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치기 전 로키의 모습>
로키는 제가 사는 아파트에 사는 고양이입니다. 5월 중순쯤, 우연히 퇴근하는 길에 마주친 로키는 다른 고양이들과는 다르게 경계심이 유독 없고 사람을 굉장히 좋아하던 아이였습니다. 밥을 주기 시작했고, 사건 당일 오후에도 밥을 주고, 로키와 놀아준 뒤 저는 약속이 생겨 인근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었습니다.
저녁쯤 어머니에게 로키 꼬리가 잘렸다는 연락을 받고 급히 집으로 달려갔습니다. 경비실 근처에서 꼬리가 잘린 채 뒷다리를 쓰지 못하고 있는 아이를 저희 어머니가 발견하셔서 일단 급히 집에 있는 케이지에 아이를 넣고 집으로 데려왔습니다. 도대체 그 몇 시간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아이의 상태가 많이 심각했어요. 도저히 그냥 둘 수가 없어서 주변 24시 병원에 가서 응급처치를 먼저 했고, 간단한 처방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아이가 꼬리만 잘린 게 아니라 심한 충격을 받은 건지 척추 골절이 심해서 신경이 끊어진 것 같다고 하셔서 자세한 검진은 다음 날 와야 받을 수 있다 하셨어요. 다음 날 아침 급히 같은 병원으로 가서 정밀 검진을 받았고, 척추가 심각하게 골절이 되어, 신경이 아예 복구가 안 되는 상황이라 하반신을 못 쓰는 상황에 대소변을 이제 가릴 수 없다고 하셨어요. 그리곤 원장님은 아무리 교통사고라고 해도 이렇게 심한 척추 골절은 처음 본다고 하시면서 아이가 앞으로 살아가는 게 많이 힘들 거라 얘기하셨어요.
담당 주치의 선생님은 신경이 손상되면 그 위로도 전이가 되어 앞으로 생명을 보장할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이라고 말씀하셨어요. 그렇지만 저는 일단 살아있는 생명이기에 살려보기로 했습니다. 주치의 선생님도 제가 간절히 살리고 싶어 하는 걸 느끼시고는 당장 수술을 하기엔 아이 신경전이도 지켜봐야 하고 바로 마취 주사가 들어가면 충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일단 일주일 동안 신경전이가 되는지 여부 및 아이 상태가 호전되는 걸 지켜보자 하셨어요. 그리곤 척추 고정 수술을 진행해서 휠체어를 태우는 방법이 있다고 알려주셨어요.
저는 그렇게 하기로 마음먹고 일주일 동안 아이를 살리고자 강제 급여와 약 먹이기, 압박 대소변을 시켜주면서 돌보았습니다. 제 정성을 알아준 것인지 점점 컨디션이 회복되었고, 처음 사고 당일엔 아무 반응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힘이 없던 아이가 이름을 부르면 대답을 하고 밥을 더 달라고 울기까지 해서 얼마나 고맙고도 너무나 귀여웠습니다. 일주일 뒤 병원에 갔을 때 원장님은 아이가 생각보다 너무 잘 버텨주었고 밥도 이제 스스로 먹고 기력이 회복되어서 수술이 희망적이라고 하셨어요.
수술 들어가기 전에 초음파 및 피검사를 진행했고, 간이랑 내장 그리고 염증 수치도가 모두 정상으로 나와서 마취를 진행해도 무리 없다는 소견이 나왔습니다. 다행히 끊어진 척추를 90% 이상 잘 맞춰지고, 다리 쪽에 벗겨진 살가죽도 봉합해서 모든 수술을 잘 마무리 했어요. 3일 정도 입원하는 동안 맞춰진 척추 뼈만 잘 적응되면 휠체어를 태워서 재활 치료를 할 예정이에요. 그리고 앞으로 저희 집에서 살기 위해 각종 예방접종, 진드기 검사 등 모든 치료가 마무리되면 휠체어를 태우고 집 앞에 있는 검로키 친구를 만나러 갈 예정이에요. 로키는 지금 너무나도 잘 버텨주고 있고, 앞으로도 저희 가족 그리고 두 마리의 강아지들과 함께 아이가 더 이상 이러한 아픔 없게 꽃길만 걷도록 돌보려고 합니다.
로키는 최근 예방접종 2차까지 맞고 너무나 씩씩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밥도 잘 먹고 뒷다리를 못 씀에도 불구하고 집안 곳곳 여기저기 아주 잘 돌아다녀요. 심지어 털도 아주 고와져서 오랜만에 동물병원 다녀왔는데 원장님도 너무 보기 좋아지고 건강해졌다고 못 알아보겠다고 하셨어요^^
앞으로 저도 어렵고 아픈 동물들을 도울 수 있도록 카라에 후원을 하려 합니다! 다시 한번 너무 감사드립니다!
길 위에서 죽음을 맞이할 뻔했던 로키를 구조해 꾸준히 돌보며 치료해주신 구조자분께 감사드립니다. 다친 로키를 발견하고 신속하게 구조하여 치료해주신 덕분에 로키의 생명을 지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큰 사고와 수술을 겪고 씩씩하게 잘 지내주고 있는 대견한 로키! 앞으로 재활 치료도 꾸준히 받아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기를 바라겠습니다.
정혜림 2021-01-20 18:28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