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을 보여준 길고양이 '사랑이'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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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0-30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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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하는 재래식시장은 고양이를 학대하는 상인과 밥을 주는 상인들이 공존합니다. 쥐약을 놓고 찍찍이를 놓고 나프탈렌을 놓고 새끼들을 상자에 버리고 밥을 못주게 겁을 주는 상인들이 있는가하면 몇 년을 가게 앞에 급식소를 차려둔 옷가게 언니도 있고 가게 2층 공간에 사는 아이들에게 밥을 주는 참기름집 사장님도 계십니다. 저 또한 월세30 작은 점포를 얻어 10마리의 아이를 들여 키우고 있고 급식소 밥자리를 채우는 캣맘이랍니다. 

사랑이는 참기름집 사장님2층 공간에 사는 아픈 아이입니다. 어미가 항상 그 자리에 아이를 놓고 키우기를 반복하는 삼색이입니다. 시장의 냥이들을 가여워한 캣맘 언니의 2년간의 노력으로 80%이상의 아이가 건강하게 중성화를 마쳤고 개체수가 조절되고 있는 상태이지만 영리한 이 어미 삼색이는 임신한 상태로 잡혀 방사한 후 1년간의 노력으로도 잡지 못하고 출산을 반복하고 있었습니다. 체구도 작고 약하게 태어난 사랑이는 올해 3살의 아이입니다. 



늦은 밤 몰래 시장에 내려오는 관계로 참기름집 사장님도 잘 만나지 못하는 사랑이를 중성화를 위한 캣맘 언니가 상가가 문을 닫는 시간에 시장에 오면서 사랑이를 보게 되었습니다. 놀란 캣맘언니는 저에게 이렇게 아픈 아이 알고 있었냐고 사진을 보여주셔 상태를 알게 되었습니다. 캣맘 언니는 사랑이가 이 아픈 치아로 피가 나도 캔과 사료를 엄청 열심히 먹는다고 살려는 아이인데 치료를 해줘야 하지 않겠냐고 안타까워 하셨지만 장사가 어려워 냥이들이 지내는 월세와 처방식사료만 먹는 아이들의 비용 등 모든 것이 힘든 상황이라 저 또한 마음만 아픈 상황이었습니다.



캣맘언니는 같이 도움을 주시겠다고 그리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에 신청을 해보라고 카라를 추천해주셨습니다. 사랑이는 그렇게 치료를 위해 구조하였고 너무 마른 몸으로 인해 캣맘언니가 임시보호하시며 구내염약을 먹이고 영양식으로 체중을 늘리고 있습니다.

사랑이는 심한 목구멍염에 혀의 1/3이상이 염증으로 덮혀 있어 종양검사를 의뢰하게 되었고 간문맥이라는 간의 이상혈관증식의 진단을 받게 되었습니다. 글로블린수치 또한 높은 상태였습니다. 이 상태로 빈혈이 없다는게 신기하다는 원장님께서는 밥을 잘 먹는다는 이야기에 더 놀라워하셨습니다.



검사결과 악성종양이 아닌걸로 나왔고 다음은 간문맥 수술인데 마취의 위험도나 체중이 2Kg인 사랑이의 상태로 봐서 일단 발치치료를 먼저 하기로 하였습니다. 발치를 하고 퇴원해서 임시보호처에서 지내면서 다행히 잘 먹고 잘 지내줘서 수면마취로 중성화도 할 수 있었습니다. 도움주신 덕분에 사랑이가 힘낼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거리에서 죽음을 맞이할 뻔 했던 '사랑이'를 구조해 꾸준히 돌보며 치료해주신 구조자분께 감사드립니다. 마른 몸에 고통스러워 했던 사랑이가 다시 살도 찌고 잘 먹을 수 있게 되어서 다행입니다. 힘든 치료를 잘 견뎌준 사랑이가 대견합니다. 참혹하고 처참했던 모습은 뒤로하고 기적처럼 건강했던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온 사랑이가 임시보호처에서 이제는 잘 먹고 편안하게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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