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보에 감염되어 생사의 기로에 놓였던 '로지'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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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0-07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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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삶'이 아닌 치열한 '생존'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위기의 동물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신 분들의 구조 사연을 공유합니다.



[구조사연]

한 보호소에 6마리의 꼬물이들 임보처를 급하게 찾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예전에도 그곳의 아이를 임시보호했던 적이 있었던 저는 그 중 한 아이를 임보신청을 하게 되었고, 그렇게 6마리 중에서 로지라는 아이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이동하기로 한 날, 임보자들의 단톡방에 한 아이의 사진이 올라왔습니다. 사진상으로 봐도 아이의 상태는 매우 안 좋았으며 그 아이와 함께 견사에 있던 아이들도 걱정이 되었어요. 만약 파보라서 그 아이가 쓰러진거라면 나머지 아이들도 파보가 걸릴 확률이 높기 때문에... 여섯명의 임보자와 봉사자님들이 매우 곤란과 당황스러운 상황이였음은 분명했습니다. 구조를 포기를 하느냐 임보를 포기를 하느냐 이야기가 오갈 때 몇몇 임보자님들은 아이들은 살려야 하지 않으냐며, 솔직히 병원비가 겁이 났지만 아이들을 살리고 싶은 마음이 크게 자리 잡았습니다.

알고 보니 보호소 소장님께서 전날 파보 걸려서 병원으로 이동 한 아이가 나온 견사에 그 아이들을 합사를 했다고 했어요. 결국은 사람의 실수로... 아니 일부러 아이들을 사지로 몰아버린 사실을 알고 제가 임보하기로 했던 로지는 제가 구조를 하겠다 했고, 몇 명의 임보자분들도 각자가 아이들위해 치료하겠다며 꼭 아이들을 살리자고 저희는 임보자에서 구조자가 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이동 봉사자님께서 아이를 서울까지 이동해주셨고, 그날 바로 병원에 가서 키트 검사 결과음성으로 나왔기에 집에서 격리하며 하루를 보냈습니다.



[치료 및 진료과정]

각자 임보처로 이동 후 저는 로지를 데리고 왔어요. 제일 먼저 근처 병원에 가서 기본 검진과 키트 검사를 했고 코로나 양성, 파보는 음성이 나왔습니다. 혹시 몰라 혈청주사도 맞고 코로나 치료도 같이 했으며 처방도 같이 받아 약도 먹으며 아이 상태를 계속 체크했습니다. 

파보 증상 없이 잘 지내다가 29일 저녁부터 기력이 떨어지는 듯 하더니 밤 사이에 구토를 한번 했어요. 혹시나 하여 그 다음날 아침에 바로 격리입원장이 있는 병원을 알아보고 입원을 시켰습니다. 병원으로 옮기는 동안 아이는 급속도로 안 좋아져서 구토와 설사를 계속 하는 상태였고 혈액검사 결과 백혈구 수치가 4천으로 떨어져 있고 빈혈수치도 20으로 낮아져 있었어요. 결과상으로 파보바이러스가 골수까지 영향을 미친 것 같다 하셨고 저는 오로지 아이가 살았으면 하는 마음뿐이였습니다.

살리고 싶어 데리고 나왔고 살아야만 했고, 힘든 시간이 되겠지만 로지가 잘 버텨주기를 간절하게 바랬어요. 강제급여를 하는 가운데에도 아이는 계속 구토를 했고, 아픈 아이를 구조한적이 없던 터라 솔직히 이 아이가 잘못 될까봐 많이 두렵고 무서웠어요. 로지는 비위관도 삽입해서 저지방식이를 하루 6번 투여하였고 중간 중간 아이가 경기도 하고 눈이 뒤집어 지며 몸도 심하게 떨었지만 로지는 그대로 최대한 버티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설사에 피가 섞여 나오며 파보 바이러스의 정점에 달았고..

살리고 싶은 마음에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해달라고 부탁을 드렸어요. 로지도 힘들지만 잘 버티고 있었구요, 3,4일 동안이 고비가 될거라 하셨는데 정말 로지는 그 사이 파보바이러스와 힘들게 싸웠고 로지가 이겼어요. 하루 하루 로지가 이겨내기만 바랬는데 대견하게도 작은 로지는 파보바이러스를 이겨내고 퇴원을 앞두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진료 및 치료 후 보호 계획]

퇴원 후 파보키트 음성 확정을 받았고, 통원 치료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데리고 다니며 받을 생각입니다. 하지만 병원에서는 로지는 키트도 음성나오고 건사료도 자발적으로 먹고 응가도  좋으며 식욕도 좋다고 합니다. 그래서 집에 와서 체력보충식을 먹으면서 케어를 할 생각입니다. 

임시보호를 하면서 아이를 홍보하여 좋은 가족을 찾아주고 싶어요. 입양갈 때까지 (입양을 3개월 이내 가지 못할 경우)접종이나 중성화는 제 사비로 다른 아이들과 마찬가지고 다 해서 보낼거예요. 



[최근 소식]

로지는 어제까지 저희 집에서 지내다가 캐나다 출국이 확정이 되어서 어제 임보처로 이동했어요. 그곳에서도 사랑 받으며 잘 지내고 있습니다. 

출국하는 날까지 잘 돌보며, 출국 해서도 계속 소식 받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좋지 못한 환경에서 큰 병에 걸린 어린 로지가 구조되어 치료받을 수 있어 천만 다행입니다. 생명을 살리고자 하는 구조자님의 마음이 힘겹게 병마와 싸우는 로지에게 큰힘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 로지가 건강해지고 입양처도 정해졌으니 이제 행복하게 꽃길을 걸어갈 일만 남았네요. 로지를 구조해 큰 병을 이겨낼 수 있도록 치료해주시고 돌봐주신 구조자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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