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삶의 보금자리와 아늑한 쉼터를 의미하던 '집'. 하지만 오늘날 한국에서 집은 잠시 머물다 떠나는 곳이거나 투기의 대상입니다.
재개발은 한편으로는 부동산 투기 바람 속에서, 다른 한편으로는 도심으로 모여드는 사람들에게 좀더 나은 주거환경을 제공하고자 끊임없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주'가 불가능하고, '공사'가 뭔지 모르는 길 위의 동물들에게 재개발은 삶의 파괴요, 죽음을 의미하는 대재앙입니다. 특히 한 곳을 터전으로 삼는 영역동물이면서 인간 곁에서 오랜동안 머물러온 길고양이들은 어떨까요?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전국 2,052개 구역에서 재개발과 재건축 정비사업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는 재개발로 죽음의 벼랑끝에 서게 된 모 지역 길고양이들에게 공사의 위험을 알리면서 터전을 옮겨야 한다는 절박한 신호를 주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해당 지역의 여러 스테이크홀더(관련자)들을 중심으로 재개발 지역 길고양이의 생명을 살리는 작업이 착수됐습니다.
이번 활동이 생명을 존중하는 재개발 사업의 좋은 사례가 되어 제도적 대안을 모색해 보자는 취지로 관련 글을 지속적으로 게시합니다.
[재개발 지역 길고양이에게 생명을①] 모두가 떠난 황량한 곳을 떠나지 못하는 생명 – 지난글 보기
2015년 12월23일 첫 현장 조사 이후, 카라는 재개발 지역 길고양이 제보자분과 미팅을 가졌습니다. 자원봉사자로 지속적으로 활동하겠다는 제보자분의 굳은 의지를 확인하고나서 카라는 제보자분에게 길고양이를 살리기 위해 힘써 줄 다른 자원봉사자분들을 모아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제보자분이 자원봉사자들을 모으는 동안 카라는 재개발 지역 길고양이 보호 활동과 관련된 스테이크홀더(관련자)들을 확인하고 접촉하기 시작했습니다.
2016년 1월 12일 드디어 재개발 조합 사무실에서 카라와 자원봉사단 단장, 재개발 조합측의 만남이 성사되었습니다. 이 자리에는 관할 구역 관공서 동물보호 담당관들도 배석하여 길고양이도 동물보호법 적용 대상으로서 고통스러운 죽음에 직면하게 해서는 안되며, 재개발시에도 이들의 생명이 고려되어야 한다는 원칙, 그리고 길고양이 보호방안 도출시 TNR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점을 천명해주었습니다. 카라는 재개발 사업에서 생명 파괴가 없어야 한다며 스테이크홀더(관련자)들의 협력을 요청하는 자료를 발표했습니다.
스테이크홀더(관련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확인된 협력 내용
스테이크홀더(관련자) |
역할 |
관할 광역자치단체 |
1) TNR 정책 재확인과 재개발 조합 및 기초자치단체에 협조 요청 2) 동물보호법에 의거 동물을 고통스러운 죽음에 직면하게 해서는 안된다는 원칙 재확인 3) 관할 자치단체 담당관에 협력 요청 |
관할 기초자치단체 |
1) 재개발 공사시 동물의 고통과 상해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가림벽 설치, 건물 철거, 폐기물 처리시 동물단체의 의견이 존중되도록 중재 2) 단지 내 길고양이 구조 작업 지원- TNR |
재개발 조합 |
1) 가림벽 설치시 동물단체의 의견 반영 - 가림벽 설치 방법 및 순서 2) 건물 철거시 지하실에서 길고양이들이 빠져 나올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 후 철거 시행에 동의 |
자원봉사단 단장 |
1) 개인 활동가로서 동물단체와 협력하여 먹이주기 및 관찰 활동 수행 2) 자원봉사자들의 다양한 요구사항을 정리하고 단체 활동의 한계 및 목적을 알리고 중재 |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
1) 길고양이 보호를 위해 필요한 정보와 질병치료 내외부 기생충 구제 등 의료지원, TNR 지원, 쉘터지원, 관과의 협력 지원 2) 이 사례가 관청, 재개발 조합, 자원봉사자, 동물단체 그리고 동물들에게도 좋은 전례가 될 수 있도록 협의체의 중심 역할 수행 |
우선 실행 결정 내용
1) 지하실과 위험지역에 은신하는 고양이들을 인근 안전지역으로 유도하기 위한 자원봉사단의 밥자리 옮기기 활동
2) 지하실과 위험지역 은신처를 대신할 수 있도록 고양이들의 쉘터 설치
3) 구내염 등 치료가 급한 길고양이에 대한 치료 우선 실시 및 중성화 병행
4) 자원봉사자 리스트 구성 및 재개발 단지 내 출입권한 부여
5) 현재 지역내 50% 정도인 TNR 비율을 90% 이상으로 상향
열악한 지하실에 숨어 있는 고양이들 - 건물이 헐리면 이 고양이들은 어디로 가야 할까?
카라에서는 길고양이들의 복지 확보를 최우선으로 하여 이후 막대한 스트레스 상황에 처하게 될 고양이들의 보호를 위해 의료지원 및 보호 활동의 범위와 내용을 확정했습니다.
해야 할 일들이 산적한 상황에서 남은 시간은 얼마 없었습니다. 이제 확정된 활동 범위 내에서 시급히 진행해야 할 일들을 과감히 해 나가야 합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양보할 수 없는 한가지가 있습니다. 그것은 보듬어 줄 이 없는 이 생명들을 우리만은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그들의 생명의 가치를 최대한 존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카라에서는 위기에 처한 길고양이들을 위해 자원이 허락하는 한 최선의 의료지원 방침을 수립했습니다.
의료 지원 및 보호 활동의 세부 내용과 근거
활동 |
근거와 목적 |
적극적인 TNR |
-다가오는 발정기 개체 수 증가를 막음 -중성화를 통해 낯선 개체들과의 영역 싸움 피해 최소화 -미숙한 새끼와 임신 수유중인 어미의 피해를 최소화 -발정기 스트레스 및 수컷들의 싸움 방지 -먹이 의존도를 높임으로써 먹이를 이용한 안전지역으로의 서식지 이동에 도움 |
예방접종(범백, 칼리시, 허피스 + 광견병) |
-스트레스와 영역 이동 상황에서 질병에 대한 저항력 향상 -개체군 이동시 질병 발생 우려 감소 -개체군의 집단 면역 확보 -인수공통 전염병 예방으로 지역 공중보건 향상 |
구내염 등 질병치료와 내외부 기생충 구제 |
-구내염, 외상 등 고통을 초래하고 개체의 복지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질병을 치료함으로써 스트레스 저항력 강화 -구내염 전염 방지 -내외부 기생충 구제로 기초 건강 및 공중보건 확립 |
생존 가능성이 매우 낮은 고양이 입양 혹은 보호 활동 병행 |
-생존 가능성 희박한 어린 개체등 영역 이동 스트레스를 견딜 수 없을 것으로 추측되는 개체 구조 입양등 보호 -재개발지역내 고양이 개체수 감소와 개별 고양이 보호 -TNR 또는 질병치료 후 방사된 개체 및 입양 개체 전원에 대한 마이크로칩핑으로 개체 식별 및 개체수 파악 |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정책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