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작해진 발이 결국은 잘려나간 '둥이'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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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5-31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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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삶'이 아닌 치열한 '생존'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위기의 동물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신 분들의 구조 사연을 공유합니다.




[구조사연]

5월 3일 저녁이었어요. 퇴근하기 전에 쓰레기를 버려야해서 1층에 공영주차장쪽으로 나갔는데 고양이가 보였는데 뭔가 좀 이상했어요. 예전에도 봤던 고양이 같았는데 왼쪽 앞발이 이상한거에요. 휴대폰 라이트를 켜고 보니 팔뚝이 절단된 채로 뼈가 보이고 그 아래 부분은 마치 마른 대왕오징어다리처럼 삐쩍 마른채로 너덜너덜하게 매달려있었어요. 그대로 도망가서 잡을수도 없었고 처참한 모습만 보았습니다. 처참한 모습에 경악을 하고 어찌해야 할지 정말 난감했어요.


5월 4일.

다음날 저녁 퇴근하고 혹시 몰라 그 자리에 가 보았는데 고양이가 또 있었어요. 어제보다 치쳐보였고 배가 고파 보였습니다. 그래서 약간의 먹을 것을 사다 주었고 물도 주었습니다. 그리고 벌벌떨면서 같이 일하는 동료분에게 전화를 했어요. 고양이를 키우고 있는 분이라 조언이 필요했어요. 

“제가 가는게 좋겠어요?”라고 물어보셔서 순간 걱정이 되었어요. 잡아서 어떻게하지? 잡는게 좋은걸까? 이대로 외면하면 이 아이는 어떻게 되는거지? 나는 제정신으로 살 수 있을까? 병원비는? 동물병원은 병원비가 정말 어마어마 하던데... 나는 지금 그만큼의 여유가 없는데...

불쌍하고 애처로운 마음과 현실의 생각에 너무나도 괴로웠어요. 이런 현실의 문제가 구조를 망설이게 하는구나...

그래도 제 대답은 “빨리 와 주세요~!”였습니다. 알겠다고 바로 달려오겠다고 하여 기다리고 있으면서도 불안했어요. 얘가 가버리면 어떻하지? 구조 뒤에는 어떻하지?

그러는 사이에 동료분이 도착해서 무릎담요를 사용해서 고양이를 잡기로 했어요. 저는 뭐 잡지도 못하고 안절부절 바라 보는 것 밖에 못했습니다. 하지만 거의 잡았는데 놓쳤습니다. ㅠㅠ 동료분이 가지고 온 케이지에 밥을 넣어 놓고 철수하기로 했어요.


5월 5일 2차 놓침.


다음날 아침 일찍 케이지가 있는 곳으로 가보니 고양이가 있었어요. 재빨리 문을 닫고 케이지를 들고 차 앞으로 이동. 안에 물그릇이 있어서 쏟아질까봐 물그릇만 빼야지... 하고 차 앞에서 문을 살짝 열고 물그릇만 뺀다는게 그만... 그 문틈으로 도망가버렸습니다. 제 자신이 너무 싫었어요. 자책을 계속 하고 다시 그 자리에 케이지를 두고 돌아섰습니다.

하지만 그날도 다음날도 아이는 보이지 않았어요. 정말 너무 속상했어요. 비가 내리고 걱정도 이만저만이 아니었어요.


5월 7일.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침 일찍 같은 자리에 나가보니~!!!! 비를 피해 들어와 쉬고 있었나봐요. 너무너무 고마웠어요. 재빨리 문을 닫고 동료분한테 전화를 하고 동물병원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치료 및 진료과정]

고양이를 꺼내 엑스레이를 찍고 병원에서는 정형수술을 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원장님은 빨리 큰 병원으로 가기를 권유하셨고 아마도 수술 비용은 100만원대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하시며 우선 바로 이동이 어려우면 약을 지어줄지를 물어보시더라고요. 그래서 약을 받고 내고 나왔습니다. 동료분의 고객분 중에 캣맘분들이 계셔서 병원에 대한 정보를 여쭤보았습니다. 고양이를 키우는 분들도 계시고 해서 병원을 수소문 했어요. 모두들 안락사해야하는거 아니냐고 이야기 하셨습니다.

안락사를 시킬거면 구조도 하지 않았을거에요. 이 아이의 묘생을 우리기 결정할 수는 없는거였고요. 길냥이 할인이 된다는 병원을 소개받아 찾아갔지만 그 곳에서도 고양이 정형 수술은 하지 않는다고 하셨고, 이 아이의 경우 견갑골까지 싹 걷어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상담비는 받지 않으셨고 우리는 터덜터덜 다시 아이를 데리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병원을 소개받았습니다. 병원에 전화해서 자초지종을 말씀드리니 개인 핸드폰 번호를 알려주시면 엑스레이 사진을 보내라고 하셨습니다. 사진을 보내고 나서 다시 전화를 주셨고 당장 오라고 이야기 하시더라구요. 나교님과 다시 만나서 아이를 데리고 병원으로 달려갔습니다.

아... 원장님 정말... 고양이계의 슈바이쳐,  고양이계의 김사부. 정말 감동이었어요. 거침없는 카리스마..

거기에 도착해서야 매달렸던 다리가 떨어져 나갔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소독과 연고 드레싱을 하고 입원을 시켰습니다. 우선 일요일에 혈액검사를 한 후 화요일에 수술에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별다른 문제없이 쭉쭉 진행!! 입원 후에는 정말 큰 시름은 돈걱정 뿐이었습니다.

원장님께서 카라를 알려주셨고 동료분이 검색을 해 둔 곳이라서 안 그래도 찾아두었는데 가능할까요? 질문을 드리니 정확히 알 수는 없다, 그래도 한번 신청해 보라고 하셔서 카라에 수술비 지원 구조요청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앞으로의 진료 및 보호 계획]

예전부터 생각한 부분이지만 동물병원 의료비 치료비가 너무 비쌉니다. 우리가 아픈 아이들을 구조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너무 문턱이 높은 병원입니다. 강아지 고양이 반려동물은 보험 가입도 어려운데 아프면 정말 답이 없습니다. 이번에도 또한번 느낍니다. 원장님이나 카라와 같은 단체가 없었다면 이 아이는 어찌되었을지 상상도하기 싫습니다.

길냥이라고만 기록했던 이아이의 이름을 지었습니다. 둥이입니다. 업둥이이기도 하고 사랑받고 사라고 사랑둥이 귀염둥이등의 뜻이 모두 되는 둥이.

우리에게 와서 도움을 청했던 이 아이의 이름은 둥이입니다.



[퇴원 후 소식]

둥이는 동료분이 임시보호를 해주고 계십니다. 다행히 많이 순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다리가 떨어져나갈 정도로 크게 다친 둥이는 구조자분이 아니었다면 생명을 잃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구조과정과 치료 모두가 순탄치 않았음에도 끝까지 치료를 포기하지 않으시고 둥이를 지켜주신 구조자분과 임보자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둥이가 하루빨리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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