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잘 따르던 길고양이 '모카'가 구내염으로 구조되었습니다.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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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0-19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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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에 밥 주는 자리에 가끔 나타나서 밥을 먹던 아이입니다. 어떨 때는 배가 불러서 오기도 하고, 어떨 때는 사료를 물고 가기도 해서, 어디서 사는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새끼를 낳았구나, 키우는구나 싶어 밥을 챙겨줬던 아이입니다. 한동안 안 보이다가 얼마 전부터 다시 보이기 시작했는데, 밥을 잘 먹지 못하고 한눈에 봐도 꼬질꼬질했습니다.


사람을 잘 따르는 아이라 가까이 다가왔을 때 보니 침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구내염이구나 싶어 항생제를 사다 먹이다가 효과가 없어서 치료를 결심하고 병원에 데려갔어요. 순한 아이라 만나기만 하면 이동장으로 잡을 수 있겠다고 했는데, 실제로 이동장에 잘 들어 가줬습니다. 세상 순하게 병원으로 이동하고 검사를 받았는데, 결론적으로 만성 구내염으로 전발치 진단을 받았습니다.


다음날 바로 수술하고 중성화 수술까지 같이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약을 처방받았는데, 생각보다 잇몸 상태가 안 좋아서 병원에서 입원한 상태로 약을 먹으며 상태를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저도 애가 순하고 사람을 잘 따르는데 전발치까지 해서 길에서 살기는 어렵다는 판단이 들어서 가능하면 집에서 보호하기 위해 집에 거처를 마련했습니다.


2주간의 입원 후 퇴원하고 약은 당분간 좀 더 먹기로 해서 계속 약은 먹는 중입니다. 아직까지 하품할 때 입안을 보면 잇몸이 빨간 상태입니다. 집에는 조금씩 적응 중입니다. 적응 못 할 때를 대비해서 귀를 조금 컷팅했는데 생각보다 잘 적응하고 있어요. 처음 집에 왔을 때 다른 아이들이랑 격리가 필요해서 안 쓰는 화장실에 공간을 마련해줬었고 점점 거실로 진출 중입니다. 모카는 계속 관리가 필요한 아이라 다른데 입양 보내기도 그렇고 제가 계속 데리고 살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길 위에서 죽음을 맞이할 뻔했던 모카를 구조해  꾸준히 돌보며 치료해주신 구조자분께 감사드립니다. 사람 친화적인 길 위의 고양이는 학대의 위험성이 더 큽니다. 순하고 사람을 잘 따르던 '모카'도 위험했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게다가 구내염이란 고통으로 길생활이 더욱 고단했을텐데 치료를 마치고 다행히 모카에게도 가족이 생겼습니다. 이제는 구조자님 곁에서 안전하고 행복한 묘생을 보내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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