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로 걷지 못하던 '홍익이'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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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2-16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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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삶'이 아닌 치열한 '생존'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위기의 동물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신 분들의 구조 사연을 공유합니다.



[구조사연]

홍익이는 지난 7월쯤부터 학교 앞에 모습을 보여 오며가며 먹을 것을 챙겨주던 아이였습니다. 겨울이 되어 겨울집에 핫팩도 갈아주며 거의 매일 챙겨주었는데, 주말이 지난 월요일 오전 초등학교 놀이터에서 다친 채 발견되었습니다.

고양이가 놀이터에 쓰러져 있다고, 아픈 것 같다는 아이들의 말을 듣고 가보니 홍익이가 엎드려 있었습니다. 아이가 계속 울어서 물을 갖다 주어도 먹지 않고, 좋아하는 트릿을 주어도 먹지 않아 아픈 것이 틀림없구나 싶어 계속 관찰했는데, 한쪽 팔 아래 까만 상처가 얼핏 보였습니다. 워낙 겁이 많은 아이라 다가가니 도망가려 하는데 걷지 못하는 상태였습니다. 긴급히 구조를 결정하고 정말 감사하게도 카라에서 통덫과 담요를 대여해 주셨습니다. 아이가 많이 흥분한 상태라 겨울집에 사용했던 옷을 가져와 아이에게 덮어주고, 한두 시간 후 다시 아이에게 가니 옷 사이에서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아이가 한 쪽 팔을 올리고 있었는데, 이물질이 묻어 까만 상처 사이로 뼈가 보일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었습니다. 다행히 홍익이가 안심하고 잠을 자고 있었던 터라 그 틈을 타 통덫에 넣어 병원으로 홍익이를 이송하였습니다.



[치료 및 진료과정]

아이가 우선 제대로 걷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병원에 방문하여 진료를 받았습니다. 눈으로 보였던 창상이 문제인 줄 알았는데 방사선 촬영을 하니 다른 쪽 다리에 심각한 골절이 발견되었고, 골절 수술을 할 수 있는 병원으로 옮겨 다시 진료를 받고 급히 골절 수술을 결정하였습니다. 생각보다 훨씬 심각한 골절이었기 때문에 수술도 세 시간에 걸쳐 진행되었고, 감사하게도 홍익이는 그 시간을 잘 버텨주었습니다.

아이의 상처는 교통사고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하셨고, 골절된 다리 반대쪽의 창상은 다리 부분을 치이면서 바닥에 쓸려 생긴 상처일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바닥에 심각하게 쓸린 것인지 화상도 함께 입었고, 그로 인해 골막까지 찢어져 뼈가 보이는 상태였습니다. 우선적으로 골절 수술 시에 죽은 조직을 잘라내고 병원에서 매일 2회씩 드레싱을 해주며 지켜보았으나, 화상의 정도가 심각하여 계속해서 상처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상처가 더 이상 커지지 않고 자리잡혔을 때쯤 봉합술을 진행하였고, 주기적으로 방사선 촬영을 하며 골절쪽 다리와 찢어진 골막 부위의 반응을 계속해서 지켜보는 중입니다.



[앞으로의 진료 및 보호 계획]

봉합술을 진행하며 골절수술 실밥을 제거하였고, 봉합술 실밥도 제거한 뒤에는 퇴원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상황이 많이 나아졌습니다. 구조자로서 아이를 데려가고 싶었으나, 좁은 공간에 1인 가구로서 거주한다는 점이 마음에 걸려 아이가 더 좋은 환경에서 지낼 수 있었으면 하여 임시보호자를 구하게 되었습니다.

홍익이에게 묘연을 느낀 분이 입양 전제 임보로 의뢰를 해주셨고, 퇴원 후 임시보호처에서 지내며 당분간 약을 급여하고, 방사선 촬영 등의 목적으로 주기적으로 내원하며 진료를 받을 예정입니다. 아이의 컨디션이 좋아지는 시기에 맞추어 중성화 수술도 진행할 예정입니다. 입양전제 임보기간은 3월 중순까지이며, 입양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에는 넓은 집으로 이사하는 시기에 맞추어 구조자가 임시보호를 할 예정입니다.



[퇴원 후 소식]

홍익이는 이제 퇴원한지 한 달이 되어 갑니다. 힘이 없어 점프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못했는데, 지난 주쯤부터는 다리에 힘이 많이 붙었는지 낮은 소파나 탁자로 점프를 하고 카펫에 스크래치도 해서 임보자님을 놀라게 하기도 했습니다. 아직은 수직운동을 자제해야 해서 다음 병원 방문까지는 되도록 높은 물건이 없는 공간에서 생활하려고 합니다. 힘이 생기니 그루밍도 아주 열심히 하면서 길에서 발산하던 미모를 이제는 집에서 뽐내고 있습니다. 중성화는 치료 과정이 안정된 후 예방접종을 천천히 진행한 다음 진행할 예정입니다.

임보자님은 입양 전제로 홍익이를 돌봐주시고 있는데, 혹시 아이가 헷갈릴까 싶어 '홍이'라는 애칭 겸 이름으로 부르고 계신다고 해요. 이름을 부르면 쳐다보고 애교도 많이 부려서 임보자님이 사랑둥이라며 정말 예뻐해주고 계십니다. 앞으로 홍익이가 이전처럼 신나게 뛰어다니기에는 시간이 많이 걸리겠지만, 힘든 과정을 대견하게 버텨준 홍익이인 만큼 재활 과정도 씩씩하게 해나갈 거라 믿습니다.

홍익이는 제가 근근이 챙겨주던 길아이들과는 달리 거의 매일 만나며 돌보던 아이였는데, 그런 아이가 다쳐서 막막하던 저에게 기꺼이 포획망도 빌려주시고 치료지원도 해주신 카라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구조가 필요한 동물에게 도움의 손길을 아끼지 않으며, 카라의 많은 활동에 힘을 보탤 수 있도록 노력해보려 합니다. 감사합니다!



*돌봄을 받던 홍익이가 교통사고로 크게 다쳐 참 안타깝지만, 한편으로는 좋은 분의 가족이 된다 하니 다행이기도 합니다. 홍익이를 구조해주신 구조자님과 다시 거리로 돌아가지 않을 수 있게 해주신 입양자님께 감사드립니다. 홍익이가 맘껏 애교를 부리며 듬뿍 사랑받으며 지내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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