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한쪽에서 겨우 숨만 쉬고 있었던 아기고양이 '콩실이'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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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1-12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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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 중에 2차선 도로 한쪽에서 움직이기는 하는데 걷지를 못하는 물체를 발견했습니다. 내려서 확인해봤더니 비에 쫄딱 젖은 아기 고양이었고, 겨우 숨만 쉬는 상태였습니다. 급하게 동네 동물병원으로 데려가서 각종 검사를 했는데 심각한 저체온증, 영양결핍, 장내 가득 찬 가스, 그리고 뒷다리 두 개가 부러져서 수술이 필요하다는 결과였습니다. 치료하려면 입원을 해야 하는데 그 병원은 그럴 수가 없어서 수의사님께서 연결해준 24시간 운영이 가능하고 당직 수의사가 있는 동물병원으로 옮겨서 다시 각종 검사를 진행하였습니다.


결과는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일단은 저체온증 때문에 생명의 위협이 있어서 2박 3일 입원하여 가온 치료를 먼저 하였고 병원에서는 계속 입원을 권유하였으나 병원비가 많이 나와서 퇴원을 하였습니다. X-ray를 다시 찍고 정밀하게 보니 다리가 3개 부러져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기가 너무 어려서 수술을 모두 할 수는 없어서 가장 상태가 급한 왼쪽 다리만 수술하기로 하였습니다. 병원에 재입원하여 왼쪽 다리는 수술, 오른쪽 다리는 고정을 위한 깁스를 한 후 퇴원하여 집으로 데리고 왔습니다.


뒷다리에 철심을 박아놨는데, 어느 정도 뼈가 붙으면 다시 빼내야 해서 길쭉하게 나와 있어 이것 때문에 콩실이가 배변을 잘못해서 좀 힘들어하기도 했지만, 밥은 너무 잘 먹고 있어서 구조당시 500g이 채 못 되었던 몸무게가 거의 1.2kg 정도로 늘었습니다.


이미 강아지 한 마리(포메라니안 8세)를 키우고 있고 애들이 셋인 데다 제가 항암 중이어서 콩실이를 어찌해야 하나 고민이 많았는데 콩실이 뒷다리가 치료가 완료된다 하더라도 영구적으로 다리를 전다는 수의사님의 말씀을 듣고 그냥 저희가 키우기로 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수술해야 한다는 말과 비용을 듣고 솔직히 좀 고민이 되었습니다. 저희 형편에 이 비용을 다 지불하기도 버거웠고 더군다나 파양된 강아지를 저희가 재입양했는데 남편이 키우면서 스트레스를 너무 받았거든요. 그렇지만 콩실이 수술하기 전에 저희 집에서 3일 정도 머물렀을 때 아기의 짠한 모습을 보고 다행히 남편이 마음을 돌려줘서 지금은 집에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콩실이를 처음 품에 안았을 때, 제가 콩실이에게 그랬습니다. “엄마가 끝까지 너를 책임져줄게. 걱정하지 마.” 아무리 동물이지만 제가 했던 말을 꼭 책임지려고 합니다.

콩실이는 다시 동물병원에 가서 수술하면서 박아두었던 철심을 뺐고 오른쪽 다리를 감고 있었던 붕대도 풀었어요. 몸이 자유로워지니까 펄펄 날아다녀요. 한 번 더 상태 확인해서 괜찮으면 치료를 종료한다고 하네요.

콩실이는 호기심이 참 많은 고양이인 거 같아요. 처음에는 고양이 물품이 하나도 없어서 강아지가 쓰던 케이지를 치고 강아집 집에 놔뒀는데 밤에 탈출해서 어두운 곳으로만 가려고 했습니다. 밥을 주는 저희한테 하악질도 하고요. 그렇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잘 적응하여 지금은 밥 먹고 나면 골골송도 엄청나게 합니다.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은 보살핌과 사랑을 받으면 이렇게 회복 속도가 빨라지는 것 같아서 경이롭기만 합니다. 구조하고 나서 반복되는 입·퇴원과 통원 때문에 힘들었는데, 콩실이가 건강하게 회복돼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카라의 지원도 든든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