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의 고비를 넘기고 가족을 만난 길고양이 '동일이'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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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9-26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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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사의 고비를 넘기고 가족을 만난 길고양이 #동일이이야기



안녕하세요. 저는 대구에 거주하고 있는 길고양이 돌봄이입니다. 동일이는 제가 돌보는 많은 길천사들 중에 한 아이입니다. 동일이는 제가 사는 동네의 상가건물 근처에서 처음 만났었어요. 처음엔 화단에 숨듯이 밥을 주고는 했었지만.. 우연히 마음씨 좋은 미용실 사장님을 만나 그 미용실 앞에 밥자리를 두고 안정적으로 밥을 먹을 수 있게 되었었어요. 미용실 사장님도 동일이에게 간식도 주시고 물이 없으면 물도 채워주시며 동일이는 그렇게 고정 밥자리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동일이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밥을 먹는 모습이 다른 아이들과 달랐습니다. 항상 먹는 모습이 불편하게 보였고 다른 아이들보다 유달리 말랐었어요. 그러다 동일이가 겨울부터 감기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콧물이 범벅이 된 채로 나타나기 시작했어요. 평소에 다니던 동물병원에서 증상에 맞춰서 약을 계속 먹였고, 약을 먹을 때는 좋아졌다가 그러고 다시 나빠지고를 계속 반복했어요.

동일이를 볼 때마다 어떻게 해야 하나 막막하기도 하고 그래도 밥도 약도 잘먹어주는 동일이에게 참 고마운 마음이 계속되었습니다. 그러다 동일이의 상태는 좀 호전이 되는 듯 보였지만.. 일교차가 커지자 동일이의 건강상태가 다시 매우 나빠지기 시작했습니다. 평소에 보이던 콧물 증상을 넘어서.. 코가 헐은 것인지 혹은 코의 내부에서부터 나는지 모를 출혈이 보이기 시작했고 심한 눈곱과 눈의 막이 올라오고.. 먹는 것 마저 제대로 먹지 못하는 모습이 되었어요.

정말 더 이상은 동일이를 이렇게 고통스럽게 힘들게 약만 주며 둘 수 없었고, 제대로 된 치료를 받고 건강을 되찾게 해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그동안도 동일이를 치료받게 해 줘야겠다는 마음이 수 백 번도 더 찾아왔었지만, 이미 13마리의 아이를 구조하여 반려중인지라, 더 이상 아이를 보호할 여유가 없어 치료를 끝내고 동일이를 다시 방사해야만 하는데, 그것이 겁이 나서 심적으로 도망치고 있었습니다.



그런 마음에 동일이의 치료를 굳게 결심하지 못하는 찰나에 정말 감사하게도 동일이에게 안정적인 밥자리를 허용해주셨던 미용실 사장님께서 동일이의 치료가 끝나면 동일이를 품어주시겠다고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그간 동일이를 도와주지 못했던 큰 이유가 해결이 되자 더 이상 동일이를 구조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습니다. 그리하여 평소처럼 밥을 먹으러 미용실 앞으로 왔을 때 구조하게 되었습니다.

구조 즉시 제가 다니는 동물병원으로 동일이를 이동하였고, 동일이의 건강상태를 검사하게 되었습니다. 검사 후 담당 선생님과의 상담에서 저는 마음이 찢어졌습니다. 제가 그간 지켜봐온 동일이의 모습보다 훨씬 훨씬 더 안 좋은 상황이었습니다. 눈으로 보이는 모습은 콧물과 눈곱이 심하다는 것 이였는데, 이 뿐만이 아니라 동일이의 입과 혓바닥 한 중간에 자리 잡고 있는 커다란 염증. 

처음 만났을 때부터 불편한 듯 먹는 모습이 설염일 것이라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이뿐 아니라 간초음파에서 미약한 소간증이 발견되었고 간문맥 내에 고에코라는 물질이 움직이는 것이 보여 검사를 해보자고 하셨고 처음 듣는 악액질이라는 진단을 함께 받게 되었습니다. 악액질 원인은 만성상부호흡기염과 혀의 육아종성 염증이 원인이 되었을 것이라고 하셨고, 혹시 몸에 종양이 있어 악액질이 온 것이 아닌지를 확인하시기 위해 세포학 검사도 진행해주셨습니다.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무슨 말씀이신지 이해하기가 어려웠고, 아이의 치료가 길어질 것이라는 소견을 듣고 동일이를 입원시키고 돌아섰습니다. 동일이의 입원치료가 시작되었고 치료기간은 마치 살얼음판 같았습니다.

입원 3일차에 간문맥 내의 물질의 원인으로 심장사상충을 의심하셨는데 검사 결과 음성으로 나와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 세포 조직 검사를 해보자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오후에 갑자기 동일이의 체온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쇼크 상태가 계속되어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병원의 연락을 받았고 퇴근 후 병원으로 정신없이 달려가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며 아이를 지켜보았었습니다.



그러나 기적적으로 동일이는 그날 밤을 버티고 이틀 뒤부터 점차 컨디션을 되찾기 시작하였습니다. 집중치료 덕분에 동일이는 건사료를 먹을 만큼 식욕도 좋아지기 시작하였고 체중도 조금씩 증가하기 시작했습니다. 치료 기간이 길어질수록 동일이의 호흡기 증상도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하여 동일이는 입원치료보다 통원치료를 해도 되겠다는 소견 하에 2주가 넘는 병원 입원 생활을 마무리하고 퇴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퇴원 후 동일이는 예정대로 동일이에게 안정적인 자리를 제공해주시던 미용실 사장님의 댁으로 이동하였고 완전히 순화가 된 아이가 아니기에 2단장에서 순화와 함께 남은 컨디션 회복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지금도 동일이의 악액질의 원인이 정확하게 나온 것도 악액질이 완전히 완치된 것도 아닙니다. 동일이는 앞으로도 언제까지 일지 모르겠으나 계속해서 약을 먹어야하고 자주 자주 병원에 방문하여 컨디션을 재진 받아야합니다. 



씩씩한 동일이는 계속해서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동일이에게 안전한 밥자리를 허락해주신 것을 넘어서 동일이의 치료과정을 함께 지켜봐주시고 응원해주시고 이제는 동일이 튼튼한 울타리가 되어주시는 감사한 분까지 저 또한 동일이의 구조자로서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앞으로도 동일이의 남은 치료를 계속해서 책임지고 해나가려 합니다.


길위에서 죽음을 맞이할 뻔 했던 동일이를 구조해 꾸준히 돌보며 치료해주신 구조자분께 감사드립니다. 큰 고비를 잘 넘겨준 동일이가 참 대견스럽습니다. 앞으로도 꾸준한 치료가 필요하지만 큰고비를 넘겨준 것처럼 치료도 잘 받아 건강해질 것 같습니다. 따뜻한 가족의 울타리 안에서 행복하게 지내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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