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도사견에 대한 인식은 “투견”, “사납고 큰 누런 개” 정도입니다. 주위에서 직접 만날 볼 기회가 매우 드물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러한 맹목적인 인식이 보편화 된것도 무리는 아닐것입니다.
도사견들을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곳은 “개농장”, “도살장”, “개경매장” 입니다. 가장 비참하고 처참한 곳에 늘 도사견이 있습니다. 수많은 개농장, 도살장 현장을 직접 발로 뛰는 카라의 활동가들에게는 도사견은 낯선 개가 아닙니다. 체구가 작은 개들도 저마다 성격이 제각각 다르듯이, 카라가 만난 도사견들도 얼핏 비슷해 보일지 모르지만 성격과 외모가 모두 다릅니다.
우리가 도사견을 접할 기회가 없었던 것처럼, 이들도 자신을 아껴주는 사람을 만날 기회가 없었습니다. 대부분 개농장의 뜬장에서 태어나 썩은 잔반을 먹으며 어디론가 팔려가거나 다른 개들이 눈앞에서 죽어나가는 것을 지켜보는 삶을 산 이 개들에게 사람이란 우리가 도사견에 대해 가진 인식과 마찬가지로 “사납고 무서운 존재” 일 것입니다.
사람에 대한 두려움은 “공격성” 또는 그 반대로 “위축성” 으로 드러납니다. 공격성은 대개 자신을 지키기 위한 방어 수단으로서의 공격성입니다. 위축성은 두려움이 큰 나머지 회피하고 움츠러드는 기질입니다. 개농장이나 도살장에서 만난 도사견들은 공격성을 가진 도사보다는 위축되어 있는 도사들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그들의 큰 몸집 또한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인위적으로 교배시킨 강제교배의 결과입니다. 커져버린 몸집도, 공격성을 보이거나 위축성을 보이는 기질도 모두 사람이 빚어낸 욕심의 산물인 것입니다.
2020년 12월, 설문동 도살장에서 카라에의해 구조된 일도와 어푸는 사람을 좋아하고 다른 개들과의 친화력도 좋은 도사견입니다. 잔인한 도살장에서 구조되었지만 사람에게 의지합니다. 산책에 신나하고 다른 개들과 장난치고 노는 것을 좋아하는 것은 여느 개들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열악한 환경에서 얻은 질병 치료 중에도 온전히 사람의 손길에 몸을 맡길 때에는 오히려 어지간한 개들보다도 순한 모습을 보여 더욱 측은한 마음을 자아냅니다.
길고 커다란 발로 겅중겅중 잔디밭을 뛰고, 간식을 손에든 활동가 앞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기다려”를 하는 모습은 너무나 사랑스럽기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