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의 기로에서 구조된 '하리', 종양을 달고 다니던 '얼룩이', 두번의 아픔의 겪은 '레이'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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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6-08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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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삶'이 아닌 치열한 '생존'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위기의 동물들에게 손을 내밀어주신 분들의 구조사연을 공유합니다.



아파트 산책 중에 화단에서 고양이를 발견한 구조자분은 두 번 놀랐습니다. 처음에는 사체인 줄 알고 놀랐고, 사체인 줄 알았던 고양이가 간신히 얕은 숨을 쉬고 있다는 걸 알고 또 놀랐습니다. 숨은 쉬고 있었지만 피고름이 잔뜩 묻어있는 하체에는 파리와 개미가 들끓어 악취가 심했고, 인기척에도 눈을 전혀 뜨지 못한 채 고개를 살짝 들었다가 떨구어버렸습니다. 

급히 가까운 동물병원에서 검사한 고양이는 성묘임에도 불구하고 체중은 겨우 2.6kg에 불과했고, 위는 텅텅 비어있고 대장에는 손가락만 한 변이 보이는가 하면 자궁은 너무 커져 있었습니다. 의료진은 고양이의 모든 내장기관의 상태가 좋지 않고, 탈수증세에 혈액상태도 좋지 않아 살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지만, 구조자분은 이 고양이를 꼭 살리겠다고 마음먹고 '구하리'라는 이름을 붙여주었습니다. 하리는 자궁 속에 새끼가 사산을 하면서 자궁축농증이 생겼고, 태반이 썩어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아직 체력이 약했지만 수술을 하지 않으면 위험하기에 응급수술을 진행했고, 기적적으로 하리는 수술을 버텨냈습니다. 

수술 후에도 강제급여조차 삼키지 못해 코에 호스를 삽입해 음식물을 투여받는 하리는 퇴원 후 구조자분의 집에서 통원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퇴원 후에도 2주가 넘도록 코로 강제급여 받던 하리는 이제 조금씩 밥을 먹고, 2.1kg까지 떨어졌던 체중도 3kg로 늘어났습니다. 구조자분은 아주 조금씩이지만 회복되어가는 하리의 모습에 힘을 얻어 꾸준히 간호해주고 계십니다.



(퇴원 후 집에서 보호 중인 하리. 여전히 코로 강제급여를 하고 깡마른 모습이지만 아주 천천히 건강을 찾아가고 있다)


우연히 만난 길고양이들에게 물을 챙겨주는 것을 시작으로 길고양이 돌봄을 시작한 구조자분이 얼룩이의 모습을 제대로 본 건 돌보기 시작한 지 몇 달이나 지나서였습니다. 인기척만 들리면 숨기 바쁘던 얼룩이는 얼핏 보기엔 덩치가 크고 뚱뚱한 것으로 보였지만, 자세히 살펴보니 배에 주먹만한 무언가가 튀어나와 있는 것 같아보였습니다. 도저히 잡을 수 없어 뭔가 이상이 있다는 것만 아는 체로 또 어느정도 시간이 지났고, 그 동안 얼룩이의 배는 더 부풀어올라 배 부위를 땅에 질질 끌고 다니고 다리를 절며 사료도 제대로 먹지 못하는 정도가 되었습니다. 구조자분은 인터넷 카페에 도움을 청했고, 도움을 받아 포획틀 설치 4일만에 얼룩이를 구조했습니다.

얼룩이의 배에 있던 큰 덩어리는 유선종양이었고, 구내염에도 걸려 있었습니다. 종양제거수술과 발치수술을 받은 얼룩이는 퇴원 후 구조자분의 집에서 돌봄을 받으며 경계심을 많이 풀긴 했지만, 아직도 반려생활에는 적응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고양이를 처음 반려한다는 구조자분은 고양이에 대해 열심히 공부하며 평생을 책임져주시기로 했습니다. 


(배에 큰 종양덩어리를 달고 구조된 얼룩이. 종양 때문에 구조되었지만 구내염도 발병된 상태였다)


레이는 구조자분이 길고양이들을 돌보는 급식소에 작년 겨울에 새롭게 나타났던 고양이입니다. 레이를 구조해 입양보내기로 하고 구조를 준비하던 구조자분은 며칠 동안 레이가 모습을 보이지 않아 걱정하던 중에 유기동물 공고에 올라온 레이의 사진을 발견했습니다. 레이가 구조된 곳은 원래 지내던 곳에서 한참 떨어진 곳이었고, 교통사고를 닿애 다리가 골절되어 있었습니다. 설마설마 하는 마음으로 보호소에 가서 확인해보니 눈가에 상처가 있는 것까지 똑같은, 정말 레이였습니다.

자신의 밥자리 반경 50m를 벗어나지 않던 레이였습니다. 그런 레이가 몇 킬로미터나 떨어진 곳에서 발견된 건, 아마도 품종묘인 레이를 키우려고 데리고 갔다가 유기 혹은 유실한 것으로 추정되었습니다. 구조자분은 골절된 상태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레이를 구조했고 양쪽 뒷다리 모두 골절 수술을 받았습니다. 수술은 성공적이지만 정상적인 보행을 보장할 수 없고, 재활운동이 필요해 퇴원 후 구조자분이 임시보호를 하며 좋은 가족이 나타날 때까지 돌봐주고 계십니다. 



(왼쪽: 작년 겨울 구조자분의 급식소 주변에서 지내던 레이 / 오른쪽:골절 수술을 받고 입원치료중인 레이)



고통속에 위태롭게 생명을 이어오던 동물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새 삶을 살게 해주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하리, 얼룩이, 레이가 하루빨리 행복한 반려생활을 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시민구조치료지원의 2018년 총 예산은 100,000,000원으로 5월 31일 기준 총 54,514,900원이 지원되었으며 1~2분기 지원은 예산소진으로 마감되었습니다.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기획운영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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