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악 골절로 벌어진 입에 거품을 물고 있었던 아기고양이 '삐약이'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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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0-07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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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 주차장 귀퉁이에서 움직이지도 않고 살고 있던 삐약이>

1. 아기 고양이를 만나다

삐약이를 만나게 된 것은 약 한 달 전이었습니다. 저희 집 빌라 앞 빌라 주차장에서 아기 고양이 울음소리가 밤새 들린 것이 인연의 시작이었습니다. 동네가 떠나갈 만큼 매일 밤을 ‘삐약삐약’ 울었기 때문에 그 녀석의 이름을 ‘삐약이’로 지어주었습니다. 매일 밤 울고 낮에는 움직이지도 않고 주차장 귀퉁이에서 잠을 자던 녀석이었습니다. 무리에 도태되어 어미가 오지 않아서였을까요? 녀석은 매일 밤을 울고 주차장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구조자분 집 에어컨 실외기 위에서 자고 있던 삐약이>

2. 우리집 실외기 위 삐약이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녀석의 울음소리 덕분에 어미 없이 굶주리고 있는 것을 본 저와 동네 여러 이웃주민들은 때때마다 삐약이의 끼니를 챙겨주었습니다. 저희집 아래층 할아버지, 옆 빌라 청년, 저희 집 언덕 마지막 빌라 아주머니, 그렇게 서로가 아이를 돌보아주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주차장에서만 지내던 녀석의 모습이 이틀간 보이지 않았습니다.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녀석이 이제 길 생활의 모험을 시작한 것일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날 새벽, 삐약이의 울음소리와 똑같은 소리가 제 방 창문 앞에서 들렸습니다. 잠결에 들어 삐약이인지 확인하지 못한 채 아침이 되었고 출근길에 저희 집 빌라 건물의 제 방 창문 앞을 확인했습니다. 녀석은 우리의 걱정을 알았기 때문이었을까요? 제 방 창문 밖에 있는 저희 집 에어컨 실외기 위에서 잠을 청하고 있었습니다. 손을 뻗으면 닿을 만큼 가까이에서 자고 있는 녀석을 보니 밤새 울었던 이유가 무엇일까 안타까웠습니다. 그때부터 매일 저희 집 에어컨 실외기 위에 밥을 놓아주곤 했습니다.

<입이 벌어져 닫히지 않는 채(빨간 동그라미) 발견 된 삐약이>

3. 삐약이를 구조하다

그러던 어느 날, 집에 있던 동생에게 급히 전화가 왔습니다. “언니..! 삐약이 턱이 완전 빠져서 입이 안 다물어지고 입에 거품 물고 있어..” 놀란 저는 당장 동생에게 삐약이를 잡으라고 했습니다. 동생은 동네 친구와 함께 삐약이를 잡기 위해 뛰어다녔습니다. 하지만 아픈 고양이더라도 잡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동생은 평소 고양이를 챙겨주시는 아래층 할아버지께 도움을 청하여 뜰채를 빌렸습니다. 동생은 동생친구, 이웃 할아버지와 함께 삐약이를 찾으러 온 동네를 찾아다녔습니다. 2시간을 찾아도 안 보여 포기하고 돌아가던 찰나, 녀석은 저희 집 실외기 위에 다시 나타났습니다. 동생은 뜰채로 녀석을 잡아 구조해냈습니다.

<구조 직후 첫번째 동물병원 방문 당시>

4. 안락사를 권유받다. 

