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지역 길고양이에게 생명을]⑤ 재개발 조합의 도움으로 건설사와 만나 협의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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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3-25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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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808
<전문>
삶의 보금자리와 아늑한 쉼터를 의미하던 '집'. 하지만 오늘날 한국에서 집은 잠시 머물다 떠나는 곳이거나 투기의 대상입니다.
재개발은 한편으로는 부동산 투기 바람 속에서, 다른 한편으로는 도심으로 모여드는 사람들에게 좀더 나은 주거환경을 제공하고자 끊임없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주'가 불가능하고, '공사'가 뭔지 모르는 길 위의 동물들에게 재개발은 삶의 파괴요, 죽음을 의미하는 대재앙입니다. 특히 한 곳을 터전으로 삼는 영역동물이면서 인간 곁에서 오랜동안 머물러온 길고양이들은 어떨까요?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전국 2,052개 구역에서 재개발과 재건축 정비사업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는 재개발로 죽음의 벼랑끝에 서게 된 모 지역 길고양이들에게 공사의 위험을 알리면서 터전을 옮겨야 한다는 절박한 신호를 주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해당 지역의 여러 스테이크홀더(관련자)들을 중심으로 재개발 지역 길고양이의 생명을 살리는 작업이 착수됐습니다.
이번 활동이 생명을 존중하는 재개발 사업의 좋은 사례가 되어 제도적 대안을 모색해 보자는 취지로 관련 글을 지속적으로 게시합니다.  
[재개발 지역 길고양이에게 생명을①] 모두가 떠난 황량한 곳을 떠나지 못하는 생명 – 지난글 보기 
[재개발 지역 길고양이에게 생명을②] 공사 앞둔 지역 길고양이를 돕기 위한 원칙 수립 및 아픈 고양이 구조 개시 – 지난글 보기
[재개발 지역 길고양이에게 생명을③ ] 길고양이 질병치료와 TNR, 쉘터 지원이 시작되다 – 지난글 보기
[재개발 지역 길고양이에게 생명을④] 인근 대규모 공사현장에서 들려오는 안타까운 생명의 절규 – 지난글 보기

재개발 현장의 모습들. 중장비가 쉴새 없이 오고가며 건물을 부수고 위험한 잔해들이 공중에서 떨어진다. 건축물 잔해가 제거된 이후에는 땅파기 공사와 본격적인 건설 작업이 개시된다. 이곳에서 어떤 생명도 생명을 유지할 수 없다. 동물들에게 재개발은 초강력 지진 발생과 동일한 재난이다.



인근 재개발 지역에서는 지난해에 공사가 시작되었습니다. 고양이들이 은신하고 밥을 먹던 최후의 건물이 얼마 전 최종적으로 헐림으로써 이제 이 지역에는 건설사의 가건물 이외에는 허허 벌판이 되고 말았습니다.

공사현장은 삼면은 넓은 차로로, 나머지 한 면만 작은 공터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고양이들이 급식을 받던 건물은 공사장 바깥의 공터에서 흙이 파헤쳐져 위험한 공사장을 끼고 직선거리로 최소 200미터, 최대 350미터 이상 떨어져 있습니다. 찻길 하나 건너 다른 동네까지는 더 멉니다. 공사장을 가로질러 급식소로 가는 길 곳곳에는 깊게 파인 구덩이와 높이 쌓인 흙무더기, 그리고 중장비가 즐비합니다.


고양이들이 정말 흙무더기뿐인 이 공사장에 은신하고 있다면, 빠른 시간 안에 이들을 어떻게든 구할 방법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아무 곳으로도 가지 못하고 갇힌 것과 다를 바 없는 고양이들이고 떠날 깜냥도 되지 못하는 녀석들이기 때문에 이제 와서 이 고양이들을 단기간에 다른 곳으로 유도할 수 있는 방법도 없습니다.

카라는 재개발 조합에 이 고양이들을 보호할 방법을 함께 찾기 위한 건설사와의 미팅 주선을 호소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재개발 조합에서는 카라의 요청을 받아들여 건설사와의 미팅이 가능하도록 배려해 주었고, 불쌍한 동물을 위해 건설사에서 가능한 한 많은 도움을 줄 것도 부탁해 주었습니다.

다행히 건설사에서도 동물들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이 건설사에서 수용 가능한 것이라면 최대한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보여 주었습니다. 카라에서는 동물들을 최대한 많이 구하도록 하면서 공사 현장의 안전을 도모할 수 있는 방법으로서 건설사 가건물 뒷편에 고양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계류장 설치를 수용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현장 확인과 협의를 통하여 최종적으로는 건설사 가림벽을 한쪽 벽면으로 하여 고양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임시 계류장 설치를 건설사에서 동의하셨습니다.

 

이 녀석들은 자신들의 삶터가 이미 완전히 파괴되었는데도 거기를 떠나지 못하고 있었다. 이곳을 떠나 살 방도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밤이 되면, 그동안 자신들을 돌봐주던 분에게 먹이를 얻어먹기 위해 위험한 공사현장 어디엔가 숨어있던 녀석들이 나타난다. 스스로 생존할 방법을 모르는 불쌍한 녀석들에게 누군가는 도움의 손길을 뻗어야 한다.

 

 

카라와 건설사의 협의에 따라 공사장을 떠나지 못한 고양이들 가운데 포획 구조되는 녀석들은 약 3개월 동안 계류장에서 머물면서 먹이와 쉘터를 제공 받게 될 것이고, 이후 3개월 동안은 공사장쪽이 아닌 반대쪽 공터 방향으로 확산해 나갈 수 있도록 인근 지역에서 먹이를 공급 받게 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