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변북로에서 교통사고를 당한채 웅크리고 있던 #강변이이야기
가족모임이 있어 저녁식사를 위해 노량진으로 갔다가 오는 길에 밤 9시 40분쯤 구조했습니다. 그날따라 뭔가 이상한 예감이 들어서 보조석에 앉아있으면서 갓길을 한 번씩 봤는데 노량진에서 강변북로로 합쳐지는 곳에 (정확히는 강변북로 고속도로.) 고양이 한 마리가 웅크리고 있는 것을 봤습니다.
전혀 빠져 나갈 곳도 없고 대체 어떻게 들어와 있는지 모를 곳에 고양이가 구석에 앉아 있길래 와이프에게 차를 잠깐 세워 달라하고 가보니 정말 고양이였습니다. 그 당시 이동장도 없고, 고속도로라 까딱 잘못하면 애가 차에 치여 죽을 것 같아 조용히 다가갔는데 넋을 놓고 얼마나 있던 건지 사람이 가까이 다가 온지도 모르더라고요.
급한 마음에 와이프 가디건을 가져다가 살짝 덮어 잡았는데 처음에는 발버둥을 치더니 도망가려 시도는 해도 도망가질 못하더군요. 다리에 문제가 있는 것 같았습니다. 바로 저희 애들 다니는 동물병원 원장님께 전화 드려 퇴근 못 하시게 막고 엑스레이 찍어보니 골반골절이었습니다. 어찌 고속도로에 있었던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차에 치였던 것 같습니다.
다다음날 수술일정을 잡고 수술을 했고, 회복하는 도중 수술부위에 자꾸 물이 차서 주기적으로 빼내는 치료를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아이가 길고양이 태생인 듯 정말 사나웠는데 동물병원에서 두 달 정도 지내면서 순화가 많이 된 것 같습니다. 아이는 퇴원 후 집으로 데려와서 적극적 순화를 시킨 뒤 입양처를 천천히 알아볼 예정입니다.
동물병원에서 처음에는 그렇게 손 안타고 공격적이었던 애가 저희 집에 데려오고 나서는 무슨 일인지 애교냥이가 되었어요. 이름을 불러주면 대답도 해주고, 무릎에 올려놓으면 자리 잡고 앉아서 바닥에 내려놔도 다시 올라와 앉고 그래요~ 어떻게 이렇게 확 변할 수 있는지 참 궁금하네요. ^^;;;;;;
저희 집 애들이 강변이보고 여긴 안전하다고 말해준걸까요^^ 다리 한쪽으로 캣타워도 엄청 잘 올라 다녀서 꼭대기를 항상 차지하고 있어요. 나머지 한쪽 다리는 마비 된 것 같다는 곳도 신경이 돌아온 것인지 발끝에 감각이 있어 보이 길래 집에서 조금씩 조금씩 물리치료마냥 다리 접었다 폈다 도와주고 있어요.
물론 완벽하게 접히진 않는데 원래 쫙 펴져서 아예 굽혀지지 않던 다리가 지금은 많이 접어지고 있어요. 계속 하다보면 양쪽 다리 다 쓸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싶은 기대감을 갖고 있습니다. 강변이 치료를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도로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죽음을 맞이할 뻔 했던 강변이를 구조해 꾸준히 돌보며 치료해주신 구조자분께 감사드립니다. 강변이가 힘겨운 치료와 큰 수술을 잘 견뎌줘서 참 대견합니다. 신경이 완전히 돌아와서 보호자님 곁에서 우다다도 하고 건강하게 지내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