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없는 연말연시를 지나, 많이 늦은 궁디팡팡 캣페스타 후기를 들고 왔습니다. 궁디팡팡 캣페스타에서 만난 카라의 회원님들, SNS 친구 분들, 시민 분 모두 한 명 한 명 즐거운 행사였습니다 :)
궁디팡팡 캣페스타는 학여울역에 있는 SETEC에서 진행되었습니다. 해를 거듭할수록 규모가 커지는 박람회에 카라도 함께할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박람회장 천장에는 해피 컷팅 프로젝트(Happy Cuting Project)을 알리는 현수막이 대문짝만하게 붙어 있었습니다. 길고양이에게 밥을 내주시는 것 외에 어떤 도움을 줄지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TNR을 알리는 훌륭한 현수막입니다.
카라의 부스는 ‘공존의 진화’를 컨셉으로 했습니다. 시각적으로는 유인원에서부터 이족보행하는 생물로 진화하여 마침내는 무릎을 꿇고 앉아 고양이와 눈을 맞추도록 진화한 인류를 표현했죠.
카라는 고양이와 눈높이를 맞추는 사람, 진화의 최종 단계에 이른 인간을 호모 카투스(Homo Catus)라고 슬며시 주장해 봅니다. 호모 카투스는 인간의 학명인 Homo Sapiens와 고양이의 학명인 Felis Catus의 합성어입니다. 널리 알리고자 뱃지를 만들어서 팔았어요. 물론 수익금은 길고양이 돌봄 사업에 사용합니다. TNR, 쉘터 제작, 급식소 설치, 재개발 지역 대응 지원, 치료지원 등에 두루두루 쓰일 예정이에요.
뱃지 판매와 함께 TNR 스티커를 배포했습니다. 턱시도, 치즈, 올블랙. 이 중에 하나는 여러분 취향의 고양이었기를 바라면서요. 다만 스티커에 대해서는, 고등어나 흰둥이, 삼색이도 스티커를 제작,배포해 달라는 항의(?)아닌 항의도 받았습니다. 가능하다면 모든 종류의 길고양이 스티커를 만들고 싶은 마음, 카라나 케어테이커분들이나 모두 같다는 것을 진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은 가져가신 스티커 예쁘게 잘 쓰고 계신지 모르겠습니다. 여기저기 붙이셔서 이리저리 TNR에 대한 시각 홍보를 해 주시면 좋겠어요 :) 길고양이들의 개체 수 조절은 복지와 직결되는 중요한 지점이니까요.
‘나는 길고양이를 외면하지 않겠습니다’ 리플렛도 함께 배포했습니다. 리플렛에는 길고양이에 대한 상식과 TNR에 대한 안내가 적혀 있습니다. 숙련된 케어테이커들에게는 상식이겠지만, 이제 막 길고양이들에게 관심을 가지시는 분들께는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요.
‘인간, 어디까지 진화했냥?’ 하고 자가진단 판도 가져갔습니다. TNR 경험 있음, 길고양이 밥 줌, 고양이와 같이 삶, 고양이를 좋아함, 멀리서 바라봄. 이 다섯 가지 선택지 중에서는 ‘고양이와 같이 삶’에 대한 득표가 높았어요. 그 뒤를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것과 고양이를 좋아하는 선택지가 따랐습니다.
사실 자가진단판은 수요조사보다는 스스로의 ‘진화 정도’를 깨닫고, 길고양이 복지를 위해서 TNR이 가장 중요하다는 인식을 갖게 하는 장치에 가깝답니다. 이 자가진단판으로 인해 길고양이의 TNR을 결심하신 분이 있다면 참 좋을텐데요!
참, 카라는 대학 길고양이 동아리들의 연합인 ‘대학냥이’들과 부스를 반반 나누어 운영했습니다. 카라가 지원하고 있는 대학냥이 학생들은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굿즈를 야무지게 챙겨왔어요. 부스에 매달아놓은 가랜드의 귀여운 고양이는 학업과 아르바이트 등에 치이는 대학생의 심기불편한 삶을 반영한 듯 인상을 찌푸리고 있습니다.
대학냥이들의 수익금도 물론 비영리의 목적으로 쓰입니다. 교내 길고양이들의 사료값, 병원비 등등이죠. 아무래도 학생들이기 때문에 길고양이를 돌보는 것에 경제적으로 더욱 한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학생들의 ‘대학냥이’가 아주아주 유명해져서 후원금도 많이 들어오고, 그로 인해 대학 캠퍼스 내 길고양이들의 삶의 질이 보장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