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를 당한 '서구', 피부가 벗겨진 '둘둘이', 당뇨병을 앓던 '흰발이'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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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10-10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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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0

거리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삶'이 아닌 치열한 '생존'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위기의 동물들에게 손을 내밀어주신 분들의 구조사연을 공유합니다.


구조자분은 도로 나무 밑에 힘없이 쓰러져 있던 고양이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새벽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당장 고양이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습니다. 그곳에는 지칠대로 지친 고양이 한마리가 엉덩이와 온몸에 구더기가 가득한 채 누워있었고 구조자분을 보자마자 도와달라는듯 울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을 지체하면 살릴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고양이를 구조해 24시간 진료가 이뤄지는 병원으로 데리고 갔습니다. 밝은 곳에서 본 고양이의 몸은 끔찍했습니다. 엉덩이를 비롯한 온몸이 구더기로 뒤덮여 있었고 여러 곳의 뼈가 부러진 다발성 골절도 확인되었습니다. 아마도 교통사고를 당하고 몇날며칠을 앞발로만 움직이느라 생긴 엉덩이와 뒷다리 쪽의 상처에 구더가기 생긴 것 같았고, 탈진과 탈수도 심했습니다.

고양이는 털을 밀고 구더기를 제거한 후 어느정도 몸을 추스르게 되었을 때 골절수술을 받았습니다. 골절부분에 여러개의 핀을 박아야 하는 힘든 수술이었지만 다행히도 고양이는 수술을 잘 견뎌냈습니다. 구조자분이 '서구'라고 이름을 붙여준 고양이는 건강을 회복해가면서 애교도 많이 늘었습니다. 아마도 서구는 본래 사람을 좋아하는 애교많은 고양이였나봅니다. 본래의 모습과 성격을 되찾은 서구는 구조자분에게 입양되어 사랑받는 반려묘가 되었습니다.


(왼쪽: 구조 후 털을 밀고 구더기를 제거한 모습 / 오른쪽: 수술 후 본래의 모습을 찾아가는 중인 서구)


구조자분이 밥을 주며 돌보던 둘둘이가 한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다가 다시 밥자리에 나타났을 때는 옆구리에 큰 상처를 입고 있었습니다. 워낙에 손을 타지 않는 고양이여서 포획에 애를 먹었지만, 간신히 구조해 병원으로 데려갔습니다. 의료진은 둘둘이의 상처가 외상으로 상처를 입은 조직이 괴사된 것으로 진단하고 드레싱과 감염치료를 한 후 새 조직이 생겨나면 감염부위를 절제한 후 봉합수술을 하기로 했습니다. 자연치유 되기를 기대했지만 경과를 지켜보니 수술을 하지 않으면 오히려 더 악화될 수 있어 구조자분도 수술에 동의했습니다. 

수술을 마친 둘둘이는 퇴원 후 포획되었던 바로 그 자리에 방사되었습니다. 잠깐의 통원치료 기간 동안 구조자분의 집에 지낼 당시 심하게 흥분하며 경계했던 적이 있어 구조자분의 돌봄을 피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방사된 지 삼일 째 되는 날에 다시 나타났고 그 후로는 밥시간이 되면 미리 밥자리에서 구조자분을 기다리곤 합니다. 수술로 밀어낸 옆구리도 속털이 새로 나고 있고, 밥터 식구인 다른 고양이들과도 전처럼 사이좋게 잘 지내며 건강하고 씩씩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왼쪽: 옆구리에 10cm 정도의 큰 상처를 입고 밥자리에 나타난 둘둘이 / 오른쪽: 방사 후 다시 예전의 여유로운 길냥이의 모습을 되찾은 둘둘이)


흰발이는 구조자분이 밥을 주며 돌본 지 2년이 된 길고양이입니다. 덩치도 크고 밥을 주러 가면 밥을 달라며 보채면서도 곁을 내주지는 않던 고양이로, 구내염 증상을 보여 구조자분이 약을 먹이며 관찰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한 덩치를 하던 흰발이가 급격히 살이 빠지기 시작했고, 구조자분은 구내염 때문인 것 같아 집으로 데려와 돌보며 살을 찌우려고 했으나, 흰발이는 오히려 살이 더 빠지고 점차 식욕도 잃더니 나중에는 아예 누워만 지냈습니다. 만지거나 건드려도 반응이 거의 없는 심상치 않은 흰발이의 모습에 병원진료를 받아보니 흰발이는 심각한 당뇨에 걸려있었습니다. 

고혈당, 저칼륨, 백혈구 증가의 심각한 증세를 보이던 흰발이는 치료를 받으면서 조금 나아지는가 싶더니 결국 별이 되었습니다. 흰발이의 나이는 다섯살로 추정됩니다. 짧은 5년의 생 동안 험한 거리생활을 하며 살다가 중증질환에 걸린 흰발이가 안타깝지만, 평소 돌봐주던 구조자분의 곁에서 생을 마감한 것이 조금이나마 흰발이의 고된 삶에 위안이 되기를 바랍니다.  


(왼쪽: 구조 직전의 흰발이 / 오른쪽: 당뇨 진단을 받고 입원 치료중인 흰발이)



고통속에 위태롭게 생명을 이어오던 동물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새 삶을 살게 해주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시민구조치료지원의 2018년 총 예산은 120,000,000원이며
 서구, 둘둘이, 흰발이이 치료비 2,217,115원은 스마일게이트 희망스튜디오에서 지원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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