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지역 길고양이에게 생명을]④ 인근 대규모 공사현장에서 들려오는 안타까운 생명의 절규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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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3-17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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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삶의 보금자리와 아늑한 쉼터를 의미하던 '집'. 하지만 오늘날 한국에서 집은 잠시 머물다 떠나는 곳이거나 투기의 대상입니다.
재개발은 한편으로는 부동산 투기 바람 속에서, 다른 한편으로는 도심으로 모여드는 사람들에게 좀더 나은 주거환경을 제공하고자 끊임없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주'가 불가능하고, '공사'가 뭔지 모르는 길 위의 동물들에게 재개발은 삶의 파괴요, 죽음을 의미하는 대재앙입니다. 특히 한 곳을 터전으로 삼는 영역동물이면서 인간 곁에서 오랜동안 머물러온 길고양이들은 어떨까요?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전국 2,052개 구역에서 재개발과 재건축 정비사업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는 재개발로 죽음의 벼랑끝에 서게 된 모 지역 길고양이들에게 공사의 위험을 알리면서 터전을 옮겨야 한다는 절박한 신호를 주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해당 지역의 여러 스테이크홀더(관련자)들을 중심으로 재개발 지역 길고양이의 생명을 살리는 작업이 착수됐습니다.
이번 활동이 생명을 존중하는 재개발 사업의 좋은 사례가 되어 제도적 대안을 모색해 보자는 취지로 관련 글을 지속적으로 게시합니다. 

[재개발 지역 길고양이에게 생명을①] 모두가 떠난 황량한 곳을 떠나지 못하는 생명 – 지난 글 보기

[재개발 지역 길고양이에게 생명을②] 공사 앞둔 지역 길고양이를 돕기 위한 원칙 수립 및 아픈 고양이 구조 개시 - 지난 글 보기

[재개발 지역 길고양이에게 생명을③] 길고양이 질병치료와 TNR, 쉘터 지원이 시작되다 - 지난 글 보기
 

저희들이 아직도 여기에 남아 있어요.

고양이들은 좀처럼 자신이 살던 지역을 떠나지 못한다. 고양이들이 떠나가려면 어딘가 지금 사는 곳보다 좀 더 나은 곳, 자신의 생존을 보장받을 수 있는 곳을 원한다. 이런 곳에 대한 정보가 없는 고양이들은 그저 열악한 환경을 견디고 있을 뿐, 감히 떠나지 못하는 것이다. 급작스러운 재개발 지역 고양이들 대부분이 이렇게 벼랑 끝에 내몰린다.

재개발은 대개 넓은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곤 합니다. 이 지역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카라와 지역 자원봉사단의 길고양이 이주를 위한 활동이 이어지는 곳과 조금 떨어진 다른 지역. 이곳은 이미 공사가 시작된 지 한참 되어서 이미 현장에서는 중장비 굴착 작업이 한창진행중이었고, 까마득한 깊이의 구덩이들이 파여 있었습니다. 고양이들이 더이상 은신할 곳은 전혀 없어 보였습니다... 설마 이런 곳에서 생명이 아직 살아 있기란 불가능에 가까워 보일 만큼 황량하고 무서운 광경이었습니다. 고양이들은 모두 정말 이곳을 떠났거나 아니면 이미 안타깝게 희생되고 만 걸까요...?

 이곳에서는 20~30여 마리의 고양이들이 끝까지 현장을 떠나지 못하고 최후의 건물 하나가 헐릴 때까지 그곳에서 사료와 물을 공급 받았었다고 합니다. 공사 현장에 계신 분들께 수소문하니 많게는 대여섯 마리, 적게는 서너 마리의 고양이들이 공사장 출입문 쪽에서 여전히 목격된다고 했습니다. 출입문 바깥은 곧장 위험한 찻길이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가장 최근, 아니 현재도 이 길고양이들을 보살피고 있는 분의 말씀에 따르면, 여전히 여러 마리의 고양이가 그곳을 떠나지 못하고 예전의 밥자리로 먹이를 구하러 온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이 고양이들을 구하기 위해 혼자 고군분투 해오신 또 한 분의 제보자. 고양이 밥을 주시던 분들 모두 다 슬프고 힘들다며 떠나갔지만 차마그럴 수 없었던 제보자분은 그동안 최선을 다해 오셨습니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의 방법을 찾지 못하겠다며 카라에 이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문의해 오신 것입니다.

정말 이렇게 열악한 환경에서도 고양이들이 이곳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면, 그것은 고양이들이 정말 오갈 데가 없고 또 이곳을 빠져나갈 방법을 전혀 모르기 때문입니다. 공사가 한창인 재개발 현장에 여전히 동물들이 살아 떠나지 못하고 있다가 그대로 죽어간다면... 다만 우리가 그것을 여태까지 몰랐을 뿐이라면... 이번 기회에 사실이 어떤지 반드시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판단되었습니다. 문제가 있는지, 있다면 어떤 유형의 문제인지, 또 규모는 어떤지 알아야 해결 방법을 논의라도 해볼 수 있으니까요. 감당하기 두려운 현실이지만 카라는 이곳의 사실도 알아보기로 하였습니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