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가 다 드러난 다리로 절뚝이며 급식소에서 밥을 얻어먹던 길고양이 한 마리. 피부와 근육이 다 썩어 다리를 끌고 다니면서도 눈빛은 형형했던 고양이, '만수'가 구조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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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 뒷다리를 아예 딛지도 못하는데다 다른 한 쪽 뒷다리도 비슷하게 괴사가 진행되고 있던 만수. 그 몸으로도 사람이 다가오면 도망다녔고, 사람이 없을 때 급식소에 와서 밥을 먹으며 배를 채웠습니다.
만수가 나타난 곳은 재개발지역 인근 길고양이 급식소입니다. 원래 야생성이 강한 것인지, 통증 때문에 경계가 더 심해진 것인지 아무리 포획틀을 설치해도 만수는 잡히지 않았습니다. 결국 만수를 건물 구석으로 몰아 포획장비로 만수를 구조할 수 있었습니다.
뼈가 다 드러난 다리는 완전히 괴사되어 패혈증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생명이 위독할 수 있어 바로 응급처치 후 다리 절단수술을 진행했습니다. 다른 한쪽 뒷다리도 상태가 안 좋아보이기는 마찬가지지만, 미세하게나마 신경이 살아있는 것으로 보여 일단 치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여느 고양이라면 진작 쓰러졌을지도 모르는 아픔 속, 삶에 대한 애착이 만수를 살려냈을 것입니다. 하지만 끔찍한 몸 상태로 인해 예후가 그리 좋지는 않습니다. 절단한 다리 쪽에서는 골수염이 관찰되고 있고, 또 다른 한쪽 다리도 잘 치료될지 장담할 수는 없고 우선은 절단을 보류한 상태일 뿐입니다. 지금은 24시간 동물병원에 입원해서 치료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장애 있는 동물은 그냥 안락사를 하고, 그 비용으로 다른 동물을 도우라고 합니다. 살아있는 장애묘나 장애견들도 삶이 힘들 것이라고요. 하지만 만수가 살아주기만 한다면 그 애도 존엄한 생명으로서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카라가 보호하고 있는 동물들, 미라클이나 길남이, 자람이나 루짱이 같은 아이들처럼요.
만수의 다리에 장애는 남겠지만 카라의 후지마비 고양이들 미라클, 길남이 등과 같이 만수도 강한 생명력으로 버텨내 줄거라 믿고 있습니다. 한쪽 다리가 산다면 만수는 점프를 할 수도 있겠죠! 만수가 이 고비를 견뎌낼 수 있도록 끝까지 응원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