있던 개들을 구해냈습니다. 그전까지 구포 개시장은 살아있는 개들이 뜬장에 전시되고 무참히 도살되는 곳으로 악명 높았습니다. 그러나 지자체와 상인회 간 협약으로 지난해 구포 개시장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으며 남아있던 개들은 무사히 구조되었습니다.

지난해 구포 개시장에서 구조된 개들은 총 86마리입니다. 뜬장을 벗어나 땅에 발을 내디딘 개들에게는 낯선 것 투성이였습니다. 사람의 손길도 무서워 피하던 개들을 위해 위탁보호소에서 사회화 교육이 이뤄졌습니다.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목줄 산책, 합사와 노즈워크 훈련 등을 꾸준히 진행한 결과, 개들은 웃음을 되찾았습니다. 살뜰한 보살핌으로 푸석푸석하던 털에도 윤기가 돌고 살이 부쩍 붙었습니다.



국내에서 중대형견의 입양이 쉽지 않아 개들의 해외 입양이 추진됐습니다. 지난해 8월부터 올 초까지 개들은 몇 차례씩 미국 출국길에 올랐고 해외 쉼터에서 가족을 새로이 만났습니다. 그리고 10월 22일인 오늘, 남아있던 45마리 중 44마리 개들도 가족을 찾기 위해 미국으로 출국하는 절차를 밟았습니다.

공항에 도착한 개들은 낯선 환경에 어리둥절해 했지만, 1년여 전처럼 사람이 마냥 무서워 짖거나 숨어들던 개들이 더는 아니었습니다. 오가는 사람이 반가워 꼬리를 좌우로 흔들어 캔넬을 통통 소리가 나도록 만드는 녀석도, 내미는 손등을 하염없이 핥는 녀석도 있었습니다. 활동가들은 먼 길을 떠나는 개들을 위해 물통과 사료를 캔넬에 부착했습니다. 그리고 소중한 구조견들 한 마리 한 마리가 저마다의 가족을 찾아가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캔넬마다 이름을 정성껏 적어 주었습니다.






45마리 중 남은 한 마리인 오소리는 오늘 출국 대신 카라 더봄센터에 입소했습니다. 홍역에 걸린 채 구조된 오소리는 부산 회원님들의 극진한 보살핌으로 병을 이겨냈지만 후유증으로 틱장애가 남았습니다. 놀라거나 추워지면 경련을 일으키기도 하는 오소리가 염려스러워 활동가들은 더봄센터에서 더욱 살펴보며 돌볼 예정입니다.



잔인한 개 도살이 끊임없이 반복되는 도살장과 재래 개시장이 폐쇄되어야 동물학대의 고리도 끊어질 수 있습니다. 카라는 무법지대인 개식용 산업 현장에서 희생되는 한해 100만 마리 이상 개들이 고통에서 벗어날 때까지 철폐 활동을 계속하겠습니다.

개식용 종식 활동과 더불어 구포 구조견들이 따뜻한 가족 품에서 행복한 삶을 이어가도록 함께 응원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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