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다리가 분쇄 골절된 채 나타난 유기묘 '얼큰이'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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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7-28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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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00



2019년 10월경 아파트 단지를 산책하던 중 재활용 쓰레기를 모여 놓는 곳에서 기웃거리는 고양이를 발견하고 집에서 캔이랑 사료를 가지고 나왔지만 찾지 못하였습니다. 이틀 정도 고양이를 찾아다니던 중 만나서 밥자리를 만들어 밥을 주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만나 밥을 먹기 시작했을 때 만지는 것을  허락하였기에 유기묘라고 생각을 하였습니다.


매일 비슷한 시간에 밥을 주러 나가면 조경된 바위에 앉아서 제게 가까이 가면 ‘야옹’ 거리며 기다리고 있어서  매일 밥을 꼭 챙겨주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밥을 주러 나갔는데 밥자리에 나타난 아이가 뒤쪽 발을 땅에 딛지 못하고 밥을 먹으러 온 모습을 보았습니다.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지 않으면 마음 깊숙이 죄책감이 남을 걸 알기에  2~3일 끝에 구조하여 병원에 데려갔습니다.

일요일 저녁이라 24시 동물병원에 데려가서 엑스레이 결과 분쇄골절이라고 수술하기가 쉽지 않을 거라는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다음날 3년 전에 구조한 고양이 2마리들을 중성화 수술했던 동물병원에 찾아가 상담을 받고 수술을 받게 되었습니다.

다리를 살려보고자 핀을 박는 수술을 하였는데 수술을 잘 되었지만, 상처 부근에 근육이 거의 소실이 된 상태라 잘 붙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결과를 지켜보던 중 뼈가 녹기 시작했다고 하여 붙을 가능성이 없다고 말씀하셔서 절단 수술을 하였습니다. 절단 수술을 하고 병원에 입원 중에 있습니다. 앞으로 일주일 안에 절단한 부분에 물이 차오르지만, 않는다면 퇴원을 해도 된다고 하였습니다.


키트 검사 결과 FIV(면역 결핍증 바이러스) 진단이 나왔습니다. 다른 고양이와 합사를 할 수가 없다고 해서 다른 곳으로 입양을 갈 수도 없습니다. 퇴원 후 임시보호처에서 회복한 뒤 집으로 데리고 왔습니다. 


얼큰이는 집에서 잘 적응하고 있습니다. 보는 데서는 사냥놀이는 누워서만 하고 있는데 밤에는 혼자 우다다도 여기 저기 잘 돌아다니고 있어요. 키트 검사에서 FIV가 나와서 알려주신 대로 유전자 검사를 했는데 양성으로 나왔어요. 영양제도 먹이고 있는데 오메게3가 좋다 해서 먹이려고요. 잘 보살피겠습니다.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길 위에서 죽음을 맞이할 뻔했던 얼큰이를 구조해 꾸준히 돌보며 치료해주신 구조자분께 감사드립니다. 다리를 절단하는 큰 수술을 견뎠는데 면역 결핍증이라는 병에 걸렸습니다. 세다리로 살아가야 하는 장애도 남았고 투병도 해야하지만 구조자님 곁이라면 얼큰이가 잘 견뎌낼 수 있을것 같습니다. 치료 잘 받고 지금처럼 우다다 하면서 행복하게 잘 지내기를 늘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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