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태가 좋지 않은 모습으로 나타난 길고양이 '몽이'

  • 카라
  • |
  • 2020-05-08 16:04
  • |
  • 660



몽이는 1-2년 전에 갑자기 제 밥자리에 나타난 아이입니다. 어디서 왔는지는 모르지만, 성격이 소심하고 겁이 많아서 다른 아이들이 다 먹고 가면 슬그머니 나타나 먹고 가곤 했습니다. 가까이 다가가서 간식도 챙겨주고 살뜰히 보살피고 싶었지만 2년 가까운 시간 동안 제게 마음을 열지 않는, 늘 마음에 걸리는 그런 아이였습니다. 그래도 꾸준히 하루에 한 번씩 얼굴 보여주고 밥을 먹고 가는 몽이를 보며 좋아할 만한 캔이나 사료도 바꾸어 주면서 그렇게 지냈습니다.


새해가 되어 하루에 한 번은 보이던 몽이가 갑자기 보이질 않았습니다. 너무 걱정되었지만 비어있는 밥그릇을 보며 몽이가 먹었기를 간절히 바랐습니다. 워낙 겁이 많아서 새로운 아이 때문이겠거니 생각하면서 몽이가 좋아하는 습식 캔도 두고 기다렸지만, 시간이 맞질 않아서인지 몽이를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2월이 넘은 어느 날 한 두 달 가까이 보이지 않던 몽이가 밥자리에 슬그머니 나타났어요. 처음 나타났던 그 자리였지만 몽이가 그전과 다르게 너무 마르고 털도 여기저기 빠지고 눈과 코 그리고 입상태가 다 아픈 몸으로 제게 도움을 요청하듯이 나타났습니다. 저는 몽이를 살려야겠다는 생각만 들었어요. 소심하고 겁 많은 아이가 어디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몽이를 구조했습니다.


구조해서 병원에 데리고 가니, 워낙 길 생활을 힘들게 했던 아이인지라 아픈 곳도 많고 예후도 좋지 않다고 하십니다. 여기저기 안 아픈 곳이 없다고 합니다. 황달에 혈뇨까지.. 그리고 자발 식욕이 없어 식도튜브를 장착하여 강급을 하면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10일 정도의 치료를 마치고 퇴원을 하였습니다. 예후가 좋지 않아 꾸준히 치료가 필요하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서 치료해보고자 합니다. 


몽이는 제가 임시보 호를 하고 있습니다. 상태가 좋지는 않지만 희망을 품어보려고 합니다. 임시 보호하는 동안 몽이에게 따뜻한 사랑을 느끼게 해주고 싶습니다. 몽이이게도 새로운 삶을 살 기회를 주고 싶습니다. 치료에 도움 주셔서 감사합니다.


길 위에서 홀로 죽음을 맞이할 뻔했던 몽이를 구조해 꾸준히 돌보며 치료해주신 구조자분께 감사드립니다. 몽이가  구조자님의 품에서 사랑을 온전히 느끼며 편안하게 지내기를 바라겠습니다. 구조자님의 정성과 따뜻한 마음이 기적이 일어나기를 바라고 바랍니다. 여느 반려묘처럼 가정에서 행복하게 지내면서 건강을 회복하기를 소망합니다. 몽이야 힘내자!

*몽이의 치료비는 '삼성카드 열린나눔'에서 지원해주셨습니다.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