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회사 내에서 밥을 주던 길고양이예요. 추운 겨울이라 집도 만들어 주기도 하고 회사 내에서도 밥 주는 걸 뭐라고 안 해서 저도 자주 놀러가서 돌봤어요.
어느 날 남편은 어디 다른 길고양이랑 싸운 것 같다며 귀랑 입 주변에도 상처가 있다고 했어요. 그리고 다음날 회사에 안 와서 괜찮아졌나 보다 했는데 그 다음날 회사에 겨울이라 공장 내에 난로 주변을 비닐로 감싸서 몸 녹이는 곳이 있는데 거기에 누워 일어나려다 못 일어나곤 그 자리에서 오줌을 싸더래요. 아무래도 다리를 못 쓰는 것 같다 해서 퇴근 후 인근 동물병원에 갔다가 분쇄골절이란 말을 듣고 알려 주신 청주에 있는 동물병원으로 바로 갔어요.
워낙에 정이 많이 들었던 아이고 중성화도 직접 시켰던 아니다 보니 수술을 하고 말고의 고민은 안 했던 것 같아요. 일단 입원하고 수술 동의서 쓰고 아이가 수술할 상황이 되기까지 기다렸다가 수술을 하게 되었네요. 2주째 병원에 가서 핀이랑 플레이트 설치한 자리를 보고 계속 붙을 때까지 집에 제한된 공간을 두고 돌보기로 했습니다.
아픈 티도 잘 안 내는 순한 아이라 진작 데려올 걸 하는 미안함이 더 컸어요. 계속해서 가족으로 함께 지내게 될 거예요. 예전 사진 찾아보니 컨테이너 위에 올라간 사진이 있더라고요. 저렇게 높은 곳도 잘 올라갔는데 다리 때문에 어딜 올라가질 못하게 하니 답답할 거예요.
아직 캣타워도 없어서 심심할까 걱정이네요. 고양이가 처음이라 여기저기 찾아보고 하고는 있는데 잘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어요. 5월 중순에 핀 제거 수술하고 더 좋아지면 캣타워도 해주려고요. 허벅지 근육이 짧아져서 어쩔 수 없이 절뚝거리며 다녀야 하지만 놀 때는 아주 잘 뛰어놀아요. 코로나 잘 이겨내시고 파이팅입니다!
길 위에서 고통스럽게 지내던 노랑이를 구조해 꾸준히 돌보며 치료해주신 구조자분께 감사드립니다. 아픈다리를 제때 발견해서 치료를 해주고 정성어린 돌봄덕분에 노랑이가 씩씩하게 수술도 잘받고 다시 걸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남은 수술을 잘받고 캣타워를 오르락 내리락 하는 노랑이의 모습이 기대가 되는데요, 앞으로 가족의 곁에서 사랑 듬뿍받고 행복하게 지내기를 바라겠습니다. 노랑이를 가족으로 품어주신 구조자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노랑이의 치료비는 '삼성카드 열린나눔'에서 지원해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