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와 다른 모습으로 항문에 피를 보이던 '치즈'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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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2-22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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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삶'이 아닌 치열한 '생존'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위기의 동물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신 분들의 구조 사연을 공유합니다.



[구조사연]

동네 공원에서 매일 밥을 주던 아이입니다. 사람도 잘 따르고 착한 아이였는데,  최근 밥을 잘 안 먹고 행동이 이상해서 며칠을 지켜보자 싶어 한 일주일 지켜봤습니다. 처음에는 수컷이라 영역싸움을 하다 싸움에서 밀려서 어디 다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예전에 한동안 사라져 안보인 적도 있었습니다. 몸이 어디가 안좋은건지 밥을 주면 뛰어오던 애가 달려오질 않았습니다.

그런데 평상시랑 마찬가지로 밥을 주고 먹으러 오길 기다렸는데, 구토를 해 이상하다 생각하며 아이를 자세히 관찰했습니다. 그러다 뒷모습을 보게 됐는데, 항문에 피가 보이는 겁니다. 피를 보는 순간 너무 상황 다급하다 생각해서 만질수도 있고 순한 애라 이동장으로 급하게 구조를 했습니다. 



[치료 및 진료과정]

병원에 데리고 가서 복부 초음파를 하니 방광염이 심한 상태였습니다. 하루만 늦었어도 애가 죽었을지도 모른다고 하셨습니다. 요도가 폐색되어 배뇨를 하지 못한 상태로 급성 신부전까지 진행되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고통스러우니 밥도 잘 안먹고 행동도 이상한 것이었습니다.

바로 요도 카테터 장착 수술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수술하는 김에 중성화까지 같이 진행하였습니다.  10일 정도 입원하여 주사와 수액치료 및 방광플러싱 처리를 통해 회복한 뒤 약 처방을 받아서 임보처로 퇴원했는데, 다시 재발해서 병원에서 링거맞고 간단한 처치 후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당분간 계속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태입니다.



[앞으로의 진료 및 보호 계획]

계속 상태를 지켜보면서 관리를 해줘야 하는 상황이라 집에서 임보를 하고 있습니다.

아이도 처음엔 낯선 환경에 두려워 했지만 지금은 적응을 어느 정도 한 상태이고, 원래 사람을 좋아하던 성격이었는데 자신의 고통이 나아지는 걸 스스로 느끼는지 더 애정을 가지고 다가와주는 것 같습니다. 밖으로 내보내기에는 애가 너무 순하고 사람을 좋아해서 계속 집에서 돌볼 생각입니다. 혹시나 좋은 묘연이 생긴다면 입양도 고려하고 있습니다만 아픈 아이라 계속 제가 돌볼 것입니다.


*공원에서 꾸준히 보살펴주시던 고양이들의 상태를 꼼꼼히 살펴보신 덕분에 치즈가 병이 더 깊어지기 전에 구조되어 치료받을 수 있었습니다. 정성껏 길고양이들을 돌봐주시고, 치즈가 치료받는 동안 잘 돌봐주시고 퇴원 후 보호까지 해주시는 구조자님께 감사드립니다. 치즈가 평생의 묘연을 만나기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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