동생은 급히 저희가 다니는 동물병원으로 삐약이를 데려갔습니다. 급히 진료를 받고 엑스레이를 찍었지만 수의사 선생님은 삐약이의 생존 가능성에 희박함을 내비치셨습니다. 오른쪽 턱의 조각난 골절 상태와 턱 가운데 골절 그리고 왼쪽 턱의 탈골, 이 뿐만 아니라 오른쪽 턱이 골절되면서 입안으로 부러진 뼈가 돌출되어 골수염 위험에 노출되어있었습니다. 수술도 쉽지 않고 수술 후 케어와 앞으로 녀석의 생활이 사람의 도움 없이 살아나갈 수 없기에 수의사 선생님은 안락사를 권유하셨습니다. 하지만 저와 동생은 구조 순간부터 우리가 키울 것을 마음먹고 어떤 수를 써서라도 살려내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직접 구조한 삐약이를 안락사 시킬 수 없었습니다. 그리하여 저희는 현재 다니던 동물병원에서 과거에 저희 강아지와 고양이를 봐주셨던 수의사선생님이 용인에 있는 대형병원으로 옮기셨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찾아 연락했고, 삐약이를 그쪽으로 입원시켜 치료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24시 동물병원으로 옮겨 입원 및 수술 후 콧줄로 밥을 먹는 삐약이>

5.수술과 아이의 상태

용인의 대형병원으로 삐약이를 옮겨간 당일 바로 수술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아기 고양이었기 때문인지, 수술 후 전화주신 수의사선생님께서는 이렇게 마취에서 늦게 깬 아이를 보지 못했다고 하시며 말을 이어나가셨습니다. 아이의 상태는 생각한 것보다 더 좋지 않다고 했습니다.

엑스레이 상에서 본 것과 달리 오른쪽 턱의 골절된 부위가 많고 가운데 턱뼈가 부러져 탈골된 왼쪽 턱을 올려도 입이 다물어지지 않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또 아기 고양이라 뼈가 약하고 작아서 골절된 뼈를 와이어로 이어 붙이니 와이어의 힘에 뼈가 또 부러지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골절 부위를 붙이는 데에 와이어로 하지 못했고 실로 살짝 붙여둔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또한 입안에 드러나 뼈를 넣어 봉합하는데 염증이 심해 봉합이 계속 풀리는 상황이 발생한 것입니다.

1차 수술로 끝날 것 같았던 아이의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 것입니다. 아이는 밥을 먹어야 하는데 밥을 먹으면 입안에 세균이 번식하여 입안에 드러난 뼈에 세균이 침투하여 골수염 위험이 높아져 2차 수술을 진행하기도 전에 골수염으로 사망할 확률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하여 병원에서는 24시간 동안 콧줄을 이용하여 아이에게 밥을 먹이고 6-8회 입안에 드레싱을 해주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턱 아래 봉합이 풀려 붕대를 감고 있는 삐약이>

6. 시시각각 변하는 삐약이의 상태

불과 3-4일 전에만 해도 입안에 염증이 나아져 상황을 보고 입안에 드러난 뼈만 넣어 봉합하는 간단한 수술을 할까 상황을 보고 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입안에 있던 염증이 턱 아래로 내려가, 1차 수술에서 골절 수술을 하기 위해 찢었던 턱 아랫부분의 수술 부위에 염증이 생긴 것입니다.

이 염증 때문에 봉합했던 봉합 실이 녹고 턱 아래 봉합이 풀려 아래턱도 육안으로 보일 만큼 드러나 있으며 침이 계속 턱 아래로 흘러 그 부위에 또 다른 염증과 농이 차 있는 상태였습니다.

<하악골 1차 수술 직후>

<회복 중인 삐약이 모습>

7. 장기화되는 치료 상황

이렇게 삐약이의 상황은 좋아지다가 시시각각 변하고 있습니다. 다만 다행인 것은 삐약이가 식욕이 좋기 때문에 현재 새로 발생한 턱 아래쪽의 염증이 나아지는데 최소 2주를 버텨준다면 그 이후에 2차 수술을 진행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염증이 나아지는데 2주가 걸릴지 3주가 걸릴지 모르기 때문에 장기전으로 돌입하여 치료에 방향을 다시 잡아야 할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장기전으로 돌입하면서 발생하는 문제는 비용이었습니다.

24시간 케어가 필요한 삐약이의 경우 하루 입원비만 해도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다행인 것은 수의사 선생님께서 비용 때문에 삐약이를 포기하는 일은 없도록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많이 도와주셨고 위와 같은 이러한 상황에서 삐약이의 치료비를 조금이라도 지원받고자 카라에 지원 요청을 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