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 평생을 닭장에 방치되었던, 1.8kg의 작은 성묘 ‘주미’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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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3-27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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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 카라 활동가들은 평창 마을 지원 사업 중 닭장에 갇혀있던 길고양이들을 발견했습니다. 한 평 정도 되어 보이는 닭장의 바닥은 대소변으로 가득 차 있었고, 추운 겨울에 고양이들을 지켜주기에는 부적합했습니다. 닭장에 갇힌 고양이들은 그간 보호자가 급여해 주는 개사료 만으로 살아온 탓에 많이 야위어 있었습니다. 육안으로 관찰하기만 해도 대체로 상태가 좋지 않던 고양이들 중, 가장 작은 고양이 한 마리가 유독 눈에 밟혔습니다.


새끼인 줄 알았던 작은 고양이 '주미'는 1살이 훌쩍 넘은 성묘라고 했습니다. 귀에 탄광처럼 까맣게 굳은 귀지가 가득했고, 몸에는 지방이라고는 관찰하기 어려웠습니다. 카라 활동가들은 '주미'를 구조해 서울로 이동했습니다. 검사 결과, 암모니아 수치가 너무 높았고 엑스레이 사진상 위까지 변이 가득 차 있었습니다.



닭장 바닥이 대소변으로 가득해 적합한 화장실을 찾을 수 없었던 주미는 대변을 보는 것을 어떻게든 참아 온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장이 무기력해져 자발적인 분뇨가 어려워졌고, 그 악순환으로 다시 변이 가득 차고, 사료 섭취도 줄어든 것으로 보입니다. 또 평생 먹어온 개사료에는 고양이에게 필요한 영양소가 부족했을 것이고요.




병원에 입원한 주미는 약을 먹으면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또 곰팡이로 꽉 막힌 귀도 깨끗이 제거했습니다. 지금은 퇴원 후 더봄센터로 이동해 정성스러운 돌봄을 받으면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아직 사람 손을 타지 않고, 약을 복용하고 있어 더봄센터 준비실에서 지내고 있지만, 모쪼록 우리가 위험하지 않은 존재임을 이해하고 마음을 열어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한편, 주미와 함께 있던 길고양이들은 중성화 수술 후 마당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중입니다. 보호자 분은 고양이들이 약을 먹고 죽을 것을 염려하여 닭장에 고양이들을 가두고 키우신 것일 뿐, 다른 악의는 없었습니다. 보호자 분은 카라 활동가들의 설득대로 고양이 전용 사료를 사서 급식소에서 먹이고 있다고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평창의 길고양이들도, 주미도, 춥고 지저분했던 과거는 뒤로 하고 언제나 늘 봄날처럼 따뜻하고 자유롭게 지낼 수 있기만을 바랍니다. 닭장에서 벗어나 새 삶을 꿈꾸는 주미를 함께 응원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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