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 인천공항 화물청사 인근에서 다친 채 발견된 영도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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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0-22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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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의 고통을 홀로 견디고 있던 3개월령 아기 고양이

10월 22일 카라 활동가들은 구포 구조견들의 해외 입양길 배웅을 위해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당일 출국 예정인 44마리 개들 모두 더 나은 삶을 시작한다는 희망과 기대에 부풀어 있던중 활동가들은 현장에서 예기치 못한 제보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공항 인근에 죽어가는 고양이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시민이 가리킨 정자 아래로 가니 상자와 참치캔 하나가 놓여 있었고, 상자 안에는 작고 노란 고양이가 얼굴을 파묻고 힘없이 누워있었습니다. 조심스럽게 살펴보던 활동가들은 고양이의 엉덩이 부위에 구더기가 가득한 상태를 보며 심각한 상황임을 직감했습니다.




정자 주변에 있던 사람들에게 경위를 물어보니 이틀전 고양이가 교통사고를 당했고, 누군가가 저렇게 박스에 넣어 줬다고 했습니다. 활동가들은 조심스럽게 고양이를 꺼내 병원으로 곧장 이동하였습니다. 영종도에서 구조한 고양이라서 '영도'란 이름을 붙여주며 무사히 치료받고 건강해지기를 기원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가혹했습니다. 3개월령으로 추정되는 영도의 상태는 예상보다 심각했습니다. 뼈만 앙상한 상태의 아기 고양이는, 사고로 인한 것인지 뒷다리가 골절되어 있었고, 깊게 파인 다리의 상처와 생식기에서 구더기가 끊임없이 나왔습니다. 이런 상태라면 이미 장기 속까지도 구더기가 많을 것으로 보였습니다.




긴급조치에 들어간 영도를 바라보며 활동가들은 안타까운 마음에 구더기를 하나하나 뽑아내면서 늦은 밤까지도 영도를 돌보았습니다. 모두가 영도의 빠른 회복을 간절히 바랐습니다. 그러나 영도는 다음날인 23일 새벽 고양이별로 긴 여행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너무도 작았던 영도가 시린 바람을 맞으면서 교통사고의 고통속에 홀로 하루 하루 버텼을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픕니다. 하루라도 빨리 병원으로 가서 치료를 받았다면 구더기가 상처를 파고 들어가는 고통도 덜고, 목숨도 살릴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움만 커져갑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도심 속 길 위에서 작은 이웃들이 살아갑니다. 그러나 그들의 삶은 녹록하지 않지요. 길 위를 다니면서 차에 치이는 일은 물론 혐오스럽다며 헤코지를 당하는 일도 다반사입니다.

그러나 동물들은 어디가 아픈지, 무엇이 억울한지 하나하나 호소할 수 없는 사회적 최약자입니다. 위기에 처한 동물을 외면하지 않고 조금 더 세심하게 살펴보는 사회가 된다면 이렇게 허망하게 잃는 생명도 줄어들 것입니다. 영도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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