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가 매일 이어지던 7월 초, 고양이 '낭고' 는 5일 동안이나 8층 높이 아파트 외벽에 고립되어 굶주림 속에 내리는 폭우까지 맞으며 견뎌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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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 삼성동 우*** 아파트 외벽에 치즈 고양이 한 마리가 발견된 지 이미 여러 날이 지난 상황이었지만, 강남구청도 해당 아파트 관리사무소도 죽음의 위기에 처한 동물에 대해서는 해결책을 찾아 보려는 노력은 없었습니다. 강남구 119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없었습니다.
동물이 죽을 수도 있을 것 같으니 조치를 취해달라는 목격자의 연락에 관리사무소는 "동물보호단체에서 처리할 일" 이라고 되려 제보자에게 고함을 쳤습니다.
절박했던 목격자가 강남구청 동물관리팀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지자체에서는 인위적으로 길고양이를 포획하여 키우지 않으며, 다만 부득이 생명이 위독한 길고양이 경우 인도적 차원으로 최대한 고통에서 해방시키고자 안락사가 필요할 때만 데려가고 있다" 는 엉뚱한 내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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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을 제보받은 카라에서 급히 해당 아파트에 찾아 갔으나, 고양이가 고립된 위치와 연결된 세대에서는 고양이 때문에 며칠간 문을 열 수 없었다고 오히려 본인들이 피해자라고 호소할 뿐 구조 작업 진행에는 협조할 의지가 전혀 없어 보였습니다. 구조는커녕 해당 세대는 8층 높이 외벽에 고립된 고양이를 쫓겠다고 소독약까지 뿌려 놓은 상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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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까지 다시 내리는 상황에서 다급해진 활동가들은 각 세대를 직접 찾아가 협조를 요청했습니다. 다행히 고양이가 고립된 위치의 바로 옆집에서 문을 열어 주었습니다. 상황을 알게 된 옆집에서는 카라 활동가들이 베란다를 이용하여 구조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었습니다. 오랜 기다림 끝에 고양이는 먹이 냄새를 맡고 카라에서 설치한 포획 틀에 안전히 들어가 주었습니다.
'낭고' 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병원으로 이동하여 검사를 진행한 결과, 낭고는 아직 1살도 채 되지 않은 6~7개월령 수컷 고양이로 체중이 고작 2.3kg밖에 안 될 만큼 몸이 많이 마른 상태였습니다.
강남구청 동물관리팀은 팀장을 포함하여 총 7인의 담당자가 근무하고 있지만 한 차례 현장에 나와서 둘러본 뒤로는 관리사무소에만 역할을 맡겼을 뿐 최종적으로 해당 위기 동물이 안전히 구조되었는지는 확인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각 지자체는 동물보호 사무를 처리하는 소속 공무원 중에서 '동물보호감시원' 을 지정하게 되어 있으며, 동물보호감시원은 '동물의 보호와 복지 증진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여야 한다' 고 법률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강남구청은 위기에 처한 동물에 대한 제보를 받고도 동물보호법 및 동물보호감시원의 의무에 맞지 않는 무책임한 답변만 민원인에게 보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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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 동물을 보호하고 관리할 의무가 있지만, 위기 상황에 놓인 동물에 대한 해결은 마치 시민 개인이나 혹은 카라와 같은 시민단체의 몫인 것처럼 여겨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강남구청 동물관리팀이 동물 보호에 의무를 다하고 '낭고' 와 같은 위기 동물 민원에 이번과 같이 무책임한 태도로 대응하지 않도록 적극적인 항의 의견을 전달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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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신문고 민원 접수 : www.epeople.go.kr 민원신청 > 일반민원 > 민원발생지역 : 강남구 삼성동
- 동물관리팀 업무 총괄 : 최효정 팀장 02-3423-5516
- 낭고 민원 대응 담당자 : 김성한 주무관 02-3423-5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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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고는 병원에서 탈수 관련 처치와 진드기 치료를 받은 뒤 퇴원하여 현재는 카라에서 지내며 입양 가족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낭고 소식은 또 전하겠습니다. 낭고에게도 많은 응원